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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다른 벽을 긁긴 하지만 주로 스크래쳐를 긁는다.
아버지 때문에 사진을 찍을 여유가 없어 스크래쳐를 긁는 그럴듯한 모습을 찍지 못했다.
오랫동안 긁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긁기 시작하자마자 카메라를 찾으면 이미 늦는다.
카메라를 준비하고 기다려야 하는데 요즘 형편상...
어쨌든 스크래쳐와 많이 친해졌다.
꼭 긁으려고만 올라가는 것이 아니고 그냥 스크래쳐가 좋은가 보다.
좁아서 전혀 편해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그위에서 이것 저것 한다.
슈퍼맨이 날아갈 때 이렇게 한쪽 팔을 쭉 뻗곤 하지.
이렇게 앞발을 교차하기도 하다가.
졸다가
지가 긁어 놓은 벽을 쳐다보기도 하고
이번엔 팔을 바꿔서 날으는 자세?
원래 뜯던 벽쪽에는 스크래쳐를 갖다놔서 그곳을 뜯지는 않는다.
하지만 어디 벽이 거기 뿐이랴.
주로 스크래쳐를 긁지만 짬짬이 이 곳도 이렇게까지 망쳐놨다.
그래-서
이렇게 해놨다.
벽을 책으로 가려놨다.
그랬더-니
책을 뜯고 있다. (결정적 순간에 후레쉬가 안터지다니!)
그래-서
혼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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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책을 버리고 왔지만 이번에도 말지는 버리질 못했다.
괜한 미련을 떤 것인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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