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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세욱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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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어떻게 시간을 보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냥 멍하게 있다 보니 하루가 지나갔더군요.

  

허세욱 동지의 운명 소식을 듣고 한강성심병원에 갔다 왔습니다. 두차례 왔다갔다 했네요.

물론 진작 밤 7시에 있었던 촛불집회에는 참석하지 못하지만요.

밤새 비바람이 오고, 돌풍까지 몰아친다고 하여 빈소가 걱정입니다.

치려고 했던 추가 천막도 치지 못하고, 있던 천막도 참 위태위태하더군요.

집에 일이 있었기에 일찍 나올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습니다. 

허세욱 동지의 시신은 없지만, 빈소가 걱정됩니다.

  

사실 그 동안 허세욱 동지의 쾌유를 비는 촛불집회가 그리 내키지 않았습니다.

다들 자신이 허세욱 동지와 어떤 관계를 맺었고, 자신이 본 허세욱 동지는 어떤 사람인지 고해성사를 한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그 흔한 무슨 위원장, 무슨 대표라는 직함은 없었지만, 당신이 갈 수 있는 집회에 최대한 참여하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하려고 애썼습니다.

그래서 집회에 나름 참여했던 이라면 그를 모를 수가 없고, 그와의 인연이 없을 수 없지요.

   

그가 이 세상에 없는 지금 허세욱 동지가 더욱 생각납니다. 

허세욱 동지는 참 부담스러운 분이었습니다.

어떤 사안이든지 당신의 열정은 보통을 넘는 것이었기 때문이죠. 

게다가 그와 얘기를 나누다 보면 미군 장갑차에 깔려죽은 두 여중생의 원한을 반드시 갚아야 한다는 말을 한번쯤은 하게 됩니다. 

   

그래서 그와 대화를 나누는 것은 부담이 되는 것이었습니다.

저 또한 최근에는 허세욱 동지와 속 깊은 얘기를 별로 나눠보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그의 죽음이 더욱 가슴 아픈 이유이고, 그의 분신에 대해 별 말을 하지 못했던 이유입니다.

돌아가시지 않았다면 그 동안 못나눴던 얘기를 나누고 싶었는데...

   

인사를 할 때마다 항상 웃음으로 대해주면서 양손으로 제 손을 꽉 잡아주던 그가 생각납니다.

지난 3월 30일 시청 앞 촛불문화제에서 생전의 그를 마지막으로 보았습니다. 

머리에는 봉투를 쓰고 목에는 한미FTA를 반대하는 주장들을 쓴 피켓을 매고 선전전에 임하던 허세욱 동지의 모습은 그냥 몸만 달랑 갔으면서도 그것도 뭔가 대단한 결심을 하고 간 것인양 했던 저를 부끄럽게 했었습니다. 

  

4월 1일 허세욱 동지의 분신 소식을 들었을 때 믿을 수 없었지요.

차라리 만우절 농담이었으면 했었습니다.

지금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어제 공개된 또다른 유서에서 그는 자신을 위해 모금은 하지 말아달라고 했더군요.

마지막까지 주위의 동지들을 왜 그리 부끄럽게 하는지...

   

한독식구, 나를 대변할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나는 절대로 위에 설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모금은 하지 말아 주세요. 전부 비정규직이니까. 동지들에게 부탁(나를 아는 동지). 내가 죽으면 화장을 해서 전국에 있는 미군기지에 뿌려서 밤새도록 미국놈들 괴롭히게 해주십시요. 효순미선 한을 갚고 (미군기지에 재를 뿌렸기 때문에 부과될)돈 벌금은 내돈으로 부탁. 2007.4.1

 

처음 이 글을 쓸 때에는 하고 싶은 말을 다하고 싶었는데, 그냥 멍하기만 합니다.

죄송한 마음만이 들 뿐이죠.

허세욱 동지의 뜻을 이어받아 한미 FTA 무효화와 체결 저지에 나서겠습니다. 

  

허세욱 동지의 영원한 안식을 기원하면서,  

동지와 함께 했던 지난 시간들을 잊지 않으렵니다. 

다시한번 허세욱 동지의 명복을 빕니다.  

  

[난중일기] 또 한 사람의 전태일을 보내며(노회찬)

분신한 자리에 동전 5개 남기고 떠난 허세욱 열사여!(허영구)

"촛불이라도 들지 않으면 부끄러워 견딜 수 없었다" (프레시안, 성현석·기자)

민노 "노무현 정부, 허세욱씨 사투마저 외면" (프레시안, 임경구 기자)

한미FTA 반대 분신한 허세욱씨, 끝내 숨져 (민중의 소리, 추주형 기자) 

허세욱 조합원 끝내 사망... (노동과 세계) 

[4.15급보] 허세욱 동지 끝내 운명 (민주노총)
시신유출 둘러싸고 진상조사 돌입... 민족민주노동열사 허세욱동지 장례대책위 꾸려져 

숨진 허세욱씨 “모금하지 마세요. 전부 비정규직이니까…” (한겨레, 하어영,이종근기자)
‘반FTA’ 분신 ‘소외층의 한’ 품은 채 끝내 하늘로…

 

윤선애 -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아무말도 말아요 지나간 일이라면

수많은 이야기 속에 오해가 너무 많은 걸요

물어보지 말아요 지나간 일이라면

무슨 대답으로도 진심을 전할 수 없어

그냥 가슴 속에 묻어요 하고 싶던 그 말들도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흩어져간 기억들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땐 나를 안아줘요

오늘 차마 하지 못했던 미안하다는 말 대신

 

돌아보지 말아요 멀어진 사람이면

웃으며 떠나갔지만 아직도 울고 있을 걸요

기다리지 말아요 멀어진 사람이면

어리석은 그리움 미움이 되어 가겠죠

그냥 가슴 속에 묻어요 하고 싶던 그 말들도

우리가 사랑이라 불렀던 흩어져간 기억들도

다시 만날 날이 있겠죠 그땐 나를 안아줘요

오늘차마 하지 못했던 미안하다는 말 대신

사랑한다는 말 대신



故 허세욱 당원의 뜻을 이어 한미 FTA 저지를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다
   
지난 1일 ‘망국적인 한미 FTA 중단’을 외치며 분신한 허세욱 당원이 끝내 운명하셨다.
허세욱 당원의 운명에 민주노동당은 깊은 애도를 표하며 안타까움과 슬픔을 금할 길 없다.
  
한미 FTA 저지를 위해 故 허세욱 당원이 걸어왔던 길을 이제 국민들은 알고 있다.
또한 故 허세욱 당원이 자신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한미 FTA 협상을 저지하려 했을 때 오직 타결을 위한 타결을 강행한 노무현 정부에 대해서도 국민들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망국적이고 졸속적인 타결에 자축하며 생사의 갈림길에 있던 허세욱 당원의 철저한 사투마저 외면 한 것이 노무현 정부이다.
민주노동당은 국민 저항에 눈감고 귀를 막는 정부를 국민의 정부라 인정치 않으며 반인륜적이고 반민중적인 노무현 정부의 행태를 규탄한다.
   
또한 한미 FTA 저지를 위한 고인의 숭고한 희생은 외면한 채 정쟁의 꺼리로 희석시킨 정치권의 비도덕적 행태에 대해서도 민주노동당은 간과하지 않을 것이다.
  
끝내 한 국민의 목숨마저 앗아간 한미 FTA 타결은 더 이상 국민들에게 장밋빛 미래가 아니다.
그럼에도 노무현 정부는 한미 FTA 타결 무효를 선언하지 않은 채 끝까지 강행하려 한다면 결국 강력한 국민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경고한다.
  
이제 더 이상의 희생은 없어야 한다.
故 허세욱 당원 앞에서 민주노동당은 한미 FTA ‘타결’을 한미 FTA '저지‘라는 승리로 만들기 위해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선다.
  
민주노동당은 고인이 뜻을 이어 한미 FTA 저지 그날까지 투쟁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2007년 4월 15일
민주노동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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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6 02:28 2007/04/16 02:28

2 Comments (+add yours?)

  1. 삼족오 2007/04/16 11:27

    故人이 되신 허세욱님의 冥福을 빕니다.

    이런 글을 여기에 남겨서 죄송합니다.
    블로그 순례 중입니다. 너무나 열받고 슬퍼서요...

    한미 FTA가 "짜고 친 고스톱"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http://memolog.blog.naver.com/hispuzzle/190
    (이 글 맘에 안들면 그냥 지우세요^^ 죄송합니다.
    참고로, 저는 수년전에 "평준화주의자를 타도하자"는 글로 전교조 내부 노선투쟁을 일으킨 無名風 三足烏올시다.)

     Reply  Address

  2. 그유 2007/04/17 07:57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Reply  Add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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