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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시위의 배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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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배후가 있었으면 좋겠다. 거리시위를 보고 있노라면 시위자들이 어떻게 할지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경찰 수뇌부도 그렇고, 아침에 실천연대 자료실에서 가지고 온 17쪽 짜리 문건을 배후를 알려준다고 뉴라이트도 그렇고, 왜 그리 시대인식이 뒤떨어졌는지... 배후조종을 한 넘이 있다고 치자. 배후조종을 한 것이 그렇게 무질서하게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처럼 시위대를 지도하냐?
 
역시 현장에서 시위대와 맞닥뜨리는 검찰과 경찰 현장 수사진은 이를 잘 파악하고 있다. 그들도 당황스러울 것이다. 평소의 운동권 집회라면 어느 정도 집회, 시위를 하다가 협상을 해서 정리할 시간과 장소를 정하고 해산을 할텐데, 최근의 거리시위는 종잡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곧 진압이 예정될 것이기에 일단은 정리해야 한다는 이성적인(?) 운동권들의 충고가 있어도 시위대 대다수는 이를 무시한다. 사실 지켜보는 이들도 별로 없는 새벽까지 거리에 앉아서 시위하는 행태는 전문시위꾼들도 하기 힘들다.  게다가 현장 동영상과 사진을 찍어서 실시간으로 다음 아고라와 카페, 블로그에 올려 공유하고, 이를 보고 뒤늦게 거리로 뛰쳐 나오고, 실명제의 부담에도 불구하고 폭력진압에 대해 경찰청 홈페이지에 집단적으로 항의글을 올리고... 아직까지 잘 적응이 안된다.
 
그 만큼 이번 시위는 새로운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어쩌면 시위를 즐기는 이들이 있다고 해야 할까. 아마도 이번 촛불집회와 거리시위는 시민들이 새로운 해방의 경험을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싶다. 참여정부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던 참여가 이명박 정부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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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촛불’ 강경진압 혼선 (서울신문 유지혜 이재훈 장형우기자, 2008-05-27)
 
검·경 수뇌부가 거리로 나온 ‘광우병 쇠고기’ 촛불 집회에 대해 강경대응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구체적인 처리 방안에 대해선 머리를 싸매고 있다. 현행법상 명백한 불법이지만 ‘국민 저항권’이란 여론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검·경 실무 수사진은 거리 시위에 ‘배후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하지만 수뇌부는 배후설을 제기하며 정치적인 판단을 내리고 있다는 인상이 짙다.
 
김경한 법무장관은 26일 “지난 주말부터 정치구호가 난무하는 불법폭력집회로 변질되면서 심각한 양상으로 발전했다.”며 배후 조종자를 끝까지 근절하라고 검찰에 지시했다. 어청수 경찰청장도 “집회 전문 배후세력이 거리행진을 이끌고 있다. 수백명이라도 체포하겠다.”며 ‘배후설’을 노골화했다.
 
하지만 검찰과 경찰의 현장 수사진은 수뇌부와 확연한 인식 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대오를 지어 행진하던 지금까지의 집회와는 다르게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등 간단치 않은 양상으로 번져 경찰도, 우리도 당혹스럽다.”면서 “주동자가 있는 게 아니라 우발적인 것이라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서울경찰청 관계자도 “국가보안법 위반자나 학생운동 전력자가 개입한 것은 아니다.”면서 “시민들이 쇠파이프 등을 들고 나오지 않는 한 강경진압에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수뇌부와 달리 현장 수사진은 여론을 돌보지 않는 사법 처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실제 주동자를 구속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던 경찰은 이날 첫번째 거리 집회 당시 연행자들을 불구속 입건하며 적지 않은 부담감이 있음을 내비쳤다.
 
지난 주말 집회 현장에서 시민들도 “나를 잡아가라.”고 항변하며 사법처리에 아랑곳하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연행된 시민들은 대부분 20∼30대 평범한 회사원과 자영업자, 주부들이었다. 도로 점거 등 특별한 불법행위를 하지 않았는데도 연행된 사람들도 있었다.26일 새벽 서울 양천경찰서로 연행된 휴학생 김모(26)씨는 “신촌 거리를 걷다가 경찰들이 한 여성을 강제로 끌고가 이에 항의했는데, 다짜고짜 나를 연행했다.”면서 “집회에 참여하지도 않았는데 마구잡이로 잡아들이는 게 불법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문가들은 무리한 사법처리가 저항을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국민들의 불만족을 해결하려하지 않고 처벌만이 능사란 식으로 나오는 정부의 판단은 한참 잘못된 것”이라면서 “강경대응이 거리의 촛불을 끌 수 있을진 모르나 국민들 마음속에 타오르는 촛불을 끌 순 없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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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7 21:42 2008/05/2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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