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하트, 재미있기는 한데...
한 10여일 정도 어머니가 서울에 올라오셔서 제 집에 함께 계셨습니다. 그렇다보니 그 전에는 별로 하지 않았던 - 하더라도 학교의 구내식당을 이용했던 - 아침식사와 저녁식사를 집에서 꼬박꼬박 하게 되었습니다. 저녁식사를 하고 나면 다시 추운 날씨에 학교로 올라가기는 뭐하고 해서 집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작업을 하게 되지요.
그렇다보니 달라지는 생활패턴이 몇 가지 있습니다. 우선 어머니가 가끔씩 마실을 겸해서 하고 만 피망 고스톱을 하게 됩니다. 평소에는 거의 하지 않는데, 컴퓨터에 띄워져 있으니 잠깐만 하고 로그아웃할까 하다가 사이버머니를 좀 잃게 되면 열받아서 시간이 길어지게 되는 것이죠. 쩝...
그리고 일일연속극을 보게 됩니다. 아침에 뉴스가 끝나면 바로 MBC에서 아침드라마 '그래도 좋아'를 보고, 바로 SBS의 아침연속극 '미워도 좋아'를 봅니다. 저녁에는 7시 40분경에 MBC에서 '아현동 마님'을 보고, 조금 있다가 KBS1로 채널을 돌리면 '미우나 고우나'를 합니다. 한 일주일 그렇게 보고 있으면 스토리를 쫙 꿰게 되고, 앞으로의 전개 또한 빠삭하게 됩니다. 이 넘의 일일연속극은 출생의 비밀, 교차로 연결되는 관계들, 우연의 연속 등 이 모든 것이 빠짐없이 나오더군요. 이런 것이 없으면 연속극을 만들 수 없나 봅니다. 하긴 어머니께서도 그런 거 다 알면서 보신다고 합니다. 이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었는데...
암튼 그렇게 보게 되어 그 다음 스토리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드라마가 '뉴하트'입니다. 태왕사신기에 이어서 방영하는 것인데요. 이전에 태왕사신기에 쏟아지는 비난과는 무관하게 재미로 띠엄띠엄 봤다가 재미를 붙인 적이 있었던 만큼, 뉴하트는 보지 않으려고 했습니다만, 어머니와 함께 한방에 있는 이상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손과 눈이 컴퓨터 화면에 가있어도 귀가 드라마에 열려 있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습니다.
그런데 왠걸. 왜 이렇게 재미있는 겁니까. 결국 앞으로 수목마다 이거 방영하는 시간을 기다리겠군 하는 예감이 들더군요. 월화에는 이산을 보는데... ㅡ.ㅡ;; 어쩌다가 이렇게 드라마광(?)이 되었는지...
재미는 나름 있지만, 그래도 "야 재밌다"하고 넘어가면 너무 섭하지요. 조금 삐딱하게 보려니 이 또한 의사의 입장에서 본 것이더라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사실 대부분은 의사가 아니라 환자의 입장에서 병원을 바라보게 되는데, 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것이죠. 그래서 아래 글에 나오는 것처럼 병원자본과 시스템의 문제를 놓치게 됩니다. 약간은 내부에서 벌어지는 정치적인 암투와 갈등도 묘사하고 있지만, 결국은 모두 해소되는 구조인 듯 하더군요.
얼마전에 만난 의사인 제 친구들은 '싼 값의 양질의 의료'라고 표현할 수 있는 이 땅의 의료체계가 의사의 희생 하에 구축되었다고 하면서 이를 바꾸어야 한다고 지적하더군요. 그리고 의사들도 제대로 대우를 받지 못하고 있으며 개업의들의 폐업이 속출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심지어 대학에서 임상을 하지 않는 의대 교수들도 이러한 현실을 잘 모른다고 했습니다. 뭐라고 말을 하고 싶었지만, 제가 아는 게 짧은 관계로 그건 아닌 것 같다라고 말하는 수준에서 끝났습니다.
사실 그들의 말대로 뉴하트에 나오는 최강국 같은 의사가 현실에서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전국민 건강보험체계를 고칠 수도 없지 않겠습니까? 보완이 필요할지언정 말이죠.
암튼, 뉴스메이커에 실린 김헌식 님의 글을 보고 공감하여 담아왔다가 글이 쓸데없이 길어졌습니다.
ㅅㅎㅊ 2007/12/21 23:49
흠...Scrubs라는 드라마 강추. 뉴하트의 배대로류가 주인공임. 후다닥~
새벽길 2007/12/22 00:57
자막이 있어야... ㅡ.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