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욜 저녁부터 어금니가 슬슬 아팠다.
그러려니 했다.
월욜 저녁, 술을 한잔(아니 여러잔) 했다.
화욜 아침부터 이빨이 엄청 아팠다.
주변에서 들은 대로 죽염을 물고 있어봤지만 별 효과는 없었다.
집에 들어가다 약국에 들렀지만, 너무 늦어서 약국은 다 문을 닫았고 집에 뒹굴어댕기던 진통제를 먹었다.
좀 나아진 듯 했다.
담날 아침 또 이빨이 엄청 아팠다.
한참을 고민하다 오후에 땡볕아래 치과를 향해 길을 나섰다.
삼실에서 15분가량 걸어서 도착한 치과의 내려진 셔터에는, "수요일 오후진료 없음"이라는 푯발이 붙어있었다.
잘됐다 싶은 생각에 약국에 들러 진통제를 사서 냉큼 사무실로 돌아왔다.
사실, 치과는 10년 전에 딱 한 번 가봤을 뿐이다.
6시, 간만에 일찍 집으로 향했다. 야구중계를 집에서 볼 참이었다.
집에 득달같이 들어가 TV를 켜고 저녁밥을 짓고, 상을 차렸다.
1회, 벌써 1점을 내줬다.
밥은 뜸이 들고 있는 중, 배가 고파서 먼저 깍두기를 집어먹었다.
이런, 내장이 꼬이는 듯 했다. 어이쿠~(다찌마와 리 버전)
밥상 차려놓은 앞에 나자빠져 혼자 뒹굴었다.
아주 약한 위경련. 이 증상은 네 번째 정도 되는 것 같다.
이런 경우는 가만히 자빠져서 안정을 취하는 게 최고의 대처법이다.
다행히 2회에 이대호와 3회에 이용규 덕에 내 뱃속은 조금 가라앉았다.
그래도 살겠다고 배는 계속 고파서 다시 밥을 먹었다.
이번에는 이빨이다. 으이구, 외로운 독거노파마냥 오물오물 밥을 넘겼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게임이 재미있었던 것이고, 게다가 한국이 이기기까지 했다는 것이다.
새벽까지 치통에 뒤척이다 아침.
치과에를 기필코 가야겠다 마음을 먹었다.
어제 갔던 그 치과에 들어섰다.
간호사가 "슬리퍼로 갈아신으시고, 기다리세요"라고 한다.
난 시키는대로 슬리퍼로 갈아신고 기다렸다.
그/런/데 가슴이 콩당콩당... 머리 속이 왔다갔다.
간호사랑 눈이 다시 마주치기 직전,
난 치과에서 뛰쳐나오고 말았다.
어이쿠~
이빨은 계속 아프고, 아직 아침인데도 햇볕은 뜨겁다.
이빨 치료는 중국전으로 갈음해야겠다...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