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지 말아야 되는데 -_-

잡기장
오늘도 2번의 회의를 마치고, 저녁 7시가 조금 넘어 "그래, 이걸 해보는거야. 당장!" 하며 사무실로 왔다. 반상근으로 바꿔서 오늘은 쉬는 날. 내 오늘은 절대 삼실에 가지 않겠노라 다짐했건만 깜박한 약속이 있어 한번 왔었고, 다시 나와서는 "잠깐 들른것은 무효, -_- 이제라도 멀리 벗어나리" 했다. 그러나 두번째 회의를 하고 나니 해볼 작업이 생겨 다시 삼실로 돌아온것.

안 오겠다 하곤 왔으니 꼭 하기로 한거만 하고 뛰쳐 나오자! 했으나 역시, 일단 삼실에 들어오자 늘 하듯 자동인형처럼 움직인다. 가방 내려놓고, 늦게까지 남아 있는 사람들 갈구고(과중한 노동은 자본주의에 기여하는 거라며 -_-) 커피 한잔 타고, 베란다에서 마시며 딴생각 좀 하고(원래는 오늘 할 것에 대해 생각하려 했지만 결국 딴생각이었음이 밝혀졌다.) 배가 출출하여 라면을 끓이려다, 낮에 사람들이 사놓은 라면 한박스를 발견 못하여 구멍가게 가서 라면을 사왔다. 가게를 나오는데 TV 드라마를 보시던 아주머니가 "사랑 없는 결혼 해서 뭐햐. 남자 맘은 딴데 가 있는디. 사랑 없이 살면 안뒤어" 그러신다. 나랑 아무 상관 없는 이야기지만 왠지 그걸 듣고, 가게를 세 발짝 걸어 나온후 다시 돌아가 맥주 한캔과 과자 한봉지를 추가로 사들고 나왔다. (그걸.. 지금 마시고 있다 -_-;)


그러다 보니 어느새 10시가 넘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다. 울 노조 위원장이다. 이 시간에 어인일로? "문 좀 열어주세요." 누가 1층 문을 잠궜나보다. 언제나 털털한 미소에 오늘도 반바지 차림으로 나타났다. 물어보니 네비게이션을 사서 시험삼아 차 몰고 여기까지 왔다고. 울 위원장과 나는 사는 곳 방향이 비슷하여 그가 백수일때는 나랑 자주 새벽까지 술 먹곤 했다. ㅋ 이런저런 얘기 나누고 졸리다고 가고 나니 벌써 11시. 자, 이제 본격적으로 해볼까. 근데 배고프다. 안돼 배부르면 머리도 안돌아가고 의지도 약해져! 하지만 단 1분도 버티지 못하고 라면물을 올린다. -_-

라면물을 올리려니 아끼는 후배가 구글토크로 말을 건다. 난 얘하고 얘기하면 신기하게 말이 많아진다. ^^ 글고 내가 생각해도 재치있게 말을 한다. ㅎㅎ 워낙 착하고 편한 녀석이라 그런지. 신나게 얘기하다 물이 끓어 대화를 마치고 라면을 끓였다. 라면을 먹다 보니 바닥에 깐 신문을 보게 된다. 최희섭 보스턴에서 마이너리그로 출발... 잉 언제 보스턴에 갔지? 박찬호의 팬인 형 덕에 메이저리그 소식을 집에 있을때는 계속 듣게 되지만 초이 소식은 당최 깜깜했다. 흠... 방출 됐었군.. 글쿠나. ... 날짜를 봤다. ... 3월이다. -___-;

윽, 그러니 괜히 오늘 신문을 봐야한다는 생각이 든다. 냄비 뚜껑에 라면을 덜고 일어나 돌아다니며 오늘 신문을 찾는다. 어제 신문이 있어 그걸로 만족하며 자리로 갖고 돌아와, 보면서 라면을 먹는다. 아버지가 밥먹을때 신문 보는 거 별로 안 좋아하지만 나도 가끔 그런다. 특히 바둑 기보, 묘수풀이, 오늘의 운세, 만평.. 윽.
라면을 다 먹고, 치우고, 이제 자리에 앉았다. 구글토크로 몇사람과 채팅하며 기술 질문/답 해주고, 금요일 계획에 대해서도 얘기한다. 그러다 정신차리고 오늘 했어야 하는 일 중 하나를 살펴보니, 안해도 되게 생겼다. 이게 화근이 되어 갑자기 귀차니즘에 빠진다. 뭘 해야한다는 생각이 스물스물 사라지며.. 라면 먹어 배도 부르고...

 밤을 새서라도 한다! 는 생각이 참 안 좋은데도, 가끔 이 유혹에 빠져 버린다. 오늘도 이 생각이 아니었으면 차라리 집에 가 잠이나 편하게 자고, 내일 좋은 컨디션으로 일을 잘 풀어나갔을지도 모르는데, 이렇게 됐으니 그건 기대하기 어렵고, 그렇다고 하려던 일을 많이 해놓은 것도 아니다. 역시 밤은 샐 것이 못된다. 아침이 되면 몸도 안좋고, 기분도 그렇고.. 게다가 또 대부분의 밤은 혼자다. 사무실에서 혼자 밤을 새는 건 ... 잠시 내가 허공에 떠서 나를 보는 상상을 한다. 흠... ... ... 암울하다. "집에가!" 이걸 쓰면서도 바로 입에서 나오려다 만다. -_-

 밤 새봤자 점점 효과가 없다. 몸은 점점 더 큰 타격을 입는다. 정신적으로도 별로 안좋다. 윽, 이제 정말 밤 샐땐 심사숙고 허야 겄다. 지난 주 목~금 밤을 꼬박 샜는데 그때 정보운동포럼 준비할때는 정말 하나에 집중이 되서 졸린지도 모르고, 아침이 밝는지도 모르고(과장 약간 ^^) 작업을 했는데... 오늘은, 쩝. 이렇게 돼버렸다. ㅋ 이렇게 살면 안돼~

오늘의 가장 큰 소득은 드뎌 블로그에 채팅창을 단거다. ㅎㅎ 기뿌군하. 혹 다른 분도 달고 싶다면 cbox.ws 가서 계정 하나 만드시고요, 코드 생성기가 만들어준 코드를 갖다 붙이면 됩니다. 채팅창 붙일 곳에 가서 그 코드를 붙여 넣으시는데, 그냥 붙여 넣으면 iframe 이 안먹어서(블로그 만드신분이 ixframe 으로 자동으로 변환하게 하신듯.) javascript로 페이지에 쓰도록 하심 됩니다. 윽, 그냥 그렇다고 알아두삼. -_- 여기까지 나의 허탈한 마음을 담은 완전 잡기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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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31 03:51 2006/08/31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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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zrael 2006/08/31 09:52 URL EDIT REPLY
헛..설마 저사진에 쓰러져 있는 사람이 지각생님이심까?
지각생 2006/08/31 14:25 URL EDIT REPLY
명훈입니다. smiley 사진을 확대해 보세요 ㅋ
정양 2006/08/31 17:06 URL EDIT REPLY
밤새도 멀쩡한건,
딱 이십대 초반까지였던듯 -_-;;
하늘아이 2006/09/01 04:54 URL EDIT REPLY
ㅎㅎ.. 저도 거의 그런수준...

근데 학교다니면서 이럴라니 안되겠네요...
인간이 할 짓이 못됨..
지각생 2006/09/01 11:40 URL EDIT REPLY
정양// 나 돌아갈래~

하늘아이// 이미 인간 아닌 그 무엇이 되어있는 느낌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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