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변화를 위한 웹 벤치마킹 파티 두번째 - 오늘!] 에 관련된 글.
두번째 파티도 즐겁고 알차게 마친지 벌써 한 주가 지났는데 여전히 "오늘 파티입니다"라고 말하고 있는 내 블로그. 그러니 후기는 바로바로 안쓰면 자꾸 늘어진다구! 어쩌면 하고 싶은 말이 많다보니, 잘 쓰려다보니 그런 듯
이번에도 요약 먼저 :
* 3월 첫번째 화요일인 2일, 삼각지역 부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회의실에 9명의 활동가와 IT기술인 모임
* 오신 분들이 속한 단체의 웹사이트와, 활동가 개인 블로그 등에 "무료 웹사이트 통계 분석 도구" 도입하는 법을 소개
* 구글 분석기(Google Analytics)와 다음웹인사이드 사용법을 공유(참 쉽죠잉). 그 밖에 다른 공개/무료 분석 도구 몇가지도.
* 책상에 모여 앉아 서로 옆 사람 화면 보며 자신도 직접 해보는, 뚝딱뚝딱 공방 형태로 진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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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파티부터는 어떤 컨셉을 정해보자 했으나.. 2월말 3월초 격동의 시기?를 통과하다보니 다들 넘 바쁘고 정신없어서 의견을 충분히 조율할 수 없었다. 뒤늦게 지각생이 "데이터에 근거한 사회운동 웹사이트 분석"을 제안했으나 역시 넘 늦었다. 공식 '컨셉'으로 채택하지 못하고 이번 파티도 자유 주제로 열어놓고 진행하게 됐다. 대신 부대 행사로 한 귀퉁이에서 원하는 사람과 같이 무료 웹사이트 분석 도구를 사이트에 설치하고 사용법을 알려주기로 했는데, 실제 파티에서는 이게 주된 프로그램이 되었다.
역시 이번에도 책상 배치를 바꾸는 것으로 시작했다. 첫 파티를 연 "기윤실" 회의실보다 더 넓고 좋은 시설이었으며, 모두 한 곳을 바라보는 걸 전제로 하고 책상들이 배치되어 있었다. 기윤실 회의실 책상은 가벼운 나무 책상이었는데 이건 좀 무거웠다. 그래도 억지로 이리 저리 책상을 돌려가며 흩트려 놓았다. 핵심은 누가 왔을때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렇게 책상이 놓여져 있는지 알 수 없게끔" 하는 것이었고, 성공적이었다. :^D
사람들이 첫 파티때보단 적게 왔지만 그 동안 못 왔던 깡뚜껑님이 와 주셨고, 역시 첫 파티는 못 왔으나 늘 지각생을 찾아와 갈구고 이끌어주시는 스트롱베리님이 와 주셨다. 그리고 좀 더 늦게 유성님과 홍이님도. 두번째 파티 호스트인 강천웅님께 알아서 하라고 하곤 귀퉁이 책상에서 노트북을 펴고 "무료 웹사이트 분석 도구 설치 서비스"를 시작했다. :)
사람이 많지 않은데다 메인 프로그램이 딱히 준비된 게 없으니 그냥 자연스럽게 모두 귀퉁이 책상 주변으로 모였다. 웹 사이트 분석 도구를 쓰면 왜 좋은지, 우리에게 어떤 의미로 필요한지 (이건 아래에 따로 생각을 쓰겠음) 얘기하니 다들 공감하는 분위기. 무료이지만 훌륭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구글 분석기Google analytics"를 설치하고, 다른 예로 다음 웹인사이드를 사용하는 법을 보여줬다. 아니 이렇게 쉬워? 하시며 저마다 자신의 블로그, 단체 사이트에 적용해보기 시작. 다음 달, 그리고 그 뒤에도 계속 꾸준히 쌓인 데이터를 보고 서로 함께 얘기해보기로 했다. 그리고는 스트롱베리님이 이런 저런 신기한 것들을 보여주며 다양한 얘기들이 풀어졌다.
시간은 유수와 같다. 금방 9시 반이 되고, 첫 파티때처럼, 해적 룰렛 게임을 통해 다음 파티 호스트 선정. 모두가 통에 칼을 꼽았지만 해적이 튀어오르지 않아 첫 라운드는 불발. 다음 라운드에서 첫 파티 장소를 제공해주셨던 봄풀님이 당첨~ㅋㅋ 근처 호프집에서 뒷풀이를 하며 또 신기하고 다양하고 유익한 얘기들을 풀고는 두번째 파티도 끝났다.
다음 파티는 역시 4월의 처음 오는 화요일, 6일이고 장소는 봄풀님이 정해서 공지하기로.
역시나 이번에도, 그저 사람들이 모이기만 해도, 많은 얘기들이 오가며 서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확인했다. 꼭 누군가 아주 많은 걸 갖고 있고, 그것이 넘쳐야만 다른 이에게 나눠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조금씩 작은 것들을 주고 받는 것이 충분히 많은 사람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뤄지고, 지속된다면 결국 모두가 이로운 방향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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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운동 웹사이트 분석이 필요한 이유
아무리 많은 사회운동가들이 IT랑 친하지 않아도, 분야를 막론하고 거의 대부분의 단체들은 웹사이트 하나쯤은 갖고 있다. 작년에 사회단체들 웹/미디어 활용 실태를 다음세대재단에서 조사한 걸 보면, 70%의 단체가 자체 홈페이지를 보유하고 있고, 그 밖에 블로그를 홈페이지로 쓰거나 인터넷 카페만 사용하는 경우를 포함하면 "무엇이던 한 개 이상의 온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단체"가 90%는 넘을 것 같지만 분명치 않다(조사 자료를 통해선 잘 모르겠는데.. 내가 놓친 건지).
하지만 그 중 얼마나 많은 단체들이 웹을 "확신을 갖고" 능동적으로 활용하고 있을까? 노동넷에서 일할때 여러 노조 홈페이지를 만들어주면서 느낀 것은, 대부분의 노조는 웹으로 무엇을 해야할지에 대해 아주 선명하고 깔끔한 상을 갖고 있었다. 많은 노조에게 웹사이트는 공지사항을 게시하고, 집행부가 자료를 보관하는, 살짝 회원/조합원에게 열어놓는 온라인 게시판 묶음이었다. ( 물론 노조가 아닌 다른 사회단체의 경우 성격은 다르겠지만 대부분 역시 "선명하고 깔끔할"거라고 생각한다 :D )
웹이, 새로운 미디어가 화두가 될 때마다, 분명 미미하긴 해도 사회운동단체들에게도 어떤 자극은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무언가를 해보려 하지만, 정작 무엇을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한 명확한 비전은 갖기 어려운 것으로 보이고, 돈은 부족하고, IT관련 작업을 할 사람도 부족하니 결국 가능한 범위 안에서 내리는 선택이 "홈페이지 개편"인 경우가 다반사다. 그것도 특히 주로 첫(메인, 대문) 페이지에 많은 힘을 쏟는데, 거기에 노출되지 않으면 사람들이 거의 접하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아니면 조급증이거나. 누가 온 지 모르지만 어떻게든 일단 사이트에 왔다면 한번에 많은 걸 보여주고 싶다.는.) 그리고 그렇게 하기로 결정을 내리는 과정에서, 대부분 "의사결정권"을 많이 가진 사람들의 주관적인 감상과 판단이 큰 작용을 하고, 실제 개편 작업을 할 사람은 조금 저항을 하다 소모적인 작업에 날을 새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현상을 그저 안타까워할뿐, 나도 뭘 어떻게 바꿔볼 수 있을까 막막했는데, 얼마전부터 "실전 웹사이트 분석"이라는 책을 읽기 시작하면서 몇가지 흥미로운 관점을 발견하고는 무릎을 쳤다. 확실히, 그것이 전부는 아니더래도, 사회단체들이 온라인 활동 정책을 수립할때 참고가 될만한 데이터들이 너무나 부족한 것이 저런 현상의 큰 원인 중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를테면. 사회단체들이 그렇게 사이트를 개편하면서 메인페이지만 집중하는 것은, 사람들이 실제로 사이트에 어떻게 들어와서 무엇을 하다 어떻게 나가는지 잘 모르는 (확실히 말해주는 데이터가 없는) 탓도 있는 것이다. 물론 첫 페이지를 "단체의 얼굴"로 생각해서 겉멋에만 신경쓰는 곳도 있겠지만.
사회단체의 웹사이트의 주소를 기억하고 있다가 주소창에 바로 입력해서 들어오는 경우가 얼마나 될까? 요즘 많은 사람들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하는데) 포탈을 브라우저 첫페이지로 설정해놓고 있고, 검색을 통해 "우연히" 사회단체 웹사이트로 들어오는 경우가 훨씬 많을 것이다. 검색 결과로 나온 링크를 클릭해 들어올때는 대부분 첫 페이지를 거치지 않고 바로 안으로 쑥 들어간다. 그곳에서 원하는 걸 찾았거나 영 아닌데 잘못 들어온 경우는 거기서 바로 다른 곳으로 갈 것이고, 조금 더 찾으러 사이트를 돌아다니는 경우에도 일부만 첫페이지로 가서 탐색을 시작할 것이다. 즉, 실제로 사이트의 첫 페이지가 생각보다 사람들에게 많이 노출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고, 첫 페이지에 들어가는 과도한 노력을 사이트 안팎 골고루 분산해서 쏟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여기까지는 그냥 찬찬히 생각해보면 알 수 있다고 하나, 역시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럼 실제로 어느 정도의 사람들이 첫페이지를 접하는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하면, 추측만으로는 기존의 관성을 바꾸기 어렵다. 실제로 일정 기간 동안 사이트 통계를 내서 결과를 확인해봐야 분명한 메시지가 된다. 웹사이트 분석에 대해 공부하던 책에서는 30%를 말했다. 당연히 사이트마다 다르지만, 대개 그 정도의 트래픽이 첫페이지를 거칠 것이라는 말이다. IT노조의 사례를 보면(아래 그림). 첫페이지가 두번째로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페이지이긴 하지만, 전체적인 비중을 보면 24.8%에 불과하다.
이 사실이 뜻하는 것은, 사회운동단체의 한정된 돈과 역량을 사이트 개편에 올인한다해도, 첫페이지를 손보는데 투여할 에너지는 24.8%+a 정도만 투여하고 나머지 에너지를 다른 부분에 골고루 투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일테다. 하지만 이런 데이터가 없다면, 의사결정권자의 입김에 의해 80~100%의 역량을 첫페이지를 고치는데 다 들어갈지도 모른다. 아주 단순하게 그냥 얘기했지만 좀 더 많은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고, 그 만큼 다양한 가설을 끌어낼 가능성이 있다.
이 밖에도 영감을 주는 부분이 무수히 많다. 그냥 책을 읽으며 공부하다 언뜻 언뜻 떠오른 것만 해도 메모장의 여러 페이지를 가득 채울 정도. 이런 것들은 앞으로 계속 공부하고, 실험하며 꾸준히 블로그에 쓸 생각이다. 데이터가 모든 것을 말해주는 것은 분명 아니고, 함정도 분명 있지만, 아예 없는 것보다는 당연히 있는게 낫다. 적어도 지금껏 사회단체가 들이는 안타까운 노력의 일부라도 절약할 수 있다면, 그래서 그것을 다른 실험을 하는데 쓸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실험을 어느 정도의 확신을 갖고 할 수 있다면, 사회단체들이 웹을 생각하고, 활용하는 수준은 분명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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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번째 파티 전,후...
첫 파티 분위기가 넘 좋았고, 꾸준히 가져가는데 무리가 없는 형식이지만, 역시 첫 걸음보다 그 다음 내딛음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지라 좀 긴장을 했다. 데이터의 중요성은 확실히 알겠지만 나도 오래 전부터 분석을 시작한게 아니라 충분한 지식과 경험, 통찰력이 있는 건 아니다. 그래서 바쁜 와중에도 책을 파면서 계속 공부를 했고, 뭔가 성공적으로 개선한 사례를 보여주고 싶다는 마음에, 2주 가까이 지각생이 관리하는 사이트들을 이것저것 손보면서 계속 어떻게 지표가 바뀌나 살펴보고, 다시 이것저것 손보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
그러다 결국, 또 혼자 스스로 과열되고 있고, 욕심이 많아진다는 생각이 들어 파티 전전날에야 겨우 마음을 비웠는데.. 아쉬움이 남긴 해도 뭐 그게 어쩌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짧은 시간에 아무리 공부하고 이것저것 바꾼다고 해도 갑자기 어떤 통찰력이 생길리도 없고, 또 다 같이 모르는 상태에서 함께 배우고 깨우쳐나가는게 더 좋잖아? 좀 더 일찍 마음을 비웠으면 좋았을텐데 2주간 너무 무리해서 정신을 혹사시킨 탓에, 파티를 잘 마치고 나서의 안도감과 함께 뒤늦게 몰려오는 피로감에 요 며칠간 축 늘어져 있었다. 그래서 후기도 늦었는데 이제 슬슬 회복이 되려하니, 하고 싶은 수만가지의 후속 작업들이 마구 마구 내 안에서 삐져 나오려고 한다. :) 숨 좀 더 고르고, 이제는 즐겁고 편한 마음으로 바쁘게 다닐 생각이다
이번 파티에 참석한 분들이 다른 곳에서 만난 "못 온분"들에게 이런 무료 도구를 사용하는 법을 서로 알려주고 있다는 말을 듣고는 또 다른 감동이.. 이게 내가 바라는 거거던.
이걸 보시는 활동가 분들 중에 무료 웹사이트 분석 도구를 써보고 싶은 분은, "무료 IT출장지원 서비스"를 신청해주삼.
그리고 이쪽의 현업으로 일하는 분이 계시면, 사회단체 웹사이트 통계 자료를 해석하는 걸 도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간단한 통찰만 던져주셔도 단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다음 4월 파티때 시간을 내서 와주셔도 좋겠죠. (트위터를 통해 한 분을 알게 됐는데 그 분이 어쩌면 다음 파티때 와주실 것 같네요. :) 그래도 역시 많은 분이 오셔서 다양한 관점을 제시해주시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