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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루는 옷 갈아 입는 것을 싫어한다.
옷 갈아 입히는데 한 30분 정도 걸린 적도 있다.
아마도 옷을 갈아 입으면 놀이집에 가는 것으로 이미지화 된 것은 아닌가 싶다.
놀이집에서는 옷 갈아 입는 것을 싫어하지 않는다고 하니 더 그런 생각이 든다.
여튼...올 갈아 입히는 일이 아주 스트레스다.
옷을 안 입겠다고 막 손을 빼고 몸을 빼고 하는 녀석을 설득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 옷을 입히다 보면 정말 막 화가 쉬쉬 올라와
머리쯤 뚜껑에서 삐익하고 소리를 낼때가 많다.
그런데 미루는 누가 왔나봐 하면 하던 일을 멈추고 궁금해 하는데
그걸 이용해서 몇번 옷을 갈아 입혔다.
좀 나쁘지. 근복적인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그걸 하기에는 시간과
힘이 많이 드니 대충 대충 가려하는 모습이쥐..흨...피곤한거야.
그런데 지난밤에 미루가 자다 젖을 먹었는데 그만 기침하다 그걸 다 게워냈다.
새벽 3시에 침대시트며 이불을 갈고 미루 옷을 갈아입히는데
앞이 막막하더라.. 또 옷 갈아입히는 것에 씨름을 해야 하다니.
나도 비몽사몽 이 녀석도 그러한데 잘못하다 씨름을 오래하게 돼
아기가 잠이 화르륵 깨버리면 새벽 3시에 깨서 놀아줘야 하는 거다.
긴급한 마음에 또 거짓말을 하기로 자연스럽게 맘이 먹어지더라.
"미루야~ 누가 왔어. 얼렁 옷 갈아입자~"
미루 호기심 어린 얼굴로 문쪽을 바라본다.
뭐라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다.
알고 보니 아무도 안왔다거나 누군가 올거라거나 아니면 엄마가 거짓말 했다거나
아니면 그냥 얼렁뚱땅 넘어가거나....
결국 나온 말이.
"미루야~ 겨울이 왔어. 이제 옷 안 입으면 에취~ 감기에 걸려~~"
아으~ 나의 순발력...거짓말도 아니고 이 상황에서 얼마나 계절적으로 타당한 말인가?
스스로 만족스러워하는데 미루가 진지하게
"겨울이 왔어." 한다...
음...그 입에서 그 말이 나오니...스스로를 속인 것이 무안해지고 결국은 미루를 속였다는 것이 미안해졌다.
"미루야 엄마가 얼렁뚱땅 거짓말 해서 미안해.
근데 진짜 옷 갈아입히는 거 힘들거덩.
그래도 오늘밤에는 정말 진지하게 이야기해보자. 뭐가 문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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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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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 진경이 옷입히는 것도 정말 보통일이 아니야. 아침에 출근할때 같이 나오는데 옷입히는데만 정말 30분 걸린다니까. 어찌나 뺀질대는지.명연이나 단이처럼 패션 안목이 있으면 2시간 걸린다는 얘기도 들려. 이정도가 감사한건지 ㅠㅠ
특히 밤에 잘때 옷 갈아입히는건 정말 죽음이야. 기저귀가 샜을때, 늦여름에 땀을 뻘뻘 흘려 옷이 젖었을때, 갈아입히려면 벗긴다고 고래고래, 입힌다고 울고불고...
그래도 어떻게 해? 억지로 힘으로 갈아입히고 젖물렸지 뭐.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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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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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다 그렇군요. 전 미루가 유난히 그런가 싶었어요. 놀이집을 다니는 것이 마이 싫어서 그런가 싶었지요. 아...알아서 기는 이 마음...흨..여튼 위안을 받았어요~부가 정보
비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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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 입히느라 씨름한 기억은 잘 안나지만, 옷 때문에 전쟁을 한 적이 있어요. 옷을 선택하기 시작하더니, 이것도 안 입고 저것도 안입고...그래서 너무너무 화가 나서 옷장의 옷을 모두 꺼내서 집 밖으로 던지고 차 안까지 질질끌고가서 다 버린다고 협.박.했지요. 눈에 뵈는게 없었지...아직도 아이는 그날을 기억해. 나도 그날을 기억해. 내가 얼마나 폭력적이었는지...어쨋든 엄마라는 알량한 권력은 그렇게 느닷없이 등장해, 역사에 길이 남지...어쨋든 잘 헤쳐나가시길...답은 없더라 이거야요. ㅎㅎ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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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 선배감독의 다큐에서 아이랑 실랑이 하다 선배가 "그럼 엄마가 용돈 안준다" 뭐 그런 이야기를 했었는데 아...이게 권력이구나 싶더라구요. 이렇게 튀어나오는구나 싶기도 하고 하여튼 머리가 뜨끈해졌던 기억이 있어요. 미루는 마이 예민해요. 조금이라도 자기한테 압력이 느껴지면 바로 울어버려요. 한번은 하두 징징거리길래. 아무런 액션도 없이 무심히 "어이구~" 했는데도 자기한테 한 소리인줄 알고 울더라구요. 아이랑 있으면 화르륵 지르고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닌데...참나...가끔 아이 심리와 관련된 책을 디리 팔때가 있는데 그때 나의 맘 속의 의문은 이거에요. '아이가 미운짓해도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은?' 흐흐흐 어렵다요~~~부가 정보
벼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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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 밤에 힘들었겠어요. 그런데 이번주 일요일부터 추워지고 겨울이 정말 올거래요. 미끄럼틀을 토요일에 가져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 글 남깁니다.옮길때 도와줄 사람이 있어야 하는데 연우파가 새집 손보러 일요일은 평택 갈거에요. 내일 오전중에 문자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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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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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들도 엄마의 '거짓말'과 '힘의 횡포'를 이겨내며 크신 분들이잖아요, 엄마님들. 뭐랄까... 엄마들은 후회하고 아이는 맘에 남겨 놓고... 그러고 사는 거죠.부가 정보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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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로 공감받길 원하는 분들을 이해하고 돕는 것에 많은 도움이 되고 있어요. 간신히 눈팅만 하고 살다보니 덧글은 남겨야 도리인 듯해서.... 미루가 어떻게 이야기할지 참 궁금하네요... 왜 옷을 갈아입어야하는지 설명해주길 원하는건지, 자신의 몸에 대한 존중과 보호를 원하는 건지, 자신의 의사를 존중해줘서 물어봐주거나 설명해주길 원하는 건지, 엄마한테 원하는 게 있는데 표현을 그렇게 해보는 건지.... 무엇보다 이야기하기 전에 슈아님은 어떤 욕구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하네요...휴식?수월함?협조?이해?부가 정보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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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고마워요. 곰곰히 생각해 보고 미루랑 대화도 해볼께요. ^^ 오늘 문득 상구백이랑 이야기하다가 미루가 혹시 옷갈아 있을때는 마치 칭얼거리는것이 하나의 순서로 자리잡은 것인가 뭐 그런 우스깨소리를 했어요. 자기 몸을 그리고 자기 시간을 자기가 쓸 수 없다는 것이 아기들한테는 스트레스가 맞는 거 같아요. 그것이 사회화되는 과정 같기도 하고 그래서 여러모로 씁쓸해요. 그래도 대화를 좀 더 해보면 좋겠지요. 문득 그런 생각도 들어요. 여튼 하루를 살면서 스트레스가 쌓이는데 아기도 마찬가지잖아요. 그래서 그런 방식으로라도 자신의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닌가 뭐 그런 생각...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