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시간

잡기장
내면에 잠자고 있던 폐인이 일어난 지 43시간째.
어제 저녁 먹으러 잠깐 나갔다 온 것 외에는 건물을 벗어나지 않았다.
소울메이트 10회째, 에피소드 17 보는 중.

여전히 재밌긴 한데
고민꺼리들이 늘어나 걱정이다. 그래서 일단 끊었다.
점점 가슴도 아파오고.. 게다가 비가 계속 오니.

MusicIP Mixer 를 깔았다. http://www.musicip.com/
자동 선곡.. 죽인다. 그동안 몇천개 달하는 음악 중에 골라 듣기 넘 빡셌는데
비올때 듣기 좋은 음악만 계속 흘러나오는 중 ㅎㅎ  랜덤도 싫고 선곡도 귀찮은 분 이거 설치해보삼

작정하고 놀고 있다. 절대 일 안하고, 호기심을 꾹 참고 기술 스터디도 자제중. 볶음밥과 짜장면, 라면으로 지난 5끼를 해치웠다.

열심히 일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지탱하는 것이다! 라고 말하며 주말에도 사무실 나와서 일하는 우리 H씨를 괴롭힌다.
H는 참 바쁘다. 이주노동자 커뮤니티, 방송국, 미디어교육, 울 삼실, 그리고 얽히고 설킨 개인적인 일들..
H가 "Rainy Night"이라는 곡을 만들었는데 처음 듣고 "너무 쓸쓸하자나.. 제목에 lonely 나 hardly 를 넣으면 어때요" 했었다. 근데... 뭘 덧붙이면 이상해질것 같긴 하다.

내가 이주노동자가 된다면? 불법 체류라면? 언어도 아직 완전하지 않고, 게다가 가진 돈도 없다면,
그리고... 그 사회가 외국인에게 특히 어떤 사람들에게 관대하지 않은 사회라면
그때 옆에서 누가 "외로우면 돌아다니며 사람 만나고 그래~" 그러면
"아.. 그래야겠군요. 당신의 친절에 감사~합니다." 그럴까..

불안. 상시적 공포. 가득찬 폭력.
내가 가진 사회적 유리함들.. 스스로 생각하기엔 작은 것 같지만 분명 그것조차 갖지 못한 사람들.
그로 인한 강박관념. 하지만 내 자신도 버거운 삶 속에서 의무 방어전. 립서비스. 넓어지며 얕아짐. 무책임성.

간접경험은 한계가 있어. 아무리 많이 집어넣어도.
그러니 역시 아는 척 말고 직접경험한 사람의 느낌을 받아들이려 애써야겠지.

비가 계속 와주니 우산 들고 잠깐 나갔다 와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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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6 16:35 2006/07/1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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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dolval 2006/07/16 16:41 URL EDIT REPLY
문득 진보넷 블로그에 왔다가.. 새글에 '지각생'을 보고 들어오다..
이런 놀이터가 있었구나.^^
지각생 2006/07/16 17:54 URL EDIT REPLY
누추한데.. 잘 놀다가셩~ 자주 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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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인을 택하다

잡기장
19시간 스트레이트, 중간에 잠 4시간, 볶음밥 먹은 시간 빼고
그동안 다운받아 놓고 못 본것들 보는중. 퀭~ θ.θ
밤샘근무의 슬픔
소울메이트 보다 뒤집어진다. 우히히ㅎ 지금 에피소드 5 보는중
전에 달군님이 "삶의 낙"이라고 하길래 한번 재방송 봤는데

"운명"이니 머니 하고 울며 매달리고 떠난넘이 돌아오고.. 하길래 "머야?" 하고 안봤었다.
(게다가 남자 주인공이 꽃미남 몸짱 돈많고 세련된 직업인 듯한 녀석 -_-; 심지어 목소리도 좋네 제길슨)
근데 첨부터 보니 그때 생각했던 분위기와 전혀 달랐다 ㅋ 역시 입소문은 괜히 나는게 아니군

이거 끊지를 못하겠다. 계속 다음편을 열고 있다... ㅋ

일하다가 아니라 영화와 드라마 보다 책상 밑에서 자는 것도 새롭군아. 진작 이런 삶을 살았어야 할것을.

오른쪽 이미지는 KLDP에서 퍼온것.
Joone 님의 블로그, "밤샘 근무의 슬픔". 아침에 아주머니가 빗자루로 깨우더라는 -_-

덧. 두 비정규직 노동자의 모습을 본다. (joone님은 어떠신지 모르지만) 대다수 IT노동자는 파견, 하도급, 특수고용.. 비정규직 박물관이다. 청소 일을 해주시는 분들도 대부분 최저임금도 못받는 여성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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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5 17:10 2006/07/15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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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wa 2006/07/16 04:46 URL EDIT REPLY
정말 그렇네여. 두명의 비정규직 노동자...
지각생 2006/07/16 12:10 URL EDIT REPLY
와~ 덧글이다 땡스 땡스 땡스 x 10000
-_-; 많은 IT노동자들이 자신이 비정규직인지도 모른다네요. 또 IT산업에 대한 환상이 스스로의 노동자성마저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지각생 2006/07/16 12:12 URL EDIT REPLY
머... 그점에서는 활동가도 마찬가지? 스스로의 노동자성을 인식못하거나 조직 차원에서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 경우가 많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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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두번 사 한번도 안 읽힌 책을 보며

잡기장
유치장에 있을때 면회온 지음이 책을 넣어 줬습니다

사람들이 "그거 오래 있으라는 얘긴데" 하며 약 올리더군여

나중에 사무실 사람이 또 면회 왔는데 사식을 넣어줬습니다.
그때도 사람들이 그랬습니다.
설마... 정말로 그런 것일까?

지음이 넣어준 책은 한겨레21, 씨네21, 그리고 만화잡지(이름 까먹었음 -_- 역시 동물점 심리테스트에는 안맞는 부분이 있어), 그리고 두권의 책인데 제가 원래 갖고 있던거였죠. 그래서 전 사무실 사람이 연락 받고 급히 보내준 건 줄 알았습니다.
에거... 근데 왜 이 책들이야 솔직히 별로라 읽다 말고 쳐박아 둔건데. 하긴, 이런데가 아니면 어쩌면 이 책들을 끝까지 못 읽을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처음 면회 오니까 엄청 기쁘더군요. 답답한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았습니다. 다시 한번 땡큐~
그때부터 조금씩 말도 많아지고 호기심도 생기고 몸이 근질근질해지더군요. 하루밤 자고 나니 벌써 "적응"의 기미가 -_-
이리 뒹굴 저리 뒹굴 방글라데쉬... 결국 그 넣어준 책들을 어느 정도 읽고는 구속되어 더 있어야 되는 동지에게 책을 남겨주고 나왔습니다.

사무실에 와 보니 깜짝 놀랐습니다. 제 책장에 그 책들이 꼽혀 있네요?? 그럼 책을 사서 넣어준거란 말이네? 그림을 수정했습니다. 삼실에 전화하고, 누가 받았겠죠? 제 책상에 있는 책을 보내달라카던가 아니면 뭘 보고 있는지 물어봤을겁니다. 그리고는 책을 사준겁니다... 우.. 빨리 넣어주려고 돈을 쓰다니. 다시 감동.

나오니 잡아먹으려 하는 사람들 천지라 이리저리 도망다니며 땜질하고.. 한미FTA 2차협상기간 집중투쟁하고... 머 그러다 어제야 겨우 지음을 다시 만났습니다. 뒤늦은 땡큐를 다시 전하고 그 책에 대해 물어봤죠. 엥? 물어본적 없는데? 그냥 책방에서 고른건데.. -_- 오잉? 이럴수가. 지음과 제가 먼가 통하는 걸까요? 그냥 고른 책이 다 제가 사놓고는 안보고 있던 책이라니. ㅋ

결국 두 권씩을 갖게 된 책. 하지만 아직 다 못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한참동안은 다 못 볼 것 같네요. 이걸 어쩌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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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7/15 11:52 2006/07/15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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