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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하례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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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1. 2 (화)

- 행정대학원의 신년하례식(시무식인가?)이 있었다. 이런 신년하례식 자리에 참여한 것은 작년에 이어 두번째이다. 이런 자리를 그리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에 기회가 되어도 참석하지 않았었는데, 어찌 하다보니 그렇게 되었다.

  

원래는 기회가 되면 김진균기념사업회 운영위원들과 함께 김진균선생님 사모님을 뵈러 가려고 했는데, 시간이 겹치는 바람에, 그리고 나름 할 것이 있어서 행정대학원 시무식에 참여하였다.

 

처음에는 만나는 사람들에게 모두 웃으면서 새해인사를 하려고 했는데, 그게 쉽게 되는 것은 아니었다. 어쩔 수 있나. 시무식 자리에서도 구석에 쳐박혀 진행되는 것을 지켜보았다. 연구원, 학생들 중에서는 내가 상당히 나이가 많은 축에 끼더군. 그래서 빨리 논문을 쓰고 나가야 한다는 생각을 더욱 하게 되었다.



오후에 부원장이 불러서 지식센터의 사업계획에 대해 얘기를 하다가 행정대학원 총서를 지식센터에서 발간할 수 있는지 검토해보라고 하여 이에 대해 살펴보기로 했다. 그런데 그게 쉽게 될 수 있는 건 아닌데...

  

저녁 때 자리에 있다 보니 박사과정 한 친구가 와서 내 후임을 할 수 있는지 문의하러 왔다. 그에게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얘기를 해주면서 최종결정은 소장에게 달려 있음을 주지시켰다. 소장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 이전에 그 친구가 물망에 올라왔을 때 솔직히 그리 탐탁스럽지 않았다. 과거 과정 조교를 할 때나 전산조교를 할 때를 기억해보면 약간 성실하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 사람이든 후임이 필요한 현실에서 그래도 일단 채워졌으면 좋겠다.

  

밤에 갑작스럽게 어머니가 올라오신다고 한다. 내일까지 어머니와 내가 주민등록 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내 핸드폰이 꺼져 있어서 연락이 계속 안되고 해서 직접 올라오시는 것이다. 이 핸드폰이 말썽이다. 빨리 바꾸어야 할 텐데, 돈도 없고, 귀찮기도 하고...

  

새벽 2시가 다 되어 도착하는 어머니를 마중하러 버스터미널에 가려했지만,  1시에 지하철이 끊기지 않는가. 가장 지근거리인 교대역까지 지하철로 가고, 이후에 강남 고속터미널까지 걸어갔다. 역시 강남이 좋긴 좋구나.

 

대기하고 있는 택시가 신림동 고시촌까지 만이천원에 모신다고 한다. 물론 다른 동행이 있다. 조금 꺼림직했지만, 그래도 조금더 싸게 온 느낌이다.

   

ㅇ 1. 3 (수)

   

오전에 연구실에 가지 않고 주민등록 이전을 했다. 한 김에 확정일자도 받고...

국민은행에서 전세자금 대출과정에 대해서도 알아보았다.

젠장, 나는 왜 근로자가 아닌 건가. 역시 지식센터에서 근무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법인이 아니다 보니 재직증명서도 떼지 못하고, 의료보험을 비롯한 4대보험도 안되니, 소득증명이 안되는 건 당연하다. 언제 근로자자격을 받을 수 있을까.

아마 그건 그렇고, 대부분의 정규직들도 자신이 제대로 된 노동자임을 입증하지 못할 텐데...

  

퇴근할 때 즈음에 소장이 내일 원장을 만난다고 올해 사업계획을 예산내역에 맞춰 써달랜다. 항상 이렇다. 이런 것이 지식센터에 근무할 때의 피곤함이다.

두시간 반동안 작업을 해서 보내드렸다. 이렇게 일을 처리하다 보니 내가 이 나이되도록 다른 곳에 가지 못하고 계속 여기에 잡혀있는지도 모르겠다.

 

ㅇ 1. 4 (목)

  

아침에 예상대로 소장이 부른다. 그리고 다시 사업계획을 수정하고... 저번에 후임으로 하자고 했던 사람에 대해서는 약간 뜨뜻미지근한 반응을 보인다. 어떻게 한다.

    

아영씨를 졸라 피자를 사먹었다. 물론 약속된 것이기는 했지만, 스스로 조금은 얌체 같다는 생각이 든다. 피자를 먹으면서 예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다. 이렇게 아영씨, 행문씨와 함께 뭘 먹을 때가 나름 편하다. 부담도 없고...

아직 세상물정을 그리 많이 알지 못하는 아영씨에게 고생만 시킨 것은 아닌지 싶어 미안하다.  

  

행문씨가 지식센터를 그만 두게 되면 나와 함께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생각이 없냐고 묻는다. 아직 명확하진 않지만, 그래도 나와 함께 있으면 행정학 공부를 할 수 있겠고 판단하는 것 같다. 그런데 사무실을 마련하는 게 쉽나. 월세도 그렇지만, 보증금 마련도 쉽지 않을 텐데...

역시나 부동산119를 찾아봤더니 보통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40만원 수준이다. 그 정도는 4명도 기거할 수 있겠지만, 재원마련도 그렇고, 맘에 맞는 동무를 구하는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니다.

   

저녁에는 전진 기관지 모임이 있어 공덕동 사무실로 향했다. 공덕동 사무실은 양경규-김창근 후보의 선본사무실로 사용되기 때문인지 와글와글한다. 노아세 사람들이 회의를 하기 때문에 구석에서 기관지 모임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노명우 후보가 출마를 하는구나. 회의를 하는 도중 들려온 1,3,5,7 하는 소리가 별로 달갑게 다가오진 않았다.

  

기관지 모임에서는 다음호 특집으로 '학습운동을 새롭게 시작하자'를 하기로 하고, 학습운동 왜 다시 시작해야 하나(총론), 당 교육, 이대로 좋은가(좌파, 노동운동 내의 학습에 대한 평가포함), 학습모임 소개와 한계(사례)와 함께 커리큘럼으로서 학습운동 시작을 위하여 정치경제학을 다루기로 하였다. 시의적절한 주제이다. 이슈에서 이번 민주노총 선거와 관련하여 정책적인 쟁점을 다루어보기로 했는데, 필자 섭외가 쉽지 않을 듯하여 나중에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어 열린 선거강령 TFT는 내 스스로에게도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이 자체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움직임이 전진 내부에도 일부 있지만, 사실 여기에서부터 선거라는 게 출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이럴 때 보면 내가 많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자연스레 하게 된다.

  

뒷풀이 자리에서 나는 예의 투덜이로 돌아가 있었다. 좌충우돌 이 사람 저 사람에게 전진이 현 민주노총 선거에서 보이는 문제들, 후보 선정과 관련된 문제, 당직선거에서의 문제, 그리고 전반벅인 당의 문제들에 있어서 내가 가진 얘기들을 털어놓았던 것이다. 하지만 구형구 동지의 말대로 좀더 공식적인 라인에서 공식적인 문제제기를 우선했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싶다. 아무리 그래도 나와는 의견이 가장 비슷한 동지들 아닌가.

   

신림동으로 오는 길에 김형탁 동지와 김민하 동지, 그리고 김진영 동지와 함께 서울대 입구역에서 다시 술을 마셨다. 나만 결의했어도 그냥 올 수 있었는데...

그래도 김형탁 동지와 자주 얘기를 나눌 수 있어서 좋다.

  

ㅇ1. 5 (금)

  

월요일이 휴일이어서 그러한지 이번주는 시간이 금방 가는 것 같다.

공기업 경영평가 관련모임이 비정규센터에서 예정되어 있어서 오전 내내 이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진작 시간을 착각해서 모임에 가지 못했다. 왜 1시라는 것을 3시로 착각했는지... 아마도 저번주에 제대로 평가를 하지 않고 넘어가서가 아닐까. 현우와 다른 성원들에게 미안할 뿐이다. 괜히 부담이 생긴다.

  

그렇게 모임하나를 째고 나니 오후가 널널해졌다. 오후에 뭘했는지... DB개발포럼 자료집 정리를 했구만. 집중해서 해야 하는데, 인터넷 서핑하면서 하니 진도는 안나가고... 게다가 엉뚱하게 그 사이트에 들어갈 것은 또 뭐람.

  

최은희 씨가 결혼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강북에서 사무국장을 하는 김희서 동지와 결혼을 하게 된다. 강북에서 함께 활동하면서 좋은 감정을 발전시켰나 보다.

최은희 동지를 알게 된 것도 상당히 되는 것 같다. 동생보다는 늦지만, 그래도 알게 된지 꽤 되었는데, 막상 결혼을 한다니 만감이 교차한다. 이렇게 예전에 소개팅 비스무리한 것을 한 이들의 결혼소식을 들을 때마다 이상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아무튼 둘다 내가 좋아하는 동지들인 만큼 아마 잘 살 것임을 의심하지 않는다. 행복이 함께 깃들기를...

 

정광호 교수가 와서 한국조직학회에 함께 발표했던 논문들을 갖다준다. 내가 기여한 것도 별로 없는데, 공동저자로 이름이 들어가 있어서 기분이 묘하다. '미국 규제기관의 리스트 관리행태: 불확실성과 정치영향에 따른 제약을 중심으로'라... 내가 이에 대해 얼마나 안다고... 아무래도 1월에 논문을 하나 써야할 듯하다.

    

8시가 넘어서 집에 왔는데도 민서만 있고, 동생네는 아직 오지 않았다. 고구마를 대략 집어먹고 난 후 동생과 영실씨가 왔는데도 별로 신경쓰지 못하고 비글비글하다가 그냥 자고 말았다. 최근에 이렇게 일찍 잠든 것은 처음이다.

   

ㅇ 1.6(토)

  

집에서 어영부영.

동생네가 집에 와 있으면서 조카 민서와 놀다가, 그리고 피곤해서 비몽사몽하면서 시간을 보냈더니 그렇게 하루가 갔다. 게다가 어머니가 와계시면 함께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 외출하는 게 좀 꺼려진다.

  

낮에는 동생이 사온 고기를 구워먹었다. 맛있게 먹긴 했지만, 이렇게 집에서 먹게 되면, 그게 우리집이든, 아니면 동생 집이든 내가 나서지 않게 되고 동생네에 대부분의 일처리를 맡겨 버린다. 이럴 때 보면 내 안의 가부장제가 살아 움직이며 실천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게으름에 대한 찬양'에 동의하면서도 그게 다른 이의 부지런함이나 강요에 기반한 것이라면 문제가 있음을 느끼게 된다. 

   

어머니가 계시다 보니 하게 되는 게 있다. 바로 피망 고스톱. 오랜만에 다시 했는데, 금방 사이버머니를 잃어버린다. 그런데 왜 고스톱을 하게 되는 걸까. 아무래도 켜져 있어서겠지.

  

주말에 장하준 교수의 [국가의 역할]하고, 최장집 교수의 [민주주의의 민주화]를 다 읽으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이렇게 어영부영해서는 진도가 나가지 않을 듯하다.

 

내일은 최은희 씨 결혼식에 가야 한다. 동생 것과 권승복 위원장의 부조도 함께 맡았으니 짜알 없다.   

 

ㅇ 1.7 (일)

 

새벽에 영화 '콜드 마운틴'을 보았다. 어머니는 고스톱에 열중하시고... ㅋㅋㅋ

그럭저럭 볼 만하더구만. 주인공으로 르네 젤위거와 주드 로, 그리고 니콜 키드만이 나온다. 니콜 키드만의 더빙을 맡은 성우의 목소리를 왜 그렇게 고운거냐.

  

영화를 보면서 어머니가 가져온 고구마 마지막 분량을 다 해치웠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새벽에 배가 출출해서 간만에 라면이나 끓여먹어 볼까 했더니 어머니가 끓여주신다. 어머니가 라면을 끓여주신 것은 몇 년만이 아닌가 싶다. 거의 나나 동생이 끓였던 듯한데... 하지만 오랜만이라서 그러한지 라면 끓이는 실력은 아들들을 따라오지 못한다.

 

그리고 지금 이 시간에 아직 자지 않고 일주일치 일기를 쓰고 있다. 물론 조금씩 메모를 해놓은 게 있어서 쓰기는 그리 어렵지 않다. 역시 기억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메모가 최고다.

 

언제 자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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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1/07 06:56 2007/01/07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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