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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1/14
    조합주의와 '현장지배권력화'가 운동 망친다
    혁사무당파
  2. 2011/01/05
    성노동자 외면, 변죽만 울리는 한겨레의 성매매 담론
    혁사무당파

조합주의와 '현장지배권력화'가 운동 망친다

[운동평론] 조합주의와 활동가들의 '현장지배권력화'가 운동 망친다

 

신자유주의가 유난히 극성을 부리는 대한민국, 오늘도 어딘가에는 생존권을 두고 벌이는 노동자민중들의 고된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그리고 민생의 처절한 현장에는 그들과 함께하는 열정적인 활동가들이 있어 애환 어린 투쟁을 신명나는 굿판으로 인도한다.

 

한편, 오랫동안 투쟁해온 한 중년 현장 활동가의 말은 요즘 운동을 아는 이들의 가슴을 시리게 한다.

 

“언제부터인지 투쟁현장에 가면 분위기가 좀.. 그래요. 썰렁해요. 바터제라고 있잖아요. ‘내가 너희한테 연대갔으니 너희도 우리한테 온 게 당연한 게 아닌가’.. 뭐랄까. 거래 비슷한 분위기가 있어요. 사무적이라고나 할까요. 세상을 바꾸자는 운동이 자본주의 시장처럼 소비되는 방식이면 안 되잖아요. 안타깝습니다. 운동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진정 ‘동지’라고 부를 수 있는 뜨거운 분위기가 살아나야 해요.”

 

활동가들 사이에는 철 지난 ‘87년 체제’처럼 화석화된 모습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연령과도 무관한 이들에게서 운동에 대한 열정과 지성을 찾아보기란 힘들다. 이 글은 운동의 꽃이라 할 수 있는 활동가들 중에서 이른바 ‘조합주의’와 ‘관료화’의 길을 걷고 있는 일부 활동가들의 행태를 성찰해보자는 취지로 쓰게 됐다.

 

이들 활동가들은 때로는 조직 내에서 현장지배권력과 중첩된다. 조직 내 권력이 된 이들에게 운동의 발전을 저해하는 원인 중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조합주의다.

 

여기서 조합주의는 대부분 조직의 단기적인 이익을 취하는 까닭에 내가 하면 로맨스고 남이 하면 불륜도 될 수 있는 고무줄 같은 논리로, 이에 순응하는 것이 자신의 기득권에 도움 된다고 여기는 활동가들까지 가세해 상부상조하는 반/비운동적인 행태로 진행된다. 하지만 이들은 "운동판에서 조합주의로부터 자유로운 곳 있으면 나와 보라구"라며 외려 정당화에 급급하다.

 

또 생계형 활동가인 경우는 자리에 과도하게 집착하는 증상도 있다. 몇몇 재력이 넉넉한 대기업 노조와 상급단체 외에는 그나마 최저생계비 수준이라도 활동비를 지급하는 운동단체가 희소하기 때문이다. 반면, 내 돈 써가며 진정성과 열정만으로 뛰는 자발적인 활동가들도 있어 큰 대조를 보이는데 이들은 늘 경계대상이 된다.

 

어쨌든 운동의 동력은 활동가들이 지닌 나름의 ‘신념’에서 나오며 따라서 매우 헌신적인 경우가 많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주변 환경은 상황이 투쟁 자체에 매몰되는 경우가 많아 학습한다는 건 어지간한 노력 없이는 어려운 것도 엄연한 현실이다.

 

‘신념’은 기본적으로 활동가 자신의 학습에서 비롯된다. 이는 또 자신이 속한 단체의 운동기조에서도 영향을 받는데, 기조가 불확실한 단체의 경우에는 문제가 심각해진다.

 

물론 기조가 있는 단체라 해도 특정 부문 등의 목적에 집착해 외연을 국한시킬 경우에는 운동 사이의 소통 가능한 연대의 문이 좀처럼 열리지 않는다. 하물며 운동이 지닌 정치성을 외면하고 현장을 경제적 공간으로만 활용하려 한다면 그 활동가는 진정한 운동을 할 수 없고 시간이 지날수록 자연 도태될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에 처한 활동가들의 공통점은 기능주의와 과거 지향성이다. 당장 투쟁현장에 필요한 건 인력이다 보니 ‘연대’를 필요로 하게 되는데, 실제로는 원칙 없는 ‘이용’이나 ‘이합집산’인 경우가 돼버려 운동성을 훼손하기도 한다.

 

또한 그가 지닌 정체성이 새로운 학습과 만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무르는 까닭에 좀 더 진보적인 타 운동단체나 인사들에게 배타적인 경향을 띠기도 한다. 해서 말이 ‘연대’지, 필요하면 부르고 예민한 부분이 있으면 쏙 빼버리는 기회주의적 속성이 작동된다.

 

결과적으로 ‘쪽수’는 많을수록 좋고 ‘소통’은 적을수록 좋다는 분위기가 되니, 꼭 필요한 새로운 이슈가 생겨도 큰 부(?)가 없으면 논의 테이블이 만들어지긴 어렵다. 활동가들이 이해관계에 매인 자본 논리의 운동을 하게 된 것이다.

 

더 심한 악성일 때도 있다. 활동가가 자신의 신념과 소속 단체의 기조가 다름에도 생계가 해결된다는 이유 등으로 단체에 머무르는 경우다.

 

예컨대 자칭 정통(?)맑시스트가 비정규·비공식부문 노동단체에서 일한다거나, 예전 개념으로 PD계열 활동가가 NL진영에서 일하면서 더욱이 그 단체에서 현장지배권력이 돼 중추를 맡으면 활동가 자신의 정서적 혼란이 가중되기 쉽다. 이런 환경에서 활동가는 권위주의까지 생겨 투쟁 국면은 물론 평소에도 단체 구성원들을 이용 대상으로 여겨 내심 적대시하게 되고, 심지어는 지식 파시스트로 발전할 개연성도 없지 않다.

 

그 결과 활동가는 운동에서 벗어난 단순 관리자로 전락한다. 그가 내세울 수 있는 것은 현장을 잘 모르는 이들을 상대로 한 환타지적 무용담이 고작이어서 대중운동의 힘을 약화시키고 나아가 운동을 망치게 된다.

 

연전에 한 원로 여성활동가를 만난 적이 있다. 필자와 동년배인 그녀는 지금도 모 여성단체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필자가 “요즘 운동진영 분위기가 끼리끼리 어울리는 것 같다”면서 “인간미 넘치는 끈끈한 유대감 같은 걸 보기 힘들어진 것 같다.”고 하자, 그녀는 이렇게 답했다.

 

“사실, 여성인 저도 겁날 정도예요. 조직적이건 개인적이건 이 동네에선 말도 편하게 못합니다. 다들 조직이기주의에 갇힌 건 아닌지 걱정돼요. 게다가 긴장수치가 높아서인지, 고학벌화 되어서인지 몰라도 요즘은 선후배도 없는 것 같습니다. 때로는 동지들 사이에서 소가 닭 보듯 하는 느낌 비슷한 걸 받아요. 예전엔 투쟁현장에서 만나면 성(性)을 넘어 손도 잡고 얼싸안고 동지애가 물씬 느껴졌잖아요. 요즘은 어설픈 스킨십 큰일 납니다. 정말 조심해야 해요.”

 

운동이 속히 조합주의와 관료화를 극복하고, ‘쪽수’보다 기탄없는 ‘소통’의 장으로 진일보했으면 좋겠다. 2011년 신묘년 새해에는 투쟁 현장의 곳곳에서 변증법적 역사와 철학이 숨 쉬는, 인간냄새 물씬 풍기는 신명나는 굿판을 보게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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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노동자 외면, 변죽만 울리는 한겨레의 성매매 담론

 

성노동자 외면, 변죽만 울리는 한겨레의 성매매 담론  
 

진보언론의 기조는 그 사회의 방향타를 제공한다. 87년 6월항쟁의 결과물인 한겨레신문은 나름대로 그간 이 사회를 진보로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의 역할을 충실히 해오고 있다. 이는 대학생들을 비롯하여 언론인 집단을 대상으로 한 신뢰도 조사에서 줄곧 부동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으로도 입증된다.

그러나 할 말은 한다는 한겨레가 성매매란 이슈를 만나면, 순식간에 조중동과 같은 수구·보수지보다도 못한 찌라시로 추락한다. 이는 성매매에 대한 관점에서 한겨레가 주로 도덕적인 입장을 취하는 데에서 잘 나타난다. 즉, 문제가 많은 성매매 특별법(성특법)에 대해서, 조중동은 평소 선정적이긴 하지만 심심찮게 이런저런 대안(합법화, 비범죄화)을 거론하는데 비해, 한겨레는 오히려 찬양 기사를 내보내면서 대안에는 일체 침묵하는 반동현상을 보인다.

3일자 <한겨레 프리즘>에 실린 ‘풍선효과와 자연산’(박주희 기자) 기사를 보자.(“이 기사는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라는 경고문이 없는 까닭에 그간 한겨레 논조 - 성매매 금지주의 - 를 감안, '한겨레'로 표기하겠다.)

기사에서 한겨레는 여성가족부가 지난해 8월부터 한달 동안 전국에 있는 이른바 ‘신변종 성매매업소’ 실태조사를 벌인 보고서 자료를 열거했다. 이 조사에서 말하는 결론은 “한국 사회에서 성을 사는 일은 참 손쉽다.”와 “성구매자는 낯선 이들이 아”닌 “아내의 남편이고, 딸들의 아버지고, 여동생들의 오빠들”이다.

이 조사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생계에 허덕이는 성노동자들이 비공식부문에서 행하는 자발적 노동은 모르쇠하고, 나이 마흔을 넘겨도 허다한 미혼들(비혼율 40%를 상회하는)과 욕망의 결혼시장이 판치는 야만의 천국에서 그 ‘신성한 가족이데올로기’로 성매매를 방어하자고 주장하는 것인가. 해서 성매매를 어렵게 규제하자고만 외치면 금지주의는 실현 가능해질 수 있는 일인가.    

실태조사에 참여해 ‘필드’를 샅샅이 훑어봤다는 최창진(사회당 대구시당 사무국장)씨 등은 “‘풍선효과’ 담론의 음모를 들춰냈다.”는데, 그에 따르면, 성특법 “이전에도 성매매산업은 경쟁적으로 ‘발전’해왔”으며, 풍선효과란 건 “성매매방지법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이 거대 산업의 번창 책임을 법 탓으로 돌려 법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를 숨긴 담론”이란다. 물론 “한때 된서리를 맞았던 성매매업소 집결지는 다시 버젓이 영업 중”이라는 충고도 빠뜨리지 않았다.  

이런 '음모'에는 약간의 설명이 필요하다. 그러면, 우리의 ‘딸’들이 왜 성노동을 할 수밖에 없는지 그리고 풍선효과의 진실은 무엇인지 지면관계상  신뢰할 만한 간단한 통계와 관련 발언을 통해 사실관계를 알아보기로 하자.    

1. 2001년 여성부가 보건사회연구원에 용역을 의뢰하여 조사한 "성산업구조및 성매매실태 연구"에 의하면, 성노동자중에서 성매매를 인정받기를 희망하는 사람이 56.8%, 법에 의한 간섭을 거부한 사람이 35%로써 도합 92.8%가 직업으로 자발성을 가지고 일하고 있음이 입증됐다.

2. 2004년 10월 12일 대구여성회관 태평상담실에서 대구 집창촌 여성을 상대로 조사한 바에 의하면 87%가 성매매직업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답했다.

3. 2005년 1월 성노동자들의 단체인 ‘한터여종사자연합’은 자체 조사한 소속 집창촌 여성 515명의 실태조사 백서를 청와대에 제출했다. 청원서에 의하면, 이들은 가족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경제적 고통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노동을 최후 수단으로 선택한 것으로 드러났다. 형제까지 포함할 경우 이들의 가족부양 비율은 90%에 달했다.  

4. 2005년 6월 7일 ‘폴라리스 프로젝트’* 공동대표인 캐서린 천(25·여)은 성매매가 국제적으로 ‘풍선효과’로 인해 단속이 심한 나라에서 약한 나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성특법이 발효된 뒤 성매매 종사자들이 대거 이동, 전 세계적으로 한국 여성의 공급이 크게 늘었다고 지적했다.
(*폴라리스는 워싱턴과 도오쿄오에 지부를 두고 미 법무부, 국무부, 의회로부터 예산 기금 등을 지원받으며 성매매 여성 구조활동을 하는 국제 인권단체이다.)

성구매자를 도덕적으로 단죄하려는 기사에 성노동자들의 실태 통계를 제시한 것은 성특법의 애초 목적이 ‘집창촌 폐쇄법’이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그곳에서 삶을 영위하는 성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박탈하면서 사실상 아무런 대책이 없기 때문이다. 성매매를 논할 때에는 반드시 이해당사자의 가장 우선순위인 성노동자들을 주체로 인정하는 것이 기본 전제가 되어야 한다.

또한, 풍선효과에 대해서는 ‘폴라리스 프로젝트’ 측의 발언을 예로 들었지만 비단 미국만이 아니라 일본, 호주 등 해외 각지에서는 성특법을 피해 생계를 찾으려는 한국 성노동자들의 유입을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풍선효과'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사실인 것이다.  

성매매 금지주의(성특법)에 대해서는, 실태조사에 참여한 이가 속한 사회당만이 아니라 진보신당, 민주노동당과 모든 우파 정당들 그리고 주류운동권에 한겨레까지도 하나같이 찬양 일색인 기기괴괴한 형국이다. 정체성이 천양지차인 정당들 사이에서 성특법에 관해서는 어찌 이렇게 의견일치를 볼 수 있었을까.

혹여, 이들에게서 공통점이 있다면, 어떤 경우에도 성(性)을 ‘파는 일’과 ‘사는 일’이 자신들과 무관할 정도로 이미 풍요롭고도  도덕적인(?) 삶을 구가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성특법 7년차를 맞을 때까지, 성노동과 성구매 현상의 근본적인 발생 원인에 대해 알려고도 하지않고 변죽만 울리는 한겨레의 성매매 금지주의 담론, 언제까지 계속 될 것인가.

유럽만 들여다 봐도 즉시 사태 파악이 될 터인데, 인신매매와 폭력이 아닌 생존권과 자연의 본능,  성(性)시장의 신자유주의 메카니즘과 정치권력의 통치기술로써 모럴 테러리즘 정도는 이해해야 한겨레를 '진보언론'이라 부를 수 있을 터인데, 무엇이 무서워서인지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한겨레, 갈 길이 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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