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글 목록
-
- 시간이란.(1)
- schua
- 2010
-
- 인디다큐페스티발 소식 - 공모 중입니다.
- schua
- 2010
-
- 잠시(7)
- schua
- 2009
-
- 올만에(4)
- schua
- 2009
-
- 인권영화 앙코르 상영회에 갈까나(4)
- schua
- 2009
라디카씨가 어제 출국했다.
14년 만에 네팔에 돌아가는 것이다.
기분이 어떨까?
2살때 놓고온 아들을 16살이 되서야 보는 느낌은 어떤 것일까?
비행기에 올라 어떤 생각을 했을까?
참 궁금하다.
나는 좀 철이 덜 들었는지도 모른다.
아니 여전히 성숙한 인간이 되기 위해 살아가는 평범한 인간인지도 모른다.
친구, 혹은 인간관계는 그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던, 남녀관계던, 어떤 사회적으로 차이가 나는 관계이던간에 상호작용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소통을 한다. 그게 없으면 난 그만 그 관계가 지속되야 하는 이유를 모르고 힘들어 하다 어느순간 잊어서 날 보호하는 쪽으로 향하곤 했다.
이주작업을 하면서도 난 감독과 이주노동자의 관계보다는 친구, 동지의 관계이길 바랬다. 어느측면 그런 면도 있지만 가끔 현실적이지 못한 나에게 이주노동자들의 자신의 상황에 맞게 현실적인 결정을 내릴때는 찔끔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 그래도 시간이 지나고 이해하려는 마음이 있었던지 조금씩 이주노동자의 사회적 조건과 그것에 기반한 결정들에 대해 이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이주노동자의 사회적 조건을 이해하면 할 수록 시혜적인 행동을 하는 나를 발견했다. 참 싫었다. 그런 행동이 그동안 이주노동 운동안에서 주류를 차지했고 그러면서 이주노동자들은 자신들이 주체적이지 못한 운동에 대해 비판하며 일어났는데 난 조금씩 그런 모습이 되어간다는 것이 싫었다. 그래서 더욱 강박적으로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 상호작용에 대해 생각했는지도 모른다.
관성은 무섭다. 가끔 이주노동자들은 나에게 시혜적인 자세를 취해주길 바랬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역시나 찔끔 좌절했던 기억이 있다. 어느 순간 친구가 아니라 동지가 아니라 그저 퍼주는 사람이 된 느낌이 들었다. 참 뭐랄까. 고갈된다는 느낌. 관계 안에서 고갈된다는 느낌을 받는 것 만큼 외로운 일이 있을까?
그럴때 라디카언니가 있었다.
언니는 내가 여성적 이슈 때문에 이주노동자들과 이견이 있어서 힘들어 할때 같이 의견을 나눴다. 여성이어서 그랬을까? 억압적인 사회를 경험해서 그랬을까? 언니와는 참 쉽게 의견을 나눌 수 있었고 같이 욕(?)도 하면서 답답함을 풀었던 기억이 있다. 그래서 어쩌면 가끔은 버거웠던 분위기를 견뎌냈는지도 모른다.
참 아쉬운 것은 언니의 삶을 카메라에 담지 못했다는 것이다. 몇몇 단편적으로 담은 것은 있지만 그녀의 그 에너지를 담지 못한 것이 참 아쉽다.
언니의 이주노동자로서의 삶은 이주여성노동자들이 겪게 되는 이주의 경험을 종합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녀 특유의 에너지로 하나 하나 겪어낸 것을 보면 참 감동적일 때가 있다.
지금 바램이 있다면
그녀가 본국에 돌아가 아들을 만나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정을 맘껏 나누고
그리고 그동안 그녀를 이래저래 힘들게 했던 엄마와도 단판을 짓고
그리고 그동안 자신의 삶을 되돌아 보고 그리고 긍정하길....
그리고 한 이년쯤 이후에 그녀를 만나고 싶다.
그녀, 샤말, 비두, 나의 주인공들을 만나고 싶다.
그래서 정말 우리가 친구였는지, 친구는 어떠해야 하는 지 등을 이야기하고 싶다.
아마 그 다큐멘터리의 제목은 <계속된다2>가 되지 않을까?
언니, 그때까지 행복해야해!
댓글 목록
콩!!!
관리 메뉴
본문
아들이었군요.저는 왜 딸이라고 기억하고 있는 걸까요. 왠지 딸이 더 어울리는 것도 같구요 ㅡ.ㅡ;;
<계속된다2>, 기다리겠습니다.
부가 정보
슈아
관리 메뉴
본문
딸은 우리의 바램이 아닐까요? ^^;;<계속된다2>는 이주관련 다큐멘터리 완결로 해서 만들고 싶어요. 꼭. 그래야 다른 이야기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삼세판은 해야 한다는...
부가 정보
매닉
관리 메뉴
본문
언니에 대해 무언가를 써야 하는데 참 써지지가 않았어요.이 글이 위안이 되네요.^^
비슷한 고민 저도 가끔 했었어요.
자선이 아닌 관계맺기에 대해서...
계속된다 2 무지무지 기대하고 있겠습니다.
부가 정보
슈아
관리 메뉴
본문
언니에 대한 글쓰기는 힘들어요. 저도 그래요. 아마도 언니가 우리에게 준 것이 참 많아서 그걸 정리해서 글을 쓴다는 것이 어려웠던게 아닌가 생각해요. 관계 맺기 어렵죠. 그것 만큼 어려운 게 있을까 싶어요. 자신을 잃지 않으면서도 다른 사람을 이해한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일인거 같아요. 성숙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것이 아닌가..ㅜ.ㅜ 매닉은 성숙하잖어~~정말 계속된다2 만들어야겠네요. 함 해보죠. 이번 이주여성에 관한 것 먼저 하고요. 헥헥..
부가 정보
grandma
관리 메뉴
본문
결국 갔군요. 연행된 소식은 접했는데...부가 정보
시와
관리 메뉴
본문
그러게 언니 많이 서운하겠구나.어케 라디카씨 네팔에서 잘 지내셨음 좋겠네.
어케 드릴 말씀이 없네요
<계속된다 2> 정말 기대되는 프로젝트네 ^^
부가 정보
슈아
관리 메뉴
본문
그랜드마/ 연행되자 마자 한 말이 가고 싶다였어. 난 이런 저런 생각이 들긴하지만 잘됐다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래서 언니한테도 잘됐어. 언니 가서 이제 편하게 좀 살아 했어. 근데...그래도 서운하긴 하드라. 당장 못 보니까. ^^;;시와/ 서운해. 언니가 내가 아기 낳으면 너무 재미있을 것 같다고 신나했거든. 그 생각하면 좀 짠해. 나중에 <계속된다 2> 할때는 아기 데리고 가야지. 언니한테 보여주게.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