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신나게 마시고 놀고 친구집에서 잤다. 일어나 보니 9시. 이 시각에 남산에서 눈을 뜬건 거의 처음이 아닌가 싶다. 흠. 좋더라구. 아침 남산 풍경. 좋구나. 하지만 내 몸상태는 그리 좋지 못했기에 그 느낌은 별로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_-
일찍 일어난 것은 내집이 아니라 그런것도 있지만 10시까지 나오라는 도영의 언질이 있어서이다. (이봐 어때 훌륭하지?) 물론 12시인 지금 여의도에 있지 않고 전날 자전거를 주차해놓은 영등포의 노조 사무실에 있다. 내가 시키는대로 다할줄 아나. ㅋ
속을 풀어야 하는데 뭐가 좋을까. 영등포역에서 쭉 걸어오다보니 오뎅 국물 냄새가 나를 꼬드긴다. 흠흠 여긴 전에 별로 였는데. 여기도 별로고.. 몇군데 더 있긴 하지만 기억 되살리고 갈등하기 귀찮아 그냥 사무실 앞 단골 떡볶이집에 가기로 한다. 40년 전통에 1인분을 천원에 주고 늦게까지 하기땜에 내겐 더할나위 없이 좋은 곳. 미문동방이 멀어진 후로 노조 사무실에 자주 나오게 되는 이유중 하나다. 겨울이 좋은 것은 떡볶이와 오뎅을 일찍부터 먹을 수 있다는 것.
멀리서부터 참고 여기로 먹으러 왔다고 얘기하고 (떡볶이 앞으로도 많이 주세요!) 오뎅국물을 퍼마시니 술 먹었냐고 할머니가 물으신다.
네 좀 먹었죠.
좋아서 마신건가봐.
네.. 뭐.. 그냥.. ㅋ
어제 밤에 말이여... 왠 남자가 깃발 들고 신나서 다니데
에?? -_-;;
또 어떤 사람은 장구를 치고 .. 거 머시냐 월드컵했잖여 그때마냥 신~나갖고 소리치고 다니는거여
아... 네... 정말 좋았나보네요. ... 어떤 사람은 이민간다고 하는 사람도 있는데 (사실 저도 그런말 했답니다 -_-)
에구 뭐 비슷하면 결과 보는 재미라도 있을텐데 영 꽝이에요.
내말이 그말이여 내말이~ ㅎㅎ
참나. 그렇게들 좋으십니까
좋다고 하니 내가 눈물이 납니다. 그래요 당신이라도 즐겁다니 다행입니다. 누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