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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동동이님의 [매맞는 여성] 에 관련된 글입니다.
라디카 언니가 전화를 했다. 최근 들어 이런 저런 의욕이 떨어진 언니를 보고 있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데 언니 목소리는 매우 가라 앉아 있었고 '뭐 하나 물어볼께요'로 말문을 연다. 언니는 가끔 존댓말을 사용한다. 그럴때는 나는 예민해진다. 뭔가 우리 둘의 관계가 아닌 사회적 관계를 언니가 투영하는 것 같아서 긴장하게 된다.
언니왈, 언니는 잘 모르는 사람인데, 건너 건너 아는 젊은 네팔 여자가 언니에게 전화를 했다. 그녀는 21살 정도 됐는데 국제결혼으로 한국에 온지 3~4개월 정도 됐고 임신을 한 상태인데 남편이 자꾸 때린다는 거다. 전화를 거는 지금 집을 나왔단다. 그런데 그녀는 한국말도 할 줄 모르고 자기가 어디에 있는 지도 모른단다. 경남 어딘것 같은데 서울에 언니가 있는 곳으로 오고 싶다고 했단다. 언니는 올 수 있겠냐고 하니. 잘 모르겠다고 했단다.
나는 빨리 가방이 있는 방으로 가, 가방 안에 있는 자료집을 찾아 이런 저런 전화번호를 불러줬다. 그리고 넘 흥분하지 말라고 언니 걱정하지 말고 다시 전화 오면 여기 전화번호 알려주고 서울에 와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라고 했다.
이주여성에 관한 다큐를 준비하면서 이런 저런 자료들을 둘러 보는 중이어서 여성이주관련한 단체 전화번호를 알고 있어 넘 다행이란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녀가 다시 전화 할 수 있을까? 아니 그녀는 지금 어디에 있을까? 경남쪽은 비가 오나...비는 피하고 있나? 꼬리에 무는 질문을 억누룰수가 없다.
자료조사 때문에 여성관련 인권센터에서 낸 토론회 자료집이며 신문기사들을 보고 있는데 정말 참 다양한 상황에서 맞는 여성들이 있다. 말도 하기 싫다. 맞는 여성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했고 많은 이들이 연구했고 논문도 수두룩할 거다. 하지만 참 숨막히는 것은 여성들이 처해 있는 상황에는 거대한 먹구름이 있는 것 같다. 아무리 벗어나려고 해도 벗어날 수 없는 거.대.한.
자라면서 '여성이기 때문'이란 인식 없이 자랐던 것 같다. 그러다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지 않다란 것을 알게 되면서 참 이상했다. 왜 평등하지 않아. 평등한데 당연히 평등한 존재들인데 그런 막막한 답답함이 있었다. 물론 이런 저런 책도 읽으면서 정말 왜 그러한 사회가 됐는지에 대한 것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요즘 드는 생각은 내가 정말로 여성이 불평등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지 않다. 그저 평등하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올드패션이고 그 사람들이 현실적이지 않고 뭔가 이상한 사람들이라고만 생각했던 것 같다. 난 요즘 점점 무게를 느낀다. 역사 안에서 오랜 시간 동안 불평등했던 아니 더 구체적으로 존중 받지 못했던 그래서 항상 열등한 존재로 인식됐던 여성들의 역사가 느껴진다. 그래서 끔찍하다. (하지만 이상하게 답답함은 조금씩 가신다)
'여성이 열등하다'라는 이 사회에 뿌리 깊이 박혀 있는 생각들...
난 가끔 르귄의 <빼앗긴 자들>에서 읽은 한 대목이 생각난다. 그 대목을 읽을 때 난 소설인 줄도 잊고 줄을 쳤다.
(<빼앗긴 자들>에 대해서는 달군님의 [빼앗긴 자들(The dispossessed)] 을 읽어보시길)
그는 왜 우주선 안에 여자가 없느냐고 물었고 키모에는 우주 화물선을 움직이는 것은 여자가 할 일이 아니라고 대답했다....키모에가 물었다. [쉐백 박사님, 그쪽 사회에선 여자들이 남자와 완전히 똑같은 취급을 받는다면서요. 사실입니까?] [여자를 남자 취급하다니, 그건 좋은 장비가 있는데도 써먹지 않는 꼴이겠는데요].....키모에는 당황해서 말했다 [아, 아뇨. 성적인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분명히 당신은, 그들은...., 그러니까 사회적인 지위 면에서 말입니다][지위라는 건 계급과 같은 건가요?]..........[남자들이 하는 일과 여자들 일 사이에 아무 구분이 없다는 게 정말이냐고요][그야 없지요. 아주 기계적인 데 기반을 두고 노동을 구분하는 군요. 그렇지 않은가요? 사람은 흥미, 재능, 힘에 따라서 일을 선택하오...., 성별이 무슨 상관인가요?][하지만 남자들이 육체적으로 더 강하잖습니까][그야 종종, 넓은 범위로는 그렇기는 하지요. 하지만 기계가 있는데 그게 뭐 중요한가요? 게다가 기계 없이 삽으로 땅을 파거나 등에 짐을 걸머질 때에도, 덩치 큰 남자들이 더 빠르기는 할지 몰라도 여자들이 더 오래 일하잖아요......, 난 종종 내가 여자들만큼 강인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는걸요]키모에는 충격을 받았는지 공손함을 깡그리 잃어버리고 그를 응시했다.[하지만 그런 손실을, 여성적인 것을 다, 우아함이라든가, 그런, 거기다 남성적인 자기 존중을 잃은다면, 아니 당신 일에서 여성들이 동등한 척할 순 없잖습니까? 물리학이나 수학이나 그런 지적인 분야에서요? 자신을 계속 그들 수준으로 낮춰줄 순 없잖아요?].............[그다지 그런 척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카모에][물론 저도 고도로 지적인 여성들을 알기는 합니다. 남자와 똑같이 생각할 수 있는 여자들 말입니다]
우열이라는 문제는 우라스의 사회 생활에서 중추적인 일임에 분명했다. 키모에가 스스로를 존중하기 위해 인간 종의 절반을 열등하게 여겨야 한다면, 여자들은 어떻게 스스로를 존중할까. 그들 역시 남자들을 열등하게 간주해야 하는 걸까?
난 정말 모두가 평등하고 모두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그렇게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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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uff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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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여성의 네명 중 한명이 남성으로부터의 폭력을 경험한다는 내용의 플래시를 본 적이 있어요. TT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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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네명 중 한명이라니..정말..무섭네요. 사회적 관계가 변해야 변할 듯 한데...근데 당장 무섭다 보니 다시 검도를 시작할까 하는 이상한 생각을 합니다.부가 정보
dalg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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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그 광고 본적 있는데.-_-; 엄청 실감났죠;르귄단편집 다봤는데. 감동이에요. 어떻게 빌려 드릴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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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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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과언니 왈 여성으로 차별을 받아본적은 없는 것 같다..이러던데..정말 그랬으면 좋으련만..자기가 차별을 받는지조차 인식하지 못하는 많은 여성들도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라니..그런데 그냥 드는 생각. 우열의 문제로 접근하는 것이 "우열"로 가리는 자체가 불필요하다는 차원에서라면 굉장히 아이러니한 방식인 것같은..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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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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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군/문득 그런 생각을 했어요. 내가 오늘 12명의 여자를 만났는데 그 중 3명이 맞는단 이야긴가..그런..무섭죠. 정말...곧 빌리러 갈께요. 책^^
리버미/전 제가 차별을 받았단 생각은 하는데..근데 그게 뭐랄까...차별을 하는 사람의 근원적인 생각은 뭘까 하다...얼마전에 요한 바오로 2세가 한 이야기라면서 라디오에서 해줬는데 대략 '20세기 들어와 여성들이 사회에 진출하기 때문에 이전과 같은 차별적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얼렁 여성들을 배려해라' 뭐 그랬던 것 같아요. 무서웠죠..뭐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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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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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미/ 그럼 그 이전에는??? 그 역사 그 오랜 시간의 무게가 느껴져 넘 무서웠어요. 왜 그들은 그렇게 여성들을 존중하지 않았나 싶었는데 정말 열등하다고 생각한 것 같단 생각을 했어요. 여성을 착취하기 위한 하나의 이데올로기란 생각이 들긴 하는데...시간의 무게로 다가오니...그저 크게 무겁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그 느낌이 이미지 같기도 하고 무게감 같기도 하고..정말 뭔가 나를 누르고 있단 느낌...근데요. 리버미, 마지막에 한 말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어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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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verm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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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우열을 얘기할 때 우열을 인정한다는 토대위에서 접근하는게 아닌가..그냥 단순한 생각이 든건데...차이는 있지만 우열은 없다..모 이런 생각..몰겠다..어려워서리..부가 정보
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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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연락이 됐나요? 무사히 쉴 수 있는 곳을 만났기를 바래요.부가 정보
schu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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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미/백퍼센트 동감, 당연히 인정안하죠. 우열이 아니라 차이죠. 차이 존중...^^미류/연락이 왔긴 한데 친구집에 있대요. 그 분이 그 지역 인권센터에 갈지 서울에 올지, 어떻게 결정할 지 기다리는 중이에요. 그래도 연락이 와서 넘 다행이에요. 그날밤은 정말...너무 이런 저런 생각이 들어서 좀 심난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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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ucif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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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님 반갑습니다. ^^ 저와 저의 큰 누이는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남매입니다. 어느날인가, 제 어린 조카들과 누나가 온 몸에 시퍼런 멍이 들어 집으로 왔던 때를 잊을 수 없습니다. 누이는, 그래도 사랑해. 라고 말했어요. 지금은 달라져있는 자형이지만, 아직도 저는 그 짐승새끼를 자형이라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답니다. 갑자기 생각나서 적어봤어요.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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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시퍼/ 정말 아픈 기억이네요. 네명 중에 한명이라는 말이 다시 떠오르네요. 생각해 보니 제 이모도 그렇네요.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주변에선 다들 이혼하라고 했지만 이모는 선뜻 이혼할 마음을 먹지 못했던 기억이 있어요. 그때 전 어려서 이야기에 낄 수가 없었죠. 다른 건 제처두고라도 남성이 여성을 때리는 것에 대한 공부를 해야겠단 생각이 막 듭니다.참 루시퍼 들려줘서 고마워요. 캄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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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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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넷 메인에 '라디카'라는 이름이 떡하니 떴길래 들어와봤는데, 비즐리 언니군요. 근데 아는 사람들 이름도 많이 보이고. 헤헤.이주여성 관련 다큐멘터리 기대하고 있을 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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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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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반가워요. 잘지내죠? 전 마님 블로그 자주 들어가서 글 잘읽고 있는데...이주여성 관련 다큐 잘 만들어야하는데...공부중이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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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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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셨군요. 그럼 힐끗 흔적이라도 남겨주시지, 몰랐잖아요. ^^근데 오늘 지번씨랑 단속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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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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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그러셨군요. 그럼 힐끗 흔적이라도 남겨주시지, 몰랐잖아요. ^^근데 오늘 지번씨랑 단속됐다는 소식을 들어서 우울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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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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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게요. 저도 그 소식 듣고 한참 속상했어요. 목요일에 가세요? 목요일에 화성 보호소에 면회 간다고 하던데요. 저는 그날 회의가 있어서 아직 잘 모르겠지만...안되면 담주 라도 가려고요...속상하네요.부가 정보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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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면회에선 그저께 잡힌 문이랑 쥬엘만 볼 수 있을 거에요. 지번 씨는 지금 수원에 있는 것 같은데, 내일은 아마 화성으로 옮겨질 듯하고, 그럼 내일은 면회가 불가하지 않을까 하는 게지요. (면회생활을 얼마나 했다고 이렇게 짐작까지 하다니. -_-)여튼, 저는 이번 주 토요일이 셋째 주여서 면회가 되니까 토요일 오전에 가려고 해요. 평일에는 회사가야 하거든요. 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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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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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이면 저도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같이 만나서 가죠? ^^부가 정보
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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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9시 금정역에서 보기로 했어요. 오실 수 있음 금정역의 표 끊고 나오는 개찰구에서 뵐게요. (언니 연락처를 몰라서 여기다 글 남겨요. 만약 오시는 게 힘드시면 다시 쪽글 남겨주세요. ^^)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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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가고 싶어요. 근데 매번 면회 갈 때 느끼는 거지만 할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단 생각이 들면 참 힘들어요. 그래서 갈까 말까 고민하고 있어요. 그래도 마지막으로 얼굴이라도 보고 싶긴한데..왜 이리 심약하고 우유부단한지...맘이 확 정해지면 마님 블로그에 남길께요. 고마워요. ^^부가 정보
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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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금 전에 상습적으로 술에 취해 가정폭력을 휘두르는 아버지를 죽인 여자아이에 대한 기사를 보았어요. 그리고 또 이 글을 보니, 마음만 아프네요... 어찌해야할지.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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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울/그죠?? 정말 많은 이들이 맞고 산다는 생각을 하면 무서워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