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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의 승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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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실의 책상이 중고학생들이 독서실에서 쓰는 책상처럼 너무 작은 관계로 이를 다시 교체한다고 하는데, 그날이 언제일지 기약이 없다. 그 때를 기다리면서 그냥 책들을 박스에 쌓아놓았는데...

 

같은 연구실을 쓰게 되는 후배 최모양이 와서 언제 공사를 하느냐고 묻는다. 낸들 아나. ㅡ.ㅡ;;

둘다 한숨만 쉬고...

 

그러면서 최양이 책상앞에 붙여져 있는 AFRICA Refugee Day 포스터의 사진, 즉 아프리카 아이들이 카메라를 향해 해맑게 웃으면서 다가오는 사진을 보더니 씩 웃는다. 나는 이거 종길이가 붙여놓은 거라고 얘기를 하자, 최양은 둘을 연결시키면서 종길이와 내가 학생회관 앞에서 호암교수회관 노조가 농성할 때 함께 집회하는 걸 봤다고 말한다.

 

내가 당황한 듯이 "그럴리가 없다, 종길이하고 간 적이 없다"고 하자, 최양 왈, 따로따로 봤다고 얘기한다. 그러자 나는 아마 파업이 타결된 날 본 모양이라고 했다. 그러자 어떻게 되었냐고 최양이 물었고, 나는 패배했다고 하면서, 악덕기업주가 따로 없다고 해주었다. 

 

그러면서 떠오르는 어제의 기억.

어제 저녁식사는 호암교수회관에서 했다. 프로젝트 회의가 끝나고 저녁식사를 위해 돌아다녔더니 동원관도 영업을 하지 않고, 중국음식점인 금룡도 공사중이라고 하지 않는다고 해서 호암교수회관으로 이동한 것이다.

 

가는 길에 택시 안에서 타대학 교수인 곽모 교수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최모 교수에게 언제 파업이 끝났냐고 묻자, 최 교수 왈, "학교가 이겼어".   

 

이게 호암교수회관 노조 파업 타결의 본질이다.

단체협약이 가체결되었다고 할 때부터 뭔가 조금 이상하다 했더니 민간서비스연맹에서 개입하여 노조부위원장과 서비스연맹 관계자가 협상장에 들어가서, 조합원들의 뜻도 제대로 수렴하지 않고, 서울대측의 요구를 들어준 것이다. 뭐라고 변명을 해도 노조 측에서 확답을 받은 것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이런 식으로 끝났으니...

 

호암교수회관노조, 서울대와 단체협약 가체결

 

식사하는 도중에 들어온, 아마도 조합원이었을 게 분명한 종업원에게 왠지 미안했고, 식사하는 내내 마음이 찜찜했다. 그래도 식사를 남기지 않고 잘 쳐먹은 것을 보면 거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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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0/01 20:48 2007/10/01 20:48

댓글1 Comments (+add yours?)

  1. 종길 2007/10/02 13:50

    그렇게 허무하게 끝난 것이었군요. 끝났다고 하면서 별 말이 없길래 잘 끝났겠거니 했습니다. 호암관 가서 밥먹으면 가슴이 더 답답해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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