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10살까지 살았던 고향 마을은 산청군 금서면의 지리산 골짜기였다. 또렷하게 기억나지 않지만 거의 모든 사람들이 농사를 짓고 집집마다 소, 돼지, 염소, 강아지, 고양이 닭, 토끼 등을 한마리 이상 기르고 있었다. 마당에는 강아지나 닭, 병아리가 여기저기 돌아다나고 마구간에는 황소와 송아지가 여물을 먹거나 그릉그릉 소리를 내며 긴 혀를 내밀어 콧등을 훑었다. 옆 돼지우리에서는 시커먼 돼지가 꿀꿀거리며 돌아다닌다.
70년대 초 고향 마을의 거의 모든 집에서 볼 수 있는 풍경이었다. 하교 후에는 망태를 메고 꼴을 베러 산으로 갔다. 한가한 주말이면 동네의 나이든 청년들은 집집마다 소를 몰고 근처의 산이나 들로 소를 몰고 가서 들판에 소를 풀어 놓았다. 이런 것을 '소먹이로 간다'고 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시골이 다 좋은 것은 아니다. 30년도 더 지난 어린 시절의 기억이라는 건 사실 기차를 타고 차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처럼 그리운 그런 것이기 마련이다.
프레시안의 이 글을 읽으면서 참 몹쓸 짓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불현듯 30년전 고향 마을이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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