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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도 다르고, 기풍도 달라도,
비슷한 또래.
비슷한 고민.
비슷한 위치.
끝이야 어찌됐건 확실히 뭔가 바람쐬는 기분으로 나갔는데,
정말 바람쐬고 온 듯한 그런 기분이 들었던 그 술자리.
그 와중에도 후배라는 생각에 받아주고 싶고,
한편으론 나를 놓아버리지 않을 만큼만 술을 먹는 나와,
또 술을 먹어도 정치적 태도를 버리지 않는 나를 보며
이런저런 복잡한 생각들을 했던 그 술자리.
여기에 긴 글 보다는 짧은 감정만을 쏟아내고 있다.
마치 일기처럼.
그렇지만 누가 보아달라는 듯이.
누가 보아달라는 듯이.
11시 임백천의 골든팝스
12시 김구라의 가요광장
14시 김장훈의 뮤직쇼
16시 이금희의 가요광장
18시 봄여름가을겨울의 브라보마이라이프
라디오에선 수많은 사람들의 사연이 흘러간다.
걔 중에서도 수없이 나오는 가을 이야기들.
나도 가을 타는 건가? 라는 생각을 오늘 잠시 몇 번씩 해 보았다.
어처구니없는 꿈속의 환상들...
밤공기가 많이 쌀쌀해졌다.
보도블럭 사이 한 켠에 노랗게 피어있던 민들레.
네가 너무 멋있더라. 나도 너처럼 되었으면-
머리아파. 뒷골이 시큰시큰하다.
자려는 찰나였는데.
빌어먹을. 빌어먹을.
왜 그렇게 두통거리가 되어버렸는지.
대체 왜 이렇게 되어버린건지.
이틀째 목덜미가 아프다. 마치 삼계탕이 되기 위해 목덜미를 휘어잡힌 암탉처럼.
돈 없는 사람들은.. 합법 신분이 아닌 사람들은.. 병원 가기도 힘들겠지 하는 구질구질한 생각을 하며 한의원을 찾았다.
침 맞고..
의사를 별로 믿진 않지만, 가만히 맥을 짚더니 이런다.
건강한 20대의 몸이 전혀 아니라고.
건강에 신경 좀 쓰란다.
요 며칠 동안 술로 나를 학대했었다.
안그래도 며칠 동안은 술을 입에 대지 말아야지 하고 생각했었는데,
의사 말을 듣는 순간 문득 그냥 참 씁쓸하기만 했다.
지난 여름이었던가.
같이 지하철을 탄 이주 노동자 동지 덕에 인사 나눈 30줄이나 되어보인 한 민노당 활동가인 사람이 깜짝 놀라더라. 이런 옛날 책 어디서 구했냐고. 자기는 옛날에 보지도 않았던 것 같다면서 말이다.
그 때 내가 손에 들고 있던 책은 레닌저작집 2-1이었다.
볼펜을 움직이며 마음을 다졌을 이 사람,
지금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을까? 계속 운동하고 있을까?
겉표지 바로 안에는
"사랑과 활동 사이에서 여성이 부딪히는 갈등을 그린 콜론타이의 대표작"이라 쓰여 있다.
읽는 내내, 안타까웠다.
반성하려 애썼다.
언제, 어디에서, 어떻게 또 사랑을 하게 될 지 모르지만,
담아 두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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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누군가 보아주길 바라면서도.. 막상 누군가의 시선이 느껴지면 쓰기를 주저하게 되는 요상한 심리도 있더군요..근데요,음. 동지글 보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니까 자주자주 써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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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심리도 있지요 물론..아, 근데 누구실까? 왠지 친근하게 느껴지는군요.
작은 관심에 이렇게 감동받다니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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