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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영화제가 신촌 아트레온에서 시작되었다. 영화제에서 아시아지역의 성매매의 현실과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낸 6편의 작품 중 「밤의 요정들의 이야기」는 인도 성매매여성들의 노동조합인 DMSC(Dubar Women's collaborative committee)소속 성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담아내고 있다.
성매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영화는 인도의 성매매 밀집장소인 캘커타 홍등가의 성매매 여성들이 ‘우리도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국가와 사회의 폭력에 당당히 맞서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녀들은 ‘나는 성을 판다’라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으며 인간으로서 당당하게 살아갈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한다. DMSC는 초기에 에이즈 방지를 위해 결성되었으나 이제는 그녀들의 노동권을 인정할 것과 노동조합을 결성할 권리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그녀들은 음지에서 양지로 나오기 시작했으며 자신의 마음속 억압을 잘라내고 사회의 억압에 대항한다. 2001년 그녀들의 축제인 ‘밀레니엄 카니발’을 개최하여 성노동자의 삶을 그린 연극도 공연하고 문화를 즐긴다. 그러나 정부는 그녀들이 대낮에 공원에서 행사를 하는 것조차도 탐탁치 않는지 이를 허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녀들은 서명운동과 항의서한 등을 보내 축제를 개최하게 되고 이로 인해 성매매를 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공감대도 형성하기 시작한다. 영화는 그녀들이 다른 사람들과 다르지 않음을 보여준다. 그녀들도 시장에 가서 생선을 사고, 강가에 앉아 과자를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남편과 자식이 있고… 그녀들은 단지 직업이 성매매일 뿐이다.
이 영화의 감독인 쇼히니 고쉬는 “성매매 여성들은 항상 피해자로만 그려진다. 그녀들은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라며 성매매에 대한 도덕적 윤리의 발상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녀는 묻는다. “가난해서 성매매를 하는 것은 이해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그렇다면 다른 이유로 성매매를 스스로 선택한 사람들은 이해할 수 있나?”
이 사회는 여성들이 성 산업에 발을 들이게 만들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것은 ‘성매매 방지법’의 제정으로 없어질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사회는 성 노동을 떠나 그보다 더 낮은 저임금과 열악한 환경에서 노동하라고, 혹은 그 노동조차도 하지 못하는 구조 속에서 알아서 노동하라고 한다. 그러나 그녀들의 노동권을 빼앗을 권리가 우리에게는 없다.
성매매 여성은 성 노동자
성매매 여성의 대부분은 고용계약이 되어 있지는 않지만 업주나 지배인의 통제 하에 있다. 그곳에서 그녀들은 노동을 착취당하고 있다. 사회의 편견으로부터, 업주의 폭력으로부터, 심지어 경찰의 폭력에 이르기까지 그녀들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박탈당해 왔다. 이제 성매매를 ‘노동’으로 인식해야 한다. 노동자를 착취로부터 보호하고 차별로부터 보호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현존하는 기구들에 성노동자들이 포함되고 보호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을 시작으로 그녀들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그녀들의 권리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영화 속의 성노동자들은 말한다. “DMSC가 결성되기 전에는 내가 이렇게 당당하게 살 수 있을지 몰랐다. 손님이 때리면 맞아야 했고, 경찰이 때리면 맞아야 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맞고 있지만은 않는다. 나는 노동자로서의 나의 권리를 쟁취할 것이다.”
지난 3월 27일 하월곡동 성매매 집결지에서는 화재로 인해 3명의 성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그녀들은 불길 속에서 도망쳐보지도 못한 채 굳게 잠긴 방에 갇혀 짧은 생을 마감해야 했다. 정부는 아무런 대안 없이 ‘성매매 방지법’을 제정하여 그녀들의 생존권을 빼앗아 갔다. 업주의 횡포에 도망쳐 나와도 자신의 발로 다시 걸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사회. 성매매 여성을 혐오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이들. 그녀들을 동정어린 안타까운 시선으로 보는 이들. 이에 맞서 성노동자로서의 권리를 선언하고, 그녀들이 주체가 되어 성매매 논란의 중심에 서야한다. 우리가 노동자들의 투쟁을 도와주는 것이 아닌 연대를 하는 것처럼 성노동자들의 투쟁에 연대하고 잘못된 사회의 시선을 바꿔내야 한다. 노동자성의 부여로 부터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쟁취하는 것이 성매매 여성운동의 시작일 것이다.
그 인식의 전환을 위해 자신에게 질문해보자.
당신은 성매매를 ‘선택한’ 이들을 이해할 수 있는가?
- <노동자의 힘> 76호에 쓴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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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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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보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번번히 다른 일이랑 겹쳐서 결국 못 봤다는 이야기...다른 기회가 있으면 꼭 봐야지...글 잘 읽고 갑니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