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6'에 해당되는 글 4건

  1. 목화밭엽기전 2002/06/10
  2. be the Reds 2002/06/10
  3. 샤워 2002/06/10
  4. 위대한 이성 2002/06/10

목화밭엽기전

from 책에 대해 2002/06/10 22:12
[목화밭엽기전]이라는 책을
동네 대여점에서 빌려다 보았다
자주 그렇듯이
눈으로 슥슥 ?어보았다

백민석이라는 작가의 글중에서
두번째로 읽어보는 글.

백민석은 그렇다치고

요새 나는 피비린내나고 혼란스러운 걸
찾아다니나 싶다
배틀로얄도 그렇고
파졸리니의 소돔도 그렇고
폭력에 질려서
더 큰 자극이 아니면 감흥을 느낄 수 없게 된걸까

처음에는 그런 것들을 좋아했는데
요새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나보다 싶어
그저 그렇다

폭력을 통해서 세상을 보여준다고 생각했는데
보여준다고 달라질 것이 있나
그저 익숙해질 뿐이지

이 글을 왜 썼을까 생각해보았다
동물원이 양산해내는 괴물들도
그안의 동물들도
이젠 지겹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순간이 지속되는 것이 싫다

비정상적인 열정만 남은 괴물이 되는 것도
동물원의 동물이 되는 것도
할 수 있는 것이 없는데

그런 글은 왜 쓰나

애꿎은 몸만 망가뜨리고 있다
이 몸뚱아리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쓰고 싶어서 썼겠지
쓰여지니까 썼겠지
살고 싶어서 살겠지
살아지니까 살겠지
뭐 그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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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0 22:12 2002/06/10 22:12

be the Reds

from 우울 2002/06/10 18:53
월드컵에 미친 사람들을 보면서
하나의 적을 향해 돌진하는
그들의 순진무구한 열정이
혹시
혁명으로 나타나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다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힘과 흥분
그 적을 축구에서처럼 명확하게 보여줄 수 있으면

모두가 똑같이 하나의 생각을 한다는 것이
쉬운 건 아닌데...
이렇게 쉽게 될 수 있다는 것이
그 구호가 "be the Reds"라는 것이
조롱처럼 느껴져.

사람들이 죽었으면 좋겠어
극심한 혼란 속에서
짓밟히고 쓰러지고 여기저기 찢기고

전쟁이 아닌 척, 심지어 평화의 사신인 척
속지말아줘...
히틀러가 그랬다
거대한 거짓말일수록 사람들은 잘 속는다고

칼날같은 냉기가
스며든다
파도처럼 밀려드는 무관심

먹는 것이 힘들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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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0 18:53 2002/06/10 18:53

샤워

from 우울 2002/06/10 16:48
떨어지는 빗줄기

늘 죄책감을 가지면서도
나는
오랜 시간 따듯한 물의 감촉을 느끼는 것을
하루도 빼놓지 않고 즐긴다
유일하게 행복한

무언가를 그런 식으로 소비하지 않고는
느낄 수 없는 행복

빗줄기 - 물은 원래 그렇게 있는데

샤워를 하는 동안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으니까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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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0 16:48 2002/06/10 16:48

위대한 이성

from 우울 2002/06/10 14:22
비겁하게 도망치지 않기 위해서
엄청난 이성의 힘을 빌어오는 것이
가끔은 오히려 더욱 비겁한 것처럼 느껴진다

집안에서는 온통 쓰레기 국물 냄새가 진동하고 있다
음식물 쓰레기 봉지가 쓰러져서
그 안에 들어있던 오래된 국물이 쏟아져나왔다
잘 때는 몰랐는데...

치울 엄두가 나지 않아서
계속 냄새를 맡고 있다

어제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다

지난주에 먹고 남은 맥주병들
입고 벗어놓은 옷가지들

이렇게 망가지면 안되는데

하루종일 월드컵을 피해
여기저기 채널을 돌리다가
내키지 않는 자위를 하고
짧은 희열을 아쉬워 하고
또다시 리모컨을 들고

도망치고 싶어

EBS에서 [율리시즈의 시선]이라는 영화를 해주었는데
아무런 열정없이 보다가 잠이 들었다

화면 오른쪽 상단에 자꾸 뜨는
동그라미 안의 15라는 숫자가 영화를 한없이 지루하게 만들었다

그렇지 않아도 충분히 호흡이 길고 긴 영화인데
짜증이 났다
15살이 안된 사람들 중에서
저 영화를 끝까지 볼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내 주변에 테오 앙겔로풀로스의 영화를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는
15살 미만의 사람이 있다면 사랑스러울 것 같아

어떻게든 저 15라는 숫자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잠이 들었다

참 웃기지도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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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0 14:22 2002/06/10 14: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