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재길의 '나는 걷는다 물먹은 대지 위를' 이라는 시집에 있는
[여우비]
느닷없는 물방울의 소란
창유리 더듬는 바람
물 반 모금으로 혀뿌리 적시고
햇볕 속 달리는 빗발을 본다
창틈으로 몇 장 나뭇잎
겁 없이 날아들 때
무념무상
먼 구릉으로 아스라이
천둥도 건너오고
괜찮아 생명스러운 것들
별일 아닐 거야
잠깐 빗줄기에 멍드는 뜰
날리기 무섭게 내려앉는 흙먼지
모든 건 잠깐 지나가는 악몽의 배경일 뿐
낮도둑도 망자(亡者)의 뼈도
다 찍히는
저기 벽면을 보아라
명암 참 선명하기도 하지
무심히 걸치는 구름 그림자
[여우비]
느닷없는 물방울의 소란
창유리 더듬는 바람
물 반 모금으로 혀뿌리 적시고
햇볕 속 달리는 빗발을 본다
창틈으로 몇 장 나뭇잎
겁 없이 날아들 때
무념무상
먼 구릉으로 아스라이
천둥도 건너오고
괜찮아 생명스러운 것들
별일 아닐 거야
잠깐 빗줄기에 멍드는 뜰
날리기 무섭게 내려앉는 흙먼지
모든 건 잠깐 지나가는 악몽의 배경일 뿐
낮도둑도 망자(亡者)의 뼈도
다 찍히는
저기 벽면을 보아라
명암 참 선명하기도 하지
무심히 걸치는 구름 그림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