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11'에 해당되는 글 5건

  1. 매트릭스[2] - 거짓말 2003/11/26
  2. 매트릭스[1] 2003/11/20
  3. 최근에 내가 뭘 봤더라... 2003/11/20
  4. 쓰고 싶다 2003/11/20
  5. 어디서...... 2003/11/10
1.
어린 시절, 개토는 거짓말을 밥먹듯이 자주 하는 축에 속하는 아이였다.
거짓말 한 번 했다하면, 아빠한테 개패듯이 맞으면서도,
그래서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았으면서도, 개토는 거짓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개토는 근본적으로 나쁜 아이인 거라고, 스스로를 미워하면서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 사소한 거짓말로 삶을 지속하던 어느날,
제목을 기억할 수는 없지만 굉장한 구절이 담겨있던 책을 읽었던 것이다.
'거짓말을 많이 하는 아이는 작가가 될 소질을 가진 아이다'라는 것이 그 구절의 요지였다.

개토는 그 구절로 인해서 꿈을 바꾸기로 했다.
화가가 되고 싶었지만, 개토는 운명적으로 작가가 되어야 하는 것이구나,
소설가가 되어야 하는구나, 대단한 소설가가 될테다, 그래서,
나를 방구석으로 쥐몰듯이 몰아 빗자루로 패곤 하던
아빠에게 보란듯이 거짓말이 훌륭한 것, 아름다운 것이라는 것을 입증하리라.

아빠는,
거짓말이 얼마나 나쁜 것인가, 개토는 얼마나 비뚤어진 아이인가를
끊임없이 이야기함으로써 마치 어설픈 조각가처럼
개토의 마음을 보기흉하게 여기저기 깎아내고 상처주었던 것이다.

(생각해보면, 작가가 꼭 소설가여야할 필요는 없었건만...)

인간은 어째서 거짓말을 하는가? 하는 거창한 질문에는 대답할 수 없지만,
개토는 스스로를 표현하는 가장 훌륭한 수단이 거짓말이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거짓말에는 아름다운 점이 있다.
그 안에는 진실만으로는 담을 수 없는 수많은 은유와 호소와 슬픔, 유머가 진실을 포함하면서 담겨있다.
완벽한 거짓말에는 완벽한 진실보다 더 많은 내용이 포함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누구나 알다시피, 거짓말은 유리로 만든 도미노 같은 것이다.
가장 완벽한 거짓말조차도 그 본질적인 속성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
그러나 일반적인 상식과 달리, 하나의 전체를 이룬 거짓말이 사회적으로 무시당하게 되는 이유는
그것이 거짓임이 밝혀지기 때문이 아니라
그 거짓말이 하찮은 것이라는 사실이 밝혀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히틀러는 대중을 속이자면 거대한 거짓말을 하라고 하지 않았던가
사람들은 속는 것이 아니라 사실, 감탄하는 것이다.

2.
예술을 한다는, 혹은 표현을 직업으로 삼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완벽한 거짓말을 목표로 한다고 생각해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뉴로맨서>를 쓴 윌리엄 깁슨은 해커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술을 이해하기 보다
그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시적으로 묘사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했다고 한다.

가장 아름답고 완벽한 체계를 가진 거짓말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들은 그 안에서 진실을 발견하려고 애쓸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현실의 그 무엇도 닮지 않은 예술,
가장 거짓이어야 하는 음악이야말로 가장 완벽한 예술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3.
사람들은 왜 퍼즐을 맞추는가?
맞추어진 퍼즐이 진실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4.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이 진실이다?
매트릭스를 읽으면서 사람들은,
그것이 프로이트의 정신분석이론을 영화로 형상화한 것이라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 운동권을 위한 영화라고도 하고, 철학을 이야기 한다.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은 개토는 <저수지의 개들>을 페미니즘 영화로 만들 수도 있다.

5.
여기에서 멈추는 순간,
그 거짓말은 하찮은 것이 된다.
개토는 매트릭스가 하찮은 거짓말임을 막연하게 느끼면서 속상해 한다.
매트릭스라는 거짓말은 진실보다 더 많은 것이 담겨있기는 커녕 진실조차 담아내고 있지 못한 것이다.

6.
천재를 발견한다는 것은 엄청난 희열이다.
그의 완벽한 거짓말은 진실과 그 이상의 것들로
나라는 작은 세상을 빛처럼, 오르가즘처럼 채워주며
그것을 구하는 것은 나의 가장 인간적인 본성이기 때문이다.
그안에서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하고 희열을 준비하던 개토에게
매트릭스는 또하나의 하찮은 실망이다.

7.
무지하게 재미있는 매트릭스는
채워질 수 없는 허전함을 잠시 채워진 듯 잊게 해주고 무지하게 맛있는, 라면과 같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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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6 15:51 2003/11/26 15:51

매트릭스[1]

from 영화에 대해 2003/11/20 20:57
1. Matrix는 자궁이라는 뜻이다.
동시에, Matrix를 생각하면 바로 떠오르는 연두색 발광 글자들의 흐름, 우리가 사는 사이버 스페이스, 가상 공간을 의미하기도 한다.
우리의 육체는 기계 자궁안에 갇혀있고 우리의 정신은 가상의 세계에 갇혀 있다.
우리는 Matrix안에 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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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0 20:57 2003/11/20 20:57
오늘 아침에는 '뉴로맨서'를 읽기 시작했다.
사무실에 나오느라 조금 밖에 못읽었지만, 역시 몇번을 읽어도 새롭고 경이롭다.
오늘 아침에 깨달았는데, 'Sims'는 그가 만든 신조어들 중 하나와 관계가 있는 것 같다.
사람들에게 새로운 단어를 선사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일이다.
윌리엄 깁슨은 하나의 단어를 통해 사이버 스페이스라는 새로운 세상의 문을 열었다.
그는 사이버 스페이스의 God이다. 태초에 말씀이 있었던 것이다.
집에 가서 마저 읽어야지.

어제는 뭘봤더라...앨러리 퀸의 '열흘간의 미스테리'와 하루키의 '개똥벌레, 헛간을 태우다 외 단편'을 읽었나 보다.

추리소설을 읽을때마다 굉장히 궁금하다.
세상에 진짜 그런 탐정일을 하는 사람이 존재하는 걸까?
어쨌건 나는 추리소설의 좀 잘난 척 하는 면이 마음에 든다.
꼬질 꼬질하고 괴팍하지만 스스로에게 자부심을 가지고 있으며
잡학의 제왕인 탐정들이란 참 매력적인 존재인 것이다.

그 전날 부터는 기억이 안나는군..........
최근에 매치스틱 맨이라는 리들리 스콧의 영화를 봤는데,
상당히 재미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리들리 스콧에 대해 실망을 표하지만 나는 그의 영화가 여전히 마음에 든다.

매트릭스 레볼루션스도 봤는데, 거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정리해야지...
일단, 무지하게 재미있었다.

그리고 전주에서 다 못본 애니매트릭스도 보았었는데, 매트릭스를 다 보고 보니
새롭기도 하고 예전에 전주에서 느꼈던 것과는 사뭇 다르다.

아, 주말에는 노틀담의 꼽추를 영화로 봤는데 새로운 것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다.

콰지모도가 노틀담 성당의 못생기고 무식하기만 한 괴물인 줄 알고 있었는데,
사실은 노틀담 성당 도서관에 있는 모든 책을 다 읽은 지식인이었던 것이다.
디즈니의 '미녀와 착한 야수' 이야기에 완전히 왜곡된 노틀담의 꼽추만 알고 있던 나에게 영화 노틀담의 꼽추는 사실 충격이었다.
그냥 나쁜 놈이었던 성당의 대신부는
사실, 콰지모도를 거두어 길러주고 신앙 외의 삶을 포기한 사람이었으나
에스메랄다를 보고 이성을 잃게 되어 온갖 위악을 저지르게 되는 가련한 캐릭터이다.
왕자같은 것은 나오지도 않는다.

그 안에는, 인쇄기의 발명에 대해 혼란해 하는 권력과
지식을 독점하려는 권력이 있고,
글을 통해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선동가가 있고,
위선으로 가득찬 지식인,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데 자신의 지식을 남용하는 지식인에 대한 비난도 있고....
감동이었다....무엇보다 대사가 참 아름답다....
언젠가 책을 사서 읽어야 겠다고 생각했다.

디즈니 같은 건 정말, 어쩌면 좋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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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0 20:30 2003/11/20 20:30

쓰고 싶다

from 우울 2003/11/20 19:47
나는 가끔 생각한다. 쓰고 싶다고. 막연하게.
그런 욕망을 갖는걸까 아니면 그저 습관일까.
무언가 써야하지 않을까 하고 불안하다.

모니터를 뒤진다.
그리고 뚫어지게 쳐다본다.
쓸 것이 없는지...생각한다.
그러나 영 쓸 것이 없다.
이상하다. 쓸 것이 없으나 쓰고 싶은 생각 혹은 욕망이 있다.

머리가 텅 비어버렸다.
영화를 봐도, 책을 읽어도, 그걸로 끝.

나의 일이 내 마음에 들어서 나는 요새 일을 열심히 하고 있는데
멀티가 되지 않는 나는, 일을 하기만 하면 글을 못쓴다.

그렇게 생각하면, 나에게 인생은 길어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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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20 19:47 2003/11/20 19:47

어디서......

from 우울 2003/11/10 22:12
오천만원만 뚝 떨어졌으면 좋겠다.
집에 빚 다 갚고, 엄마, 아빠 전세라도 어떻게 해결되지 않을까?
하아~ 괴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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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1/10 22:12 2003/11/10 22: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