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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리스트 레지스터> 2002년호 서문

리오 파니치(Leo Panitch), 콜린 레이스(Colin Leys)

<소셜리스트 레지스터> 2002년호 캐나다에서 나오는 연간 학술지 2002년호 서문입니다. 이번호의 주제를 `자본주의의 모순'으로 잡고 다양한 측면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소셜리스트 레지스터 2002년호 서문

리오 파니치(Leo Panitch), 콜린 레이스(Colin Leys)

 

지난 2, 3년 동안 온갖 사람들이 현재 자본주의의 규모와 복잡함을 더 자각하게 됐고, 걱정하게 됐고 그에 대해 적대적이 됐다. 지구적 시장 세력이 밀어붙이는 변화의 범위, 변화의 일상 생활속 침투, 본성, 속도에 대해 말이다. 지구화가 만들어내는 부정과 불평등의 급격한 확산으로 피해를 보는 지구 `남부'의 대다수 사람과 점증하는 `북부' 피해자들이 치르는 대가는 날로 분명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분명해지고 있는 것은 신자유주의 질서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들이다. 경제침체 위협속에 시작된 또 다른 10년, `첨단'(leading-edge) 지구적 통신 산업의 생산과잉이라는 전통적 위기, `핵심 신흥시장'(key emerging markets)의 경제적 불안정 증후의 증가, 증시가 하락 추세를 보임에 따라 월스트리트에서 도쿄까지 늘어나는 신경과민 등등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지금 서비스와 축적 모두에서 선명히 보이는 문제들의 협공을 받고 있다. 이는 전기 공급(캘리포니아), 철도 운송(영국), 물 공급(캐나다) 등 공공영역을 사유화한 데서 기인한다.

 

젊은이들이 선두에 선 `반 기업' 운동이 점차 강력해지는 것은 이런 변화의 표현인 동시에 그의 반작용이다. 모든 정당들이 전지구적 시장 세력을 받아들이고 거기에 굴복함에 따라 나타나는 선거 정치에 대한 환멸의 이면이 광범한 제3당 활동이다. (2001년 6월의 영국 총선에서 투표율이 급락한 것을 보라) 이는 환경부터 인종주의까지 십여가지 중요 쟁점을 둘러싸고 나타나고 있다. 이런 문제는 최소한 자본에 집단적으로 도전하고 자본의 민주적 통제를 주장하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날로 확산되고 있다. 그래서 자신을 정확하게 `반-자본주의자'로 규정하는 활동가들이 늘어나고 있다.

 

소셜리스트 레지스터는 지속적으로 지구화를 촉진하는 과정과 그 대가에 초점을 맞춰왔다. 많이 인용되는 1994년호에 글로벌리즘과 민족주의를 다룬 것부터 99년호에 지구적 자본주의 대 민주주의를 다루기까지 이를 지속했다. 이번 호에서 우리는 이를 한 단계 더 심화시키려고 시도했다. 세상을 통제하고 있는 시장 세력을 다시 장악하는 과제의 성패는, 그 자체를 이해하는 것 뿐 아니라 그 내부의 모순속에서 그것을 이해하고, 또 시장 세력이 문제와 취약성, 앞뒤 맞지 않음, 충돌을 야기하는 구조적 관계에 어떻게 의존하고 있는지를 보는 데 달려있다. 소웨토(Soweto)에서 치아파스(Chiapas)까지 많은 도시와 지방에서 발전하고 있는 수천개의 운동은 논외로 하더라도, 수만명의 사람을 시애틀과 퀘벡시로 모이게 한 그 힘과 헌신을, 이제 자본주의의 모순이 전세계적 지형에서 지금 어떻게 나타나고 있는지를 세심히 분석함으로써 뒷받침 해야 한다.

 

이 과제는 지금 여러분 손에 들려있는 레지스터 38호의 핵심 초점이다. 우리가 말하는 모순은 기계적인 것도 신학적인 것도 아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것은 근본 모순은 말할 것도 없고 `근본 모순들'(primary contradictions)도 아니다. 게다가 저절로 자본주의를 무너뜨리게 될 모순들이 존재한다고 암시할 생각은 더더군다나 없다. 다른 한편, 우리는 단순한 긴장, 분쟁, 패러독스, `아이러니' 등과 대립되는 체계적 모순을 다뤄왔다. 말하자면 우리의 초점은 자본주의 체제 내부의 구조적 관계이다. 이것은 자본주의가 부드럽게 또는 지속적으로 팽창하는 데 걸림돌인 동시에 그 걸림돌들을 만들어내는 것이며, 그래서 유효한 사회주의적 실천의 기회를 제공한다.

 

이 세상을 이해하는 데 마르크스의 근본 개념들이 여전히 중요하다는 사실이, 이 서문을 쓰는 지금, 중국 공산당이 자본주의 회귀의 결과물과 씨름하고 있는 모습을 통해 역설적으로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이 사실은 2001년 6월3일 뉴욕타임스의 1면 기사 형태로 나타났다. 기사는 `새로운 조건 아래 인민들의 모순 연구'라는 중앙위원회 보고서에 대한 것이다. 과연 중앙위원회의 모순 개념에 대한 이해가, 마오저뚱의 교시에 따라 `양파의 근본 모순들 해결하기' 등의 주제로 당이 인민들에게 조언하던 때보다 훨씬 발전했는지 여부는 분명하지 않다. 이 책을 마무리하는 엘런 우드(Ellen Wood)의 논문은 (우리가 바로 위의 보석을 훔쳐온 글이 이 논문이다) 마르크스가 모순 개념을 도입했을 때에 이 개념이 지니고 있던 이론적 힘과 설명 능력을 명쾌하게 요약하고 있다. 다른 논문들은 모순을 다음과 같은 데 쓰고 있다. 신자유주의의 핵심 동력을 분석하고, 문화, 통신, 범죄 같은 다양한 분야에서 모순이 어떻게 스스로 모습을 드러내는지를 분석하고, 지구의 `거버넌스'(지배) 관리자들이 분쟁을 억제하고 모순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이용하는 전략과 구조를 해부하는 데 쓰고 있다. 또 현재 자본주의 아래서 물질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이 자신들의 착취, 소외, 주변화에 초점을 두고 어떻게 이 문제를 담판지으려 하고 있는지를 드러내는 데도 모순을 이용하고 있다. 특히 새로운 항의와 저항 운동의 가능성과 한계를 따지는 데도 모순 개념이 이용된다.

 

글을 써준 이들 가운데 나오미 클라인(Naomi Klein)은 `노 로고'(No Logo)의 저자이며 (캐나다 일간지) `글로브 앤드 메일'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칼럼니스트이다. 안드레 드레인빌(Andre Drainville)은 퀘벡시 라발 대학(Laval University)에서 정치학을 가르치며, 제라르 뒤메닐(Gerard Dumenil)과 도미니크 레비(Dominque Levy)는 파리의 MODEM-CNRS와 CEPREMAP-CNRS의 연구원이다. 엘마 알트바터(Elmar Altvater)는 베를린 자유대학의 정치학과 교수이며, 데이비드 하비(David Harvey)는 최근 뉴욕 시티대학 대학원 지리학과 교수가 됐다. 그레이엄 머도크(Graham Murdock)와 피터 골딩(Peter Golding)은 모두 영국 러버러대학에서 언론학을 가르친다. 레그 휘태커(Reg Whitaker)와 구글리엘모 카르체디(Guglielmo Carchedi)는 각각 토론토 요크대학과 암스텔담대학에서 정치학과 경제학을 가르치다가 최근 은퇴했다. 수전 쇠더버그(Susanne Soederberg)는 에드몬톤의 알버타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레지스터의 비상임 편집인인 폴 캐머크(Paul Cammack)는 영국 맨체스터대학에서 행정학을 가르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에서 활동하는 언론인인 마타 러셀(Marta Russell)은 `램프 뒤쪽'의 저자이다. 래비 말호트라(Ravi Malhotra)는 오타와에서 장애인 권리 옹호운동을 하고 있는데 현재는 하버드대 법대 대학원 과정에 재학중이다. 마이클 키드론(Michael Kidron)은 런던에서 일하는 자유기고가이고, 데이비드 밀러(David Miller)는 스코틀랜드 스터링대학 미디어연구소 소속인데 캘리포니아대학 버클리 분교에 있는 사회 변화 연구소에서 방문 연구를 하는 중에 논문을 써줬다. 파블로 곤잘레스 카사노바(Pablo Gonzalez Casanova)는 멕시코시티 UNAM 사회연구소 소장이다. 엘런 우드는 요크대학 정치학과 명예교수이며 현재는 런던에 살면서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써준 분들이나, 우리 편집인들이 이 책 내용 전체에 꼭 동의해야 하는 건 아니라는 점을 독자들에게 상기시키면서, 글을 써준 분들 모두에게 감사한다. 편집 지원 일을 하다가 지금은 우리 홈페이지(www.yorku.ca/socreg) 관리에 많은 조언을 해주고 있는 마샤 니에메이저(Marsha Niemeijer)를 이어 편집 지원 일을 맡고 있는 마티즌 코닝스(Martijn Konings)에게도 감사한다. 우리는 이 책을 내는 데 헌신적이고 창조적인 작업으로 도와주고 있는 멀린 프레스의 토니 저브러그(Tony Zurbrugg)와 아드리안 하우(Adrian Howe)에게도 계속 빚을 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존 사울(John Saul)이 비상임 편집인 자리에 복귀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오랜 동지이며 레지스터 기고가인 다니엘 싱어(Daniel Singer)가 숨진 것을 깊이 애도한다. 어두운 1990년대에 혁명정신이 살아있게 하는 데 누구도 그보다 헌신하지 못했다.

 

2001년 6월

리오 파니치(Leo Panitch) 콜린 레이스(Colin Leys

 

 

원문: www.yorku.ca/socreg/Preface02.htm

번역: 신기섭

2004/07/19 17:33 2004/07/19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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