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리/미스테리 소설과 섞여 있거나 전혀 엉뚱한 데 흩어져 있는 경우가 많은 SF인데(심지어 무협지까지 -_-), 그래도 요즘은 조금씩 독자적인 위치를 인정받는 걸까요? 섣부른 생각이겠지만 어쨌든 SF가 서가에 따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 점점 양도 늘고 있는 것 같아 괜히 기분이 좋았습니다.

알려졌다시피 살아생전에 고생 직싸리 하고 인정 못 받다가 죽고 나서, 시간이 반 세기 지나고 나서야 그 진가를 인정받고 있는 작가가 필립 딕이죠. 그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가 1982년 "블레이드 런너" 이후로 계속 꾸준히 나오고 있는데, 토탈 리콜, 마이너리티 리포트, 페이첵, 임포스터 등 이름만 들으면 대부분 알 만한 영화들이 다 그런 겁니다. 근데 대부분 영화가 원작의 의미와 맛을 제대로 못 살려냈다는 비판이 많죠. 마이너리티 리포트도 그렇고 (그놈의 미국판 가족주의 ㄷㄷㄷ)
그래서 이런 책이 나왔었나 봅니다. 아니면 그중 최근에 나온 영화 홍보를 겸하는 건가 싶기도 한데(사실 냄새가 물씬물씬 풍깁니다) 영화화된 필립 딕의 원작 단편 6개를 모았습니다. 오늘 사서 2세기 소년을 읽은 후 바로 읽기 시작했는데, 아 역시 필립 딕의 소설은 기차게 재밌습니다. 여전히 이런저런 일이 많아 꾸준히 보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도 순식간에 수십페이지 쑥쑥 진도가 나가네요.

자 서론 무쟈게 길었습니다. 지각생은 진보불로그를 통해 SF를 알게 됐고, 큰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된 것은 역시 마스터 네오스크럼과 달군을 비롯한 진보불로거들 덕분이지요. 네오스크럼이 먼 외유?를 마치고 돌아온다고 할때, 그가 세관에 맡겨 놓고 와야 했다는 엄청난 양의 SF를 얘기했을때, 그리고 어떤 행사에서 만났을때 "SF읽기 모임"을 해보자고 했을때, 전 정말 많은 기대를 했답니다. 버트, 그로부터 꽤 시간이 흘렀는데 네오스크럼은 잠수타고, 달군은 늘 바쁘고 다른 진보SF불로거들은 잘 모르겠고 뭐 이런 저런 이유들로 SF읽기 모임에 대한 소식은 들려올 줄 모릅니다.
그래서 제가 제안 한번 해볼라캅니다. 우리 진보불로거들, 그리고 다른 동네에 있어도 SF, 특히 Social SF 등을 좋아하는 분들 모여서 같이 SF를 읽고, 얘기를 나누고, 지금 현재 상황에서 상상을 더 뻗어나가 보는 시간을 가져 봄이 어떠신지요. 장소는 "빈집"이라는 좋은 곳이 있으니 모일 분들 손만 들면 바로 일정 조정해서 같이 읽기 모임을 잡아봅시다. SF도 읽고, 쓰고 싶은 사람은 쓰기도 하고 그거 돌려 읽고, 영화화된것도 같이 보고 이러면서 재밌게 놀아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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