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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갑다, 사회주의!
tazzo98
YES24 회원리뷰, 2009-03-30
원문주소 : http://blog.yes24.com/document/1318149
사람 참, 부끄러워지게 하는 책을 만났습니다.
저는 솔직히 사회주의하면 무조건 공산주의, 빨간색이었슴다...
그래서 서문도 건너뛰고 시작해서 이 책이 굿바이, 인 줄 알았는데...한 편 읽었는데 헬로우인 것에 당황하여 급히 서문으로 돌아갔었답니다.
웰컴이라는 뜻도 있다고 하네요. ^^
지하철에서 이 책을 읽고 있는데 괜한 사람들의 시선에 '이 책 그런 책 아니에요!' 하며 변명하고 싶어지는 날 보니 -책이 이뻐서 괜찮았습니다만-내가 얼마나 깨어 있지 못하고 고리타분한 인간인지가 발견되더이다...
5부로 구성되어 있는 이 책의 장점은 앞에서 읽든 뒤에서 읽든 중간에서 읽든 상관없다는 것입니다만 읽다보면 순서대로 모조리 다 읽어 버리고 싶어집니다.
소감을 말하자면 전 정말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소개대로 '사회주의를 발랄하게 되살려냈다' 라는 말에 극공감하게 됩니다.
이 글에 담긴 것들이 이해되었다, 하면 건방진 말이고, 느껴졌다고 하면 더 모순이라는 생각이 들어 참 짧은 지식으로 서투른 글로는 표현이 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다행인 것은 손가락이 짤리며 공장에서 일한 이야기나, 운동권이었으나 이제는 평범한 가정주부 혹은 아이의 부모가 되어 각자의 직업을 가지고 살고 있는 사람이 추억하는 사회주의나 이 책에 담겨 있는 한 명 한 명의 글을 통해 내게는 미안하면서도 이 책을 통해서나마 공유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것입니다.
26명의 글을 엮어낸 이가 사회주의는 운동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의 일상이고 삶이라는 것, 26명의 시선으로 본 사회주의는 니가 생각했던 것이랑은 완전히 다르지? 하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이 책의 기획의도는 저한테만큼은 대성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고 있지만 더 솔직히 말하자면 자본주의가 뭔지도 제대로 모릅니다.
자본주의 아래 노동자들의 존재의 불확실성, 강요된 노동 등 다소 쎈 이야기를 하는 분도 더러 있었지만 본인들의 삶 속에서 오랫동안 꿈꾸었고 또 좌절을 안겨주기도 했던 세계관과 희망에 대한 평가와 실천하지 못한 반성들을 전제로 쓴 글들이라 괜히 가슴이 아려와서 혼났습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치열했던 인생과 버무려 얘기할 때는 돈키호테 같았다가도 담담하게 말하고 소통하려고 애쓰는, 계몽이 아니라 진심을 담아 얘기할 때는 그들이 보낸 절규하는 밤들이 상상되어서 너 참 우물 안 개구리다...그런 밤들, 넌 보내본 적 없지, 하는 생각에 부끄러워집니다.
저항은 매우 자연스럽고,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는 인간의 행위이고, 사회주의는 그런 차원의 하지만 조금 강력했던, 그러나 지구상에서 사라져야 할 시대착오적인 '주의'의 하나로 알고 있었는데 26명의 주인공들은 각자의 삶에서 때론 불안정한 강사를 하며, 한 아이의 아버지로 교육문제에 참여하는 운동을 하며, 페미니스트로, 노동자들의 건강을 걱정하는 의사로...그렇게 사회주의와의 끈을 놓지 않고 있었습니다.
뭐하나 끈기 있게 해보지 못한 나로써는 비겁하게도 과거는 잊고 현재에 충실하면 된다, 했지만 이런 사람들을 글로 만나보니 세상을 좀 넓게 봐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딱딱하지 않게 왠지 비장할 것 같은 부담감을 벗겨 버리고 쉽고 재미있게 때론 미래의 대안으로 생각해 볼 사회주의를 만날 수 있었고 거창하지 않은 한 사람, 한 사람의 꿈과 일상 속에 녹아 있는 사회주의를 느껴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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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눈물이 날라하네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