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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석훈의 블로그를 보다가 날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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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어제 오후에는 구름배님의 블로그를 거쳐서 우석훈이 두번째로 만든 이글루스 블로그를 살펴보게 되었다. 

이전에 네이버 블로그를 본 적이 있는데, 어느새 이글루스로 옮겼던 것이다.

하지만 이 또한 신정아 사건으로 인해 거의 문을 닫았고, 제대로 읽어보지 못한 채 즐겨찾기에 추가만 하고 나중을 기약하게 되었다. 5시부터 예정된 입시폐지 대학평준화 공동행동의 날 문화제 때문이었는데, 그 전에 분당에 관한 글을 조금 쓰다가, 아니 기존에 나와 있던 글들에서 생각을 정리하다가 이것도 늦고 말았다.

 

그리고 문화제가 끝나고 난 후 몇몇 동지들과 얘기를 나누다가 집에 들어와서 예의 그렇듯이 인터넷 서핑에 나섰고, 야스퍼스님의 블로그를 통해 우석훈의 세번째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다.

세번째 블로그는 티스토리에 있다.

 

우석훈의 글 생산력은 대단하다. 어떻게 그렇게 다양하고 많은 글들을 써낼까 궁금해왔는데, 그는 블로그나 게시판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내비치고, 이를 좀더 가다듬어서 글로 발표했던 것이다. 그렇더라도 영어와 불어로 된 원서들을 포함하여 매주 다양한 서적들을 읽고난 후 소화를 하면서 글을 광범위한 주제의 글을 써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 텐데...

 

물론 그의 글은 생태와 평화라는 관점이 있다고 해도 기본적으로 경제학적 시각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샌드위치위기론은 허구다'를 흥미롭게 읽었으면서도 중언부언하고 있다는 점 외에 지나치게 경제학적 관점에 매몰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 것도 그런 이유에서이다. 내가 사회학적, 정치학적 관점을 일관성 있게 견지하고 있다면 뭔가 대안을 말해줄 수 있으련만 그러한 내공은 되지 않는다.

 

아무튼 나름의 내공을 바탕으로 내지를 수 있는 그가 부럽다. 하긴 내가 게으른 것 같기도 하다. 지나치게 웹에 의존해왔던 것이 사실이고, 또한 내 머리에서 나오는 생각을 정식화하기보다는 내 관점과 비슷하다 싶은 글들을 퍼오는 일만 하다보니 내 대가리가 굳고 자주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사라지게 된 것이다. 게다가 많이 소심해져서 다른 사람의 눈치를 살피게 되었고... 이는 혹시 내가 정치조직에 가입하면서 거기에 제한을 두게 된 때문은 아닐까.

 

2.

매주 책을 읽어내지 않는다면 발전이 없다는 데 동의한다. 지난 몇 년간 나는 정체되어 있었나 보다.

우석훈의 블로그에 있는 글들을 읽어보면서 좀더 시간을 아끼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웹에 사용하는 시간은 줄이고...

그 동안 문득문득 떠오르는 알찬 생각들이 많았는데, 이런 것들을 왜 그냥 놓쳐버렸는지... 메모장을 가지고 다니면서라도 기록을 남기는 것이 필요하다. 물론 이것은 파일로 정리해두어야 내 것이 된다. 그 동안 나중에 무슨 말인지 알아먹지 못해서 버린 메모지가 얼마던가.

 

요새는 글을 쓰다보면 옆길로 샐 때가 많다. 말에 두서가 없고... 다 내공의 부족 탓이다.

 

3.

아침에 일찍 연구실에 갔다가 지역위 대의원대회에 가야겠다.

지역위 대의원대회에 할 말이 많다. 집행부의 활동에 대한 추궁에서부터 노회찬, 심상정의 지역구 영입을 추진하다가 좌절된 것, 대의원, 중앙위원들이 회의를 가기 전과 갔다온 후 보고를 하지 않는 것, 대의원대회의 안건이 사전에 공지되지 않은 것, 지역위 활동이 선거에 매몰되면서 당원들의 활동을 이끌어내지 못하고 몇몇 소수 당원들에게 집회나 회의를 문자로 공지하는 형태로만 이루어진 것, 당연히 지역위 내에 비판과 토론의 분위기가 죽어버린 것 등.

 

하지만 대의원대회에 가서는 그냥 침묵하고 있을 예정이다. 이미 내 스스로는 분당 내지 재창당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다. 문제는 그 시기인데, 이는 함께하는 당원들과 지지자들의 규모에 따라 총선 이전이 될지, 총선 이후가 될지가 결정될 뿐, 멈출 수는 없다.

 

이런 중차대한 문제를 당원들과 함께 논의하지 않느냐고? 아마 며칠 내에 내 자신 및 내가 속한 정치조직에서 분당을 위한 프로그램을 제출할 것이고, 이를 가지고 당원들을 만날 것이다. 지역위 집행부가 대상은 아니다. 바로 내 주변에 있는 지역위 당원들, 민지네 회원들, 그리고 당 밖에서도 제대로된 진보정당에 대한 신심이 있는 이들이 소통해야 할 대상이다. 

 

최소한 내년 총선은 민주노동당과 함께하지 않는다. 내가 민주노동당 안에 있든지, 밖에 있든지 간에... 안에 있더라도 전진의 동지들에게 비례대표선거 출마는 물론 당직 출마 또한 거부할 것을 선동할 것이다. 대중적 노동조직에서 활동하는 동지들의 동의를 이끌어내고, 당직, 공직의 분점을 통한 당의 개선 여지가 없음을 보여주면서 아래로부터 대중들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더 이상 민주노동당에 역량을 투자한다 하여 나아질 것으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만 쓰자. 분당에 대한 자세한 글은 나중에 쓸 기회가 있을 것이다. 정말 글이 엇나갔네. 이게 우석훈의 블로그에 관한 글이 맞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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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25 05:25 2007/11/25 05:25

2 Comments (+add yours?)

  1. 삐딱선 2007/11/26 03:21

    '입당'까지 할 거냐 '탈당'으로 그칠 거냐를 고민할 시기가 곧 오게 되나요?^^

    아마 '입당'의 결론을 내리게 되려면, '정파 바깥'의 사람들. 특히 '생활인'(누구는 '생활인' 아니냐 하시면 할 말은 없지만 굳이 이 말을 쓴 의도를 생각해 주시고)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치노선을 만들어갈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할 것 같긴 합니다. 거기에 부가적으로, 아예 민주노총까지 같이 깨든가, 그게 안 된다면 '고난의 행군'을 한 10년쯤 할 준비가 되어 있든가 하는 문제까지.

     Reply  Address

  2. 새벽길 2007/12/02 13:47

    저는 생활인들과 함께 호흡하며 정치노선을 만든다는 것은 조금 주관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것은 각자가 알아서 해야 할 사항 아닐까요?
    민주노총의 배타적 지지 방침을 깨는 것은 조직노동에 기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입니다. 비정규직에 조직화의 초점을 두어야겠지만, 조직노동자 기반 자체를 부정해서는 진보신당 자체가 불가능할 겁니다. 물론 당분간은 선도적인 당 건설이 필요하겠지요.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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