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04'에 해당되는 글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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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드디어 인터넷을... 2005/04/24
  3. Hello! 2005/04/12

화장실에서

from 우울 2005/04/30 16:08
난 화장실에 앉아있어요
지금 당신은 뭘하고 계실까?

화장실에서만 인터넷이 된다.
90년대 모뎀보다 더 느리고,
불안정한 면에 있어서는 뭐 비교할 대상이 없는 인터넷 서비스라고 할 수 있겠다.

인터넷을 해보겠다고
화장실까지 노트북을 들고 들어와 본 나도 참 우습다.
하지만 서비스 이용료도 냈는데 어떻게든 사용함이 옳지 않겠나...^^

곧 5월 1일이 된다.
어제는 어학원에서 독일어 선생이 독일의 메이데이에 대해서 이야기 하면서
검은 옷을 입은 '좌파' 노동자들과 경찰들의 충돌로 다칠 수 있으니 조심하라고
충고해줬다.
충고와는 관계없이 'Links-좌파', '노동자의 날' 등의 단어가 나오자
가슴이 두근두근 거렸다.

사람들이 참 크다.
여자들도 남자들도.
나같은건 정말 작기도 참 작다.

힘도 참 세다.
1리터짜리 물병을 가방에 넣고 다닌다.
사람도 크고 가방도 크고 물병도 크고 데리고 다니는 개도 크고
번쩍 번쩍
한국사람들이랑은 물건을 드는 세기에 있어 차원이 다른 것 같다.

뭐랄까...
이곳은... 물의 농도가 진해서 흐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아주 거대한 강이랄까
그런 느낌이다.

햇볕이 찬란한데도
회색안개 속에서
표면에 진한 녹색의 이끼가 두껍게 덮인,
건너편이 보이지 않는 강가에 서있는 듯한 느낌이 드는 것은 왜일까

같은 유럽이라지만 각 나라 사람들이 참 다르다.
뭐랄까 세상에는 정말 전형이라는 것이 있구나 싶다.

베를린에서는 색깔을 느낄 수가 없다.
사람들의 옷색깔이 너무 낯설다.
대부분이 참...선명하지 않다.
빛바랜 도시.

흐름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느려서
한국에서 처럼 무언가가 마구 떠내려가 버리는 일은 없다.

들은 이야기로
한국에서 오는 노동자대표들은
해마다 다른데
해마다 같은 질문을 한다고 한다.
이곳에서는 그런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다.
왜 지난 자료들을 미리 읽고 새로운 것을 준비해 오지 않는가 묻는다.

연방정부대표가 TV에 나와서
자신이 한 결정이 잘못이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도 한다.
지난 주였나 나는 사실 깜짝 놀랐다.
Fehler gemacht - 대략 상황에 맞게 우리말로 하자면 '잘못 결정했었다'
좀 더 많은 정보를 검토했었어야 했다
고 이야기 하는데 너무 낯설어서 너무 낯설어서 너무 낯설었다.
정치가라면 적당히 쇼맨쉽을 발휘할만도 한데
참으로 담백하기도 하였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똑같기도 하지만 참 다르기도 하다.
이곳에도 작은 한국이 있다.
한국인들이 모인 곳은 참 한국스럽다.
참 그렇다....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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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30 16:08 2005/04/30 16:08

드디어 인터넷을...

from 우울 2005/04/24 21:51
bear.jpg
집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록 상당히 느리고 불안정하지만 사용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상당히 기쁘다.
이러 저러하여 베를린에 왔다.
벌써 온지 한 달이 넘었다.
참으로 긴 한 달이었다.
운좋게 2년유효비자를 받았다.
보통 어학원 등록기간 정도의 비자를 주는 경우도 많다는데
어찌되었건 운이 좋았다.
집계약도 하고 어학원도 끊어서 다니고 은행계좌도 개설하고
기타 등등 하는 사이에 이곳에 봄이 왔다.
처음 도착했을 때는 진짜 진짜 추웠는데.
눈도 왔는데.

내 방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들이 갑자기 무성해졌다.
이곳 나무들은 상당히 크다.
내 방 창문으로 보이는 나무들은 대략 이곳 10층 건물 높이 만큼 크다.
이곳 건물들은 한 층의 높이가 우리나라 건물들보다 높으니까
어쨌든 나무들이 진짜 큰 거다.

내 방은 건물 7층(우리나라 8층)에 있는데도 나무들이 크니까
방안에서 창문을 통해 나무들이 보인다.
여기서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일은
창가의 라디에터에 앉아서(뜨끈하니 좋다)
햇볕을 받는 나무들을 보거나
노을이 지는 것을 보거나
지나가는 개들을 내려다보는 것이다.

이곳의 개들은 대개 나만큼은 크다.
그리고 무척 순하다.
하지만 아직 한번도 제대로 같이 놀아본 적이 없다.
다들 주인이 있어서 혼자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녀석은 아직 한번도 못봤다.
뭐랄까 사람들이 많은 곳은 언제나 이렇게 조금씩은 답답한걸까?

베를린에는 한국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사실 한국말만 하고 살려면 살 수도 있을 것 같다.
독일 사람 찾기가 오히려 어려울 정도로
외국사람들이 많다.
특히 음악공부하러 온 한국학생들이 어찌나 많은지 좀...끔찍할 정도.

때로는 믿기어려울 정도로 외롭다.
아무와도 아무말도 할 수 없으니까.
나는 이제 너무 까다로워져서
아무하고나 이야기를 할 수 없게 되었다.
딱히 속한 곳이라고는 어학원 뿐인데
대화가 가능한 사람은 아직 못찾았다.
함께 음악도 듣고 영화도 보고 이야기도 하고
뒹굴 수 있는 사람이 한 사람도 아직 없는 건
뭐 당연한 거지만
그래도 외롭기는 하다.

가장 견디기 어려운 것은 책을 읽을 수 없다는 것이다.
생각도 못했던 벽이었다.
한국에 있으면 1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는데
이곳에서는 지난 한달 동안 겨우 3권의 책을 읽었다.
한국에서 가져온 '사요나라 갱들이여'는 두 번 읽었다.
역시 한국에서 가져온 보르헤스의 책 중에서 한권을 한 번 읽었다.
그리고 이곳 벼룩시장에서 1유로주고 '어린 왕자'를 사서는
더듬더듬 기억을 되살려가며 가까스로 읽었다.
독일어를 빨리 잘 하고 싶어서
한국어로 된 책은 안읽으려 했는데
그랬다간 당장 읽을 수 있는 책이 거의 없다.
서점에 가서 어린이를 위한 동화를 뒤적이는 데도 사전을 몇 번씩 찾아야 하니
답답한 일이다.

어린왕자를 읽는데,
항상 엉엉 울곤하던 부분에서 눈물이 목까지밖에 올라오지 않았다.
쩝.

아침 7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먹고 씻고
9시까지 어학원에 갔다가
12시 조금 넘어 어학원이 끝나면 대략 한시쯤 집에 돌아오거나
다른 일들을 보고 2,3시쯤 집에 돌아와서 밥을 먹는다.
TV를 틀어놓고 뒹굴뒹굴 혹은 처리해야하는 자질구레한 일들을 처리한다.
하우스마이스터를 찾아가서 서류를 낸다거나 등등
저녁을 먹고 잔다.

같은 건물에 살고 같은 어학원에 다니는 한국친구들이 가끔 찾아와서
정보를 주기도 하고 약간 귀찮게 굴기도 하고
같이 파티에 가기도 하고
파티를 연적도 있다.

근데 난 너무 게을러서 그냥 혼자 집에 있는게 더 좋다.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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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24 21:51 2005/04/24 21:51

Hello!

from 우울 2005/04/12 23:18
I'm in Berlin.
How are you?
I'm O.K.
I can't write Hangul in this place.
Besides I forgot many english words.
As I memorize a Deutsch word, I forget two English words.
It's so strange for me to use English.
I'm not sure of the order of words, spelling....
Forgive me.

anyway...
I can't remember anything about Korea.
I don't have enough time to think about Korea.
But I miss you inside of my deep mind.

What's going on there?
Here, I really want to make a friend.
You know, It is very difficult to make a friend.
All the persons around me are very young and have different thinkings from me.
I know that It will take a long time but sometimes I want real conversation.
But It's O.K.
That's as usual.
Please, Keep in touch with me.

Tschus! Bis dann!

Hallo!
Ich bin in Berlin.
Wie geht's?
Ich bin O.K. Ich bin gesund.
Ich habe Visum fur zwei jahre gehabt
und auch vertrag fur mein Zimmer geschlossen.
Alles sind O.K.
Aber Ich vermisse dich.
Bitte schrieb mir einen Brief oder e-mail.
Tschus. Bis da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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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4/12 23:18 2005/04/12 2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