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슐러 르 귄의 "어둠의 왼손"을 남산도서관에서 빌려, 마침내 다 읽었따.
몇 달전에 아규지음의 쯩으로 빌렸다가 이런 저런 일들이 막 생기고 그러는 통에 한 3분의 2까지 읽고는 반납했는데,
이번에 마침내 게으름의 바리케이트를 뚫고 대출증을 만든 후, 빌려서, 아침 저녁 출퇴근 지하철에서 쭈루룩 읽어냈다.
남산도서관 대출증은 사진이 필요 없어서 좋다.
절판된 책을 다시 찍어내게 하려면 어찌해야 하나 혹시 그 출판사가 지금도 있으면 전화하면 혹시 창고에 몇개 쌓아둔게 있어 특별히 보내주려나. 아냐 이 책은 마니아층이 있을테니 그런식의 컨택은 많이 갔을지도 몰라.
얼마전에는 "당신도 해리포터를 쓸 수 있다"라는 책을 빌려 읽었다.
뭐냐...얘... 이럴 사람 있을 것 같다. -_- 이 책은 해리포터의 저자를 인터뷰한 내용이 들어있다. 거짓말이다. 사실 이 책의 원제는 "How to write Science Fiction & Fantasy". 참 한국 사람들 제목 붙이는 거 보면 안습이다.
반납하기 전에 감상을 쓰기 시작했어야 하는데...-_-;; 여튼 장르문학으로서 SF에 대한 소개와 함께 여러 작가와 작품이 언급되어 있어 "SF길잡이"로서도 좋다. 오슨 스콧 카드라고, 2년 연속 휴고-네뷸러상을 모두 수상한 사람이 쓴 것인데, SF전업 작가로 나갈 마음이 없는 사람도 한번 읽어보면 괜찮은 책이다 싶다. 그리 길지도 않고 술술 잘 읽히는 편이라 부담도 적다. 자신이 쓴 소설의 착상단계에서부터, 초고를 쓰면서 계속 바꾸고, 버리고 넓히고 하면서 소설을 완성해 나간 이야기가 들어 있는데, 저자는 이 책을 읽는 사람도 "그러니 일단 써봐" 라고 말한다. 쓰면서 고쳐나가고, 혹은 착상, 배경 세계, 인물 등이 한번에 다 구성되는게 아니라 한참후에 엇갈려 만나기도 한다고.
꼭 작품을 비평적으로 읽을 필요는 없겠지만 이런 책을 한번 읽고 나서는 SF를 읽는 또 다른 독법이 생길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으나 역시 생각과 달리 존재하는 지각생은 다음으로 빌려온 "라마와의 랑데부"를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입벌리고 침흘리며 막 따라가며 보는 중. -_- 후훗. 그래도 한번 보면 재밌는 책이고, SF에 대한 이해를 조금더 넓히는데 좋네요.
어둠의 왼손을 읽고 나니,
뭔가 사람들과 얘기 해보고, 외전을 서로 써서 돌려보고 싶다는 생각도 든다. "겨울"행성 사람들의 엽기발랄 로맨스. -_-
그러고보니 전에 SF읽기 모임 하자고 했었지... 손 들어주신분도 있었고. 흐미. 다시 하자고 하면 할까? -_- 두번 까지는 마을 사람들이 소릴 듣고 뛰어나와주겠지?
그나저나 "라마와의 랑데부" 이것도 재밌다. 아서 클라크.
외계인과의 첫만남. 어머 두근두근. 각 장이 짧게 나눠져 있어 지루하지도 않고 왠지 깔끔하게 느껴지기도.
이걸 다보면 "스노 크래시"가 기다리고 있다. 이건 서점에서 산 것. 대표적인 "사이버펑크" 소설인데, "아바타"라는 말을 여기서 처음 썼다나 어쨌다나. 자, 자, 어서 빨랑 다 읽고 싶다. 근데 서두르면 안 좋은데, 다음 주가 정보통신활동가 워크샵. 마음이 양쪽으로 막 달려가는 구나. 한 달 정도 어디 틀어박혀 SF만 읽다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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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 2008/08/19 22:00 | DEL
지각생님의 [SF 드라이브] 에 관련된 글. 라마와의 랑데부를 알흠답게 마치고어서 나를 읽어줘 읽어라 안 읽냐? 째려보는 쌓여있는 SF들에 쫓겨 미처 라마의 기억을 정리하기도 전에 "스노 크래시"를 집어들었다. 오늘 퇴근 지하철에서 드디어 "메타버스"에 대한 본격적인 묘사가 나오고 "아바타" 소프트웨어로 "스트리트"를 다니기 시작했다. 확실히 소설 속 묘사가 지금 당장은 가상 세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