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06'에 해당되는 글 17건

  1. 익명의 힘을 빌어 2003/06/25
  2. 참 하고 싶은 일이 많아 2003/06/22
  3. 오늘 작업 2003/06/20
  4. 환타스틱 소녀백서 2003/06/11
  5. Ghost World 2003/06/11
  6. 오라메디 2003/06/05
  7. 개미 2003/06/05

익명의 힘을 빌어

from 우울 2003/06/25 14:31
이 곳에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이 곳에 오는 사람들은 모두 외롭다.
이 곳에 온다는 것이 증명해 주는 것은 그것 뿐이다.
새벽 4시 46분,
외로움을 증명하고 있다.

의미라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냐고 묻는다면
왜 그 무언가가 있지 않냐고 하고 싶지만
그 무언가는 없다고 다들 그러지 않는가

외로움의 농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농도 이상인 경우에
누군가가 자신의 외로움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이 허용되는가

자기검열에 대해서

허용치를 한참 밑도는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는 것은
검열이 부족한 탓이다.

이 곳에 글을 쓴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서

자기검열이 부족한 고토는 허용치 이하의 외로움에도 불구하고
익명의 힘을 빌어 외로움을 증명하고 있다.

혹은

살아있음을 인정받으려하는 것이다.
의미와 마찬가지로
내가 있다는 사실은 존재하지 않고
내가 있음을 증명하는 인간들만이 존재하는 것으로부터
의미의 부재와 같은 현상히 일어나기 시작한 것이 아닐까

그러나,
누군가 내가 있음을 진실로 증명해주지 않는다면
너무나 외로운 것이다.

'그가 매혹적이었고, 웃었고,
양 한마리를 갖고 싶어했다는 것이
그가 이 세상에 있었던 증거야.
어떤 사람이 양을 갖고 싶어한다면
그건 그가 이 세상에 있다는 증거야.'

꺽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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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5 14:31 2003/06/25 14:31

참 하고 싶은 일이 많아

from 우울 2003/06/22 14:42
참 하고 싶은 일이 많다.

책도 읽고 싶고
영화도 보고 싶고
음악도 듣고 싶고

글을 쓰고 싶고
그림을 그리고 싶고

생각해 보니 그게 다다.

그런데, 나는 한 번에 한가지 밖에 못한다.
책을 읽을 때는 책만 읽어대고
영화를 볼 때는 영화만 줄창 봐대고
음악을 들을 때는 음악만 들어대고

그림을 그릴때는 글을 못쓰겠고
글을 쓸 때는 그림을 못그리겠고

몇 주, 혹은 몇 달 간격으로 그런 걸 반복하다보면
그 무엇도 제대로 한 것 같지가 않다.

게다가 중간중간 돈을 버는 일을 꽤 많이 해야하니까...

늘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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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2 14:42 2003/06/22 14:42

오늘 작업

from 그림 2003/06/20 13:40

개토 작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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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20 13:40 2003/06/20 13:40
어제는 '환타스틱 소녀백서'를 보았다.
상당히 우울했다.

원래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여서 즐거운 영화를 보고 싶었는데
완전히 잘 못 고른 것이다.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지만
주인공은 완전히 나잖아.

우울하다.
그녀의 말마따나,
'내 입장을 설명할 수가 없다.'

입장이라는 것이 있기나 한가
즉흥적이고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기껏해야 투덜대고 비웃는 것 밖에는

이해를 요구할 생각도 없다
할 수 없으니까.

여기저기에 사과해야 할 사람들이 있지만
늘 그렇듯이 자기가 원할때만
뻔뻔스럽게 나타나서는

아무일 없었다는 듯 감정을 쏟아붇고 나면
너무 무서워

그곳에 있고 싶지 않아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어...
설명할 수 없지만 나는 어쩔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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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1 23:50 2003/06/11 23:50

Ghost World

from 영화에 대해 2003/06/11 00:00
이상하다.
'환타스틱 소녀백서'의 원래 제목은 'Ghost World'란다.
영화를 만드는 사람은
내가 생각한 것과는 전혀 다른 입장에서
만든 것일까?

이니드의 삶에서 무엇을 건지라는 말인가?
Ghost World를 떠나면 무엇이 있는데?

세상은 Weird하다.

레베카가 원하는 나만의 집과
그것을 위해 참아내는 것들

시모어가 수집하는 희귀한 것들
자기만의 세계

영원한 것이 없다는 사실은
나도 이니드의 나이때에 알았어.

Ghost World에 대한 불만으로 가득 차서
여전히 Ghost World를 떠돌아 다닐 이니드가 보인다.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언가를 하려면 그곳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에

머물고 싶지 않은 것은 아니야
머물 수 없기 때문이야

나를 괴롭히지 말아줘...

나는 견딜 수가 없어
아무것도 견딜 수가 없어

나는 모두를 너무 좋아하지만
함께 있을 수는 없어
나는 그것들을 원하지 않아
모든 것이 소중하지만
그 무엇도 소중하지 않아

벗어날 수 없다.
미국 사회의 풍자라고? 어딘들?

영원히 부조리한 세계의 '이방인'일 뿐이야.

이제 지겹다.




짜증나는 건,
제목을 '환타스틱 소녀백서'라고 바꾼 것과
여기저기 이상하게 소개된 내용과
전혀 아귀가 맞지 않는 의미부여들.

그리고 이니드의 삶에 대한 기분나쁜 동경이다.

그것은 젊은 날에 대한 동경
단 한 번도 실물로 존재한 적 없는 그 젊은 날
제목도 그래서 '소녀백서'다.

이니드의 삶을 '소녀'에 가둬두는
그 무의식적이고 대단한 시스템이 무섭다.

나는 이니드이지만 이니드일 권리는 없다.
물론 권리가 있었던 적은 한번도 없지만,
비현실의 세계인 과거에
그랬던 것처럼 이야기할 때만은
권리가 '있었던' 것처럼 이야기할 권리는 있더라

그들을
'Ghost World'라고 부르는 것은
이니드의 무기력한 시선일 뿐이다.

사실, 그들은 이니드를 'Ghost'라고 부른다.
무서워하는 척 하지만 존재조차 의심하고
요새는 받아들여 주는 척 하면서 존재를 부정한다



울어보고 손을 놓아보고 떠나보아도
영원히 반복되는 Ghost World를 떠날 단 하나의 가능성마저
그 반복의 한 과정일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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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1 00:00 2003/06/11 00:00

오라메디

from 우울 2003/06/05 23:08
요새 좀 한가하다 보니 엄청 바빠졌다.
대체 한가한 꼴을 보지 못하는 개토인 것이다.
한동안 멀리 했던 술과도, 조금은 서먹하지만 가까워져가고
그동안 못만났던 친구들을 만나고
그동안 못했던 일들을 이것저것 들쑤시고 다니느라

원래는 좀 쉴 생각이었는데...
맘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덕분에, 입안이 온통 헐어 버렸다.
혀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특히
아랫입술 아래쪽 입안에 난 허연 구멍에는 자꾸 이가 닿아서
넘넘 아프다.
아프다....쩝.

세상은 넓고 할 일은 지인짜 많다...

아, 어쨌든 그와중에
현재는 사라졌지만 지난주에는 볼안쪽 입안에도 구멍이 있었다.
내 옆 자리에서 일하는 형아가
오라메디를 바르면 좋아진다고 했다.
순진한 나는 굉장히 무서웠지만
형아가 괜찮다고 했다.
분명히 이상한 맛이 날 거라고 생각했지만
형아는 그렇게 이상하지 않다고 했다.
평소에 그다지 자상하지 않던 형이
직접 오라메디를 손에 들고 발라주겠다고 했다.
그때 눈치를 챘어야 했는데...ㅠ_ㅠ
.
.
.

그것은 풀이었다.
초등학교때 색종이 붙이는데 이용하던 그 풀을 잘 굳혀서
입안에 넣는 것이다.
나는 답답해서 질식할 것만 같았다.
입안에 끈적끈적하게 철썩 달라붙어서 잘 떼어지지도 않았다.
닦아내도 닦아내도...오라메디는 무슨 플라나리아처럼
계속 증식하는 것만 같았다.
찝찌름한 그 맛도 매우 싱거운 것이 플라나리아를 먹고 있는 것만 같았다.
무서웠다.
나는 오라메디가 싫어...

그래도 입안에 구멍은 사라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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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23:08 2003/06/05 23:08

개미

from 우울 2003/06/05 00:00
내가 사는 방에는 개미가 굉장히 많다.
매 벽면마다, 매 구석진 곳마다
한번에 열마리 이상의 개미들을 발견할 수 있다.
각각의 개미들을 서로 구분하려는 노력은 해보지 않았지만
어쨌든
한동안 개미들을 관찰하고 있어 본 결과
현재 방바닥이나 벽에 나타난 열마리의 개미들은 끊임없이
벽 뒤의 다른 개미들과 로테이션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다시 말해서, 벽 뒤에는 내가 알 수 없는 숫자의 개미들이
살고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하나, 혹은 그 이상의 왕국이 건설되어 있을 지도 모른다.
아니, 명백히 있다.

나는 그 왕국(들)의 신이다.
신은 전지전능한가?
절대 그렇지 않다.
나는 가구 및 기타 그들이 일용할 양식을 제공하고
가끔 천재지변을 내려 그들을 괜히 벌하고
내 삶을 살아갈 뿐이다.
게다가 나는 우연히 그들의 신이 되었다.
나도 사실 처음 이 방에 이사와서 그들과 조우하였을 때
상당히 당황스러웠다.
사실, 그들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고는 그들이 살고 있다는 것 뿐이다.

어린시절 개토는 개미를 죽이는 잔인한 친구들을 슬며시 경멸했었다.
(대놓고 한 적은 없다.)
하늘에서 엄청나게 커다란 무언가가 내려와
나를 짓눌러 죽인다고 생각하면 너무나 끔찍하지 않은가?
칸트의 정언명법적인 삶을 살아온 개토로서는
내가 당하기 싫은 일을 남이 당하게 할 수 없다고 생각했다.
따라서 개미들을 눌러 죽인다거나 하는 것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신이 된다는 것은 그래서 상당히 괴로운 일이다.
개토는 요새 개미들에게 다양한 방식의 천재지변을 겪게 하고 있다.
발등에 올라와 나를 문다거나
떨어져있는 음식에 떼지어 꿈틀대고 있다거나 하면
신은 매우 짜증이 난다.

어제는, 우선 스카치 테이프로 눈에 띄는 녀석들을 잘 눌러죽였다.
나중에는 개나 고양이 털을 옷에서 뗄때 사용하는 룰러로 개미들을 눌러 죽였다.
아스팔트를 다질 때 쓰는 룰러 차를 생각하면 될 것이다.
그 차를 아주 크게 만들어서 인간들을 둘둘둘 눌러 죽인다고 생각해 보자...
안해도 된다...

룰러를 굴리면 그 밑에서 개미가 두두둑 터지는 소리가 들린다.
고통스럽다.
룰러의 테잎에 여러가지 자세로 터져있는 개미들은 모일 수록
매우 징그럽다.
역겹다...

개토가 여름에 주로 사용하는 제모제는 '내즈'라는 제품이다.
6만원 가량 하는데, 가격대비 상품가치 짱이다.
슥슥 발라서 쫘악 떼어낼때의 그 쾌감,
비교적 완벽에 가까운 제모력이 매우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그건 그렇고,
나 뿐만 아니라 내 방 개미들도 '내즈'를 매우 좋아한다.
내즈는 천연성분인데, 상당히 달착지근한 모양이다.
내즈가 떨어져 있는 곳에는 개미들이 떼로 모인다.

그래서,
어제는 내즈를 이용해 수백마리를 죽여볼까 생각했다.
미끼를 놓고 녀석들이 나오면 룰러로 쫙 밀어버리는 것이다.
손톱만큼의 내즈를 개미들이 자주 출몰하는 지역에 꺼내놓고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렸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개미들이 내즈 근처에 가지 않는 것이었다.
내가 지켜보고 있기 때문인가?
일단 물러나서 침대에 누워 먼 곳에서 관찰을 시작했다.
1시간이 지났다.
깜짝 놀라 깨어 내즈를 다시 보았지만 개미 한 마리 얼씬하지 않았다.
또 30분이 지났다.

너무 졸려서 내즈를 치우고 잤다.

영악한 놈들.
맛있는 것에는 위험이 따른다는 사실을 아는 것일까.

그런데, 내 방 개미들은 가구를 먹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워낙 청소와 설겆이를 하지 않으니
가구보다 맛있는 음식이 도처에 깔려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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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05 00:00 2003/06/05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