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인지 밀양인지 모르겠다. 구포에서 동대구로 가면서 느린 풍경이 아름다웠다. 이렇게 완행 무궁화를 타고 차창 밖을 내다보면 살짝 그리움이 밀려올 것 같다. 한 시간 조금 더 걸리는 짧은 거리. 매번 기차를 타면 잠이 들었는데, 이번에는 자지 않으리라 생각하고, 결심이라도 하듯 책을 꺼내 읽었다. 한 페이지 읽고 창밖을 보고, 하늘을 올려다 보며 새삼 저렇게 맑은 하늘에 새털처럼 날리는 구름, 감탄하며 쳐다보면 차창은 다시 짙은 초록으로 물든 산과 산자락에 군데군데 자리하고 있는 집들이 보인다. 고향이 생각이 난다. 감탄하고 멍하니 있다, 다시 한페이지를 읽는다.
아 이렇게 잠들지 않고 계속 계속 달릴 수 있을까. 그러나 나는 안다. 곧 내려야 한다. 도달할 곳이 없는 여행은 여행이 아니다. 아 그렇구나, 내려야 할 곳이 없다는 출발도 없었으리라.
이제 술을 끊을 수 있겠다. 당분간이라도. 이런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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