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름 버겁다.
언니가 아기를 낳으면서 엄마가 서울에 올라와 계신다.
난 늘 엄마가 올라오면 짐을 싸지고 엄마가 머무르시는 오빠집으로 옮겨야 한다.
딱히 꼭 그래야 하는 건 아니지만,
엄마가 늘 "오늘 여기로 안오냐?"라고 물으실 때, 그 뉘앙스가 웬지 그래야 할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나는 엄연히 내가 사는 집이 파주에 있는데도,
가끔 우리 아빠는 전화를 걸어서 파주에 있노라고 하면, "왜 언니랑 오빠한테 안가고 혼자 있냐"고 물으신다.
뭐라고 해야할지 모르겠다.
늘 엄마나 아빠가 어디냐고 물었으 때 '파주 집'이라고 말하는게 뭔가 잘못하는 것 같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언젠가 엄마한테,
엄마, 난 내가 사는 집이 있고, 집에 안들어가면 불편해... 집이 편해... 라고 말한 적이 있다.
엄마는 조금 섭섭해하는 눈치였지만 "그렇겠지..."라고 하셨다.
그러나 다음날 엄마한테 "오늘은 집으로 갈께"라고 하면 엄마는 "여기로 안오구?"라고 하신다.
오늘도 일단 엄마한테 오늘은 집으로 가겠노라고 말해두었다.
그런데, 아휴,,, 아직까지 사무실에서 앉아, 어디로 갈지 고민중이다.
아들 딸 다 있는 서울에 올라와서도,
텅 빈 집에 혼자 앉아있는 엄마를 생각하면, 내가 참 몹쓸년이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런데, 아~ 편치 않다.
내 집, 그리운 내 집 방안에는 먼지들이 뭉쳐서 날아다니고 있겠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