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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오십인데 꿈 속의 나는 대학생이다.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할까봐 전전 긍긍이다.
대략 나같은 80년대 학번은 학점을 걱정하지 않았다. 실제 나도 걱정한 적은 없다. 공부를 더럽게 안했음에도 불구하고 F를 맞은 적도 없다. 그래서 졸업도 취업도 무난히 했다. 그런데 꿈속의 나는 학점과 졸업을 늘 걱정한다. 그 정도가 아니라 졸업을 못할까봐 무서워서 수강신청도 안하고 있다. 과사무실을 찾아가서 자문을 구해볼까 고민만하고 망설이기만 하다 잠이 깬다.
이건 분명 과거의 내 얘기가 아니다. 지금의 나를 투영한 것이겠지. 이런 꿈을 스무번도 더 꾼 것 같다.
날이 밝으면 대통령 선거를 하러 갈 것이다. 심상정을 찍겠지. 지난 선거에선 이소연인가 하는 후보를 찍었고 명주씨와 무지 싸웠다. 이번엔 안싸우나 싶더니 또 싸웠다.
난 이솝우화에 나오는 여우와 신포도 이야기를 좋아한다. 인간의 특성을 너무나 잘 그려낸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그 해석에 있어서 명주씨와 난 상극이다. 아마 가치관이 달라서겠지. 열심히 최선을 다했지만 포도를 딸 수 없었던 여우는 그냥 그게 신포도라고 생각해버린다. 그게 왜 잘못이지? 조금 노력해보다 쉽게 포기한 게 아니라고! 젠장! 자신의 무능력을 비관하며 비참해야하나? 빌어먹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 비교를 안하고 살 수는 없겠지. 그런데 거기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모하는 거 아냐? 비교 따위 안하겠다고 하면 루저의 열등감으로 몰아부치고... 그래 난 루저다! 어쩔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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