土城
잔돈푼 싸고 형제들과 의도 상하고
하찮은 일로 동무들과 밤새 시비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불끈 주먹도 쥐고
푸른 달빛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면서
바람도 맞고 눈비에도 시달리는 사이
햇살에 바래고 이슬에 씻기는 사이
턱없이 뜽금없이 꿈에 부풀기도 하고
또 더러는 철없이 설치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조금씩 망가지고 허물어져
이제 허망하게 작아지고 낮아진 토성
지천으로 핀 쑥부쟁이꽃도
늦서리에 허옇게 빛이 바랬다
큰 슬픔 큰 아픔 큰 몸부림이 없는데도
신경림 [쓰러진 자의 꿈] 中
잔돈푼 싸고 형제들과 의도 상하고
하찮은 일로 동무들과 밤새 시비도 하고
별것 아닌 일에 불끈 주먹도 쥐고
푸른 달빛에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면서
바람도 맞고 눈비에도 시달리는 사이
햇살에 바래고 이슬에 씻기는 사이
턱없이 뜽금없이 꿈에 부풀기도 하고
또 더러는 철없이 설치기도 했지만
저도 모르게 조금씩 망가지고 허물어져
이제 허망하게 작아지고 낮아진 토성
지천으로 핀 쑥부쟁이꽃도
늦서리에 허옇게 빛이 바랬다
큰 슬픔 큰 아픔 큰 몸부림이 없는데도
신경림 [쓰러진 자의 꿈]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