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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명한 유물론』 제2집 여름호
“Anti-Scientific Methods Employed by Bourgeois Economists to Compare the National Income of the USSR and the US”, Problems in Economics, 4 (4), 1961: 37-42.
V. Kudrov | 구 소련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
L✬ R
AA AB 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AM AN AO AP AQ AR AS AT AU AV AW AX AY AZ BA BB BC BD BE BF BG BH BI BJ BK BL BM BN BO BP BQ BR BS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비교하는 문제는 소련이 자본주의와의 경제적 경쟁의 결정적 단계에 들어선 시기에 큰 중요성을 띤다. 국민소득은 한 나라의 경제력, 생활 수준, 경제 구조의 가장 중요한 종합적 지표이며, 자원 활용과 경제 성장률의 관점에서 사회 체제의 진보성을 보여주는 지표이기도 하다. 그러나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동일한 방법론이 측정에 사용되어야 한다. 소련에서 사용되는 방법으로 미국의 국민소득을 계산하는 문제는 우리 언론에서 자주 제기되어 왔다.
부르주아 경제학 문헌은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 비교 분석에 상당한 관심을 기울인다. 버그슨1, C. 클라크2, 회프딩3, 와일러4, 세튼5 그리고 와일즈6 등의 의심스러운 연구들은 서구에서 어느 정도 명성을 얻었다. 영국 경제학자 카이저가 올바르게 지적했듯이, “가장 의심스러운 것은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의; V. K.] 계산들로, 국제 비교를 위해 소련의 국민소득 자료를 제시하려는 시도들이다.”7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비교하는 문제는 1959년 말에 이 주제에 대한 일련의 특별 회의를 마련한 미 의회의 합동경제위원회(Joint Economic Committee of the US Congress)에서도 다루어졌다. 미국 경제학자 번스타인8과 보디9는 소련과 미국의 국민 소득과 생산물에 관한 문제에 대해 발언했다.
번스타인이 기술하고 있듯, ”본 보고서의 목적은 소련과 미국의 국민생산의 구조, 규모 및 성장을 선택적으로 비교하는 것이다.”10 이 문제는 실제로 대단히 중요하며 심각한 과학적 관심사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문제가 미국 경제학자들에 의해 어떻게 해결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이 국민소득을 물질적 생산 영역에서 창출된 새로운 가치, 즉 총 사회적 생산물에서 보상 기금(compensation fund)을 공제한 후의 잔여분으로 규정하는 데 반해, 부르주아 경제학은 국민소득을 개인 및 기업 소득의 단순한 합으로 간주한다. 미국 경제학자 S. 쿠즈네츠는 국민소득이 “개인, 기업, 사회 및 정치 기관의 경제 활동으로부터 발생한 순소득으로, 이들의 전체가 국가를 형성한다”11고 기술하고 있다. 부르주아 경제학은 [특정 경제 주체가] 누군가의 필요를 충족시키고 소득을 창출하는 한, 생산 영역의 모든 형태의 활동을 포함한다고 주장한다. 유엔 사회경제이사회 전문가들은 자본주의 국가들에서 생산이라는 개념은 ”원칙적으로 인간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한 모든 종류의 활동을 포괄한다”12고 지적한다. 생산 개념에 대해 광범위한 해석을 제공함으로써 이를 혼란스럽게 만드는 부르주아 경제학은 본질적으로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구분하지 않는다. 부르주아 경제학의 케임브리지 학파를 이끈 A. 마셜은 “의도한 목적을 달성하지 못해 결과적으로 유용한 것을 생산하지 못하는 노동을 제외하고는 모든 노동을 생산적인 것으로 보는 것이 최선이다”라고 기술한 바 있다.13 결과적으로, 부르주아적 국민소득 개념은 생산적 영역과 비생산적 영역, 생산적 노동과 비생산적 노동을 혼동하고 있다.
소련과의 비교에 있어서 미국 경제학자들은 국민소득 지표뿐만 아니라 국민생산 지표도 사용하고 있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국민생산을 최종 상품과 서비스의 총합으로 이해한다. 실지 이는 최종 소비에 따른 국민소득에 간접세를 더한 것으로, 간접세는 자동적으로 가격에 포함되어 계산된다. 국민생산은 고정자본의 감가상각(마모)액을 포함하는지 여부에 따라 ‘총(gross)’ 또는 ‘순(net)’으로 불린다. 국민생산은 소비기금과 축적기금(총생산의 경우─자본투자기금)으로 구분되며, 국민소득 지표와 연계되어 있다.
소련과 미국의 경제를 비교할 때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일반적으로 국민총생산(GNP) 지표를 사용하는데, 이는 특정 유형별로 국민생산을 구성하는 상품 전체의 양을 상당히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두 국가의 국민생산 간 비율은 그들의 국민소득 간 비율과 대체로 유사하다. 그러나 감가상각을 포함하는 총생산 지표를 활용할 경우, 고정자본이 더 많은 국가는 항상 어느 정도의 이점을 가지게 된다.
미국 경제학자들은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 및 생산을 비교 분석함에서, 소련의 국민소득과 생산을 미국에서 통용되는 방법론에 따라 측정하였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들의 통계 계산에 사용된 1차 자료를 독자들에게 제시하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사실상 그들이 어떻게 이러한 계산 결과를 도출했는지 알 수 없으며, 이 결과를 신뢰하기는 매우 어렵다. 다만 이러한 계산이 다음의 반과학적인 부르주아 이론에 기초하고 있음은 명백하다: 즉 국민소득이란 인구가 얻는 거의 모든 소득의 단순한 산술적 합이며, 국민생산이란 상품 및 모든 종류의 서비스에 대한 지출의 총합이라는 이론이 그것이다. 국민소득과 국민생산에 대한 이러한 해석은 그것들의 실제 규모, 구조 및 변동 양상을 왜곡한다. 왜냐하면 이러한 지수 계산에는 물질적 생산 영역에서 창출된 기본 소득과 상품 및 물적 서비스에 대한 지출뿐 아니라, 파생 소득과 개인 서비스에 대한 지출까지 포함되어 있어 반복적인 이중 계산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 결과, 국민소득과 국민생산의 총량은 상당히 과장되어 나타나며, 그 구조와 변동 양상도 왜곡된 형태로 나타난다. 부르주아 이론은 개인 소득과 사회적 소득, 개인 지출과 사회적 지출 사이에 원칙적인 차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군대와 경찰의 업무, 법원 소송, 종교의식, 심지어 주택 및 기타 부동산 소유까지도 ‘생산’ 활동으로 간주하며, 이들이 국가의 국민소득에 기여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군대와 경찰, 판사 등의 업무는 부르주아 계급에게 의심의 여지없이 유용한 활동이지만, 이것이 국민소득 창출과 무슨 관련이 있는가? 국민소득은 결국 한 국가의 힘과 번영을 나타내는 지표이다. 그리고 지금까지 어느 국가도 물질적 생산 영역에 종사하던 인력을 군대, 교회 또는 기타 비생산적 직업으로 전환함으로써 더 부유해진 사례는 없다.
국민소득과 국민생산에 대한 반과학적인 부르주아적 해석은 부르주아 학자들로부터도 이의 제기를 받고 있다. 현대 미국 경제학자 로이 폴크(Roy Foulke)는 이렇게 지적한다: “모든 개인의 소득을 합한 것이 국민소득이 아니다. … 오페라 가수는 노래에 대한 대가를 받고, 외과의사는 복잡한 수술을 수행한 대가를 받는다. 그들의 보수는 국가 전체 개인소득의 일부이지만, 그들의 서비스가 국부(國富)에 아무것도 추가하지 않기 때문에 그 소득이 국민소득의 일부라고 보기 어렵다. … 우리의 국민소득 전문가들을 믿는다면, 인구의 4분의 1이 부의 생산에 종사하고 4분의 3이 서비스 생산에 종사하든, 그 반대이든 사회적으로 아무런 차이가 없는 것처럼 보인다. … 그러나 이는 논리적 관점에서나 경제학의 관점에서나 이해하기 매우 어려운 주장이다.”14
또다른 현대 미국 경제학자 스탠리 레버곳(Stanley Lebergott)은 국민소득과 국민생산에 대한 부르주아적 해석을 아이러니하게 묘사하며 이렇게 지적한다: “국민총생산을 비교하는 사람들은 어떻게 한 국가가 다른 국가보다 더 큰 ‘경제적 힘’을 가지는지를 파악하는가? 만약 그들의 계산에 더 복잡한 금융 시스템(더 높은 수준의 경영 통제권 보유, 금융 중개자들이 제공하는 더 많은 서비스), 높은 이자율(지급된 이자의 더 큰 총액), 더 큰 규모의 소송(더 많은 법률 서비스), 그리고 미래에 대한 더 많은 관심(생명보험에 대한 더 큰 지출)이 포함된다면 말이다.”15
그러므로 부르주아적 방법으로 계산된 국민소득 및 생산 지수에 재분배 소득이나 개인 서비스에 대한 지출을 포함시키면, 두 국가를 비교할 때 정부 직원이 많은 대형 금융 은행 시스템, 거대한 군대, 광고 업계, ‘서비스’ 등이 발달한 국가의 경제력을 과대평가하게 된다. 이 때문에 미국과 비교하기 위한 소련 국민소득 측정의 부르주아적 방법은 과학적으로 정확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러한 경우 소련의 국민소득은 미국에 비해 필연적으로 크게 과소평가될 수밖에 없는 것이, 소련의 비생산적 영역 비중이 미국보다 훨씬 작기 때문이다. 이 점은 미국 경제학자 번스타인 또한 인정하고 있다. 그는 소련 국민소득에서 서비스 및 무역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을 미국식 방법으로 계산할 때 31%에 불과한 반면, 미국 국민소득에서는 48.2%에 달한다고 지적한다.16 그러나 이것이 비록 가장 근본적인 이유이긴 하더라도, 미국 국민소득의 상대적 과대평가와 소련 국민소득의 과소평가를 야기하는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미국 국민소득 지수에는 다른 국가들의 국민소득 일부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러한 타국 생산물의 수탈은 불평등 교환 무역과 자본 수출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같은 국제적 소득 재분배는 대외 수입 균형(세계 기타 지역)과 미국 국제수지에 부분적으로 반영된다. 반면 소련의 국민소득은 오직 국내 생산량만을 실제로 반영하고 있다. 그런데 그러나 미국 경제학자들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소련 국민소득과의 비교 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국민소득을 조정하지 않았다. 설령 그들이 자신들의 지수에서 이중 계산과 타국으로부터의 재분배 소득을 제거한다고 하더라도, 엄밀히 말하면 두 국가의 사회 체제 차이가 고려되지 않았으므로 두 국민소득을 완전히 비교 가능하게 만들지는 못할 것이다. 소련과 미국의 생산량은 기계적으로 비교할 수 없다. 두 나라에서 노동 생산물이 서로 다르게 사용되고 그 효과도 다르기 때문이다. 사회주의 체제는 국민소득을 더욱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므로, 소련은 국민소득이 다소 적더라도 경제력 면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소련은 사치품이나 광고 시설 생산량에서 미국을 따라잡을 필요가 없다.
국민소득의 생산량이 아니라 최종 소비처가 주로 비교 대상이 되므로, 이러한 사용의 효율성 문제는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소련에서도 국민소득의 비생산적 지출이 존재한다. 따라서 양국의 지표를 비교 가능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미국 수치를 어느 정도 조정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약 310억 달러가 사치품에 지출되고, 100억 달러 이상이 광고에 투자된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다. 더욱이 미국 국민소득에서 매년 다른 소규모 비생산적 지출들도 이루어지고 있다.
반면,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비교할 때 우리는 소련 국민소득에도 몇 가지 조정을 가해야 한다. 예를 들어, I 부문[생산재 부문]에 투입되는 생산수단의 가치 평가에 존재하는 명백한 과소평가를 제거할 필요가 있다. 이 생산수단의 가치는 도매가격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으며, 소비재 가격에서도 보상되지 않고 있다.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비교하는 데서 매우 중요한 것은 두 나라의 경제구조를 분석하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학자 번스타인은 다음의 표를 제시하고, 1955년 당시 소련과 미국의 경제구조를 국민소득(단위: %)에 따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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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경제학자들이 국민소득 개념을 잘못 해석하고 있으므로, 그들이 계산한 소련과 미국의 경제구조 역시 틀린 것으로 보아야 한다. 우리는 미국의 공식 통계 자료를 활용하여 물질 생산 영역에서 창출된 소득의 범위를 확인했다. 그 결과, 현재 우리는 소련 국민소득 지표와 다소 비교 가능한 수치를 확보했다. 이후 물질 생산의 부문별 비중을 계산함으로써, 우리는 전전(戰前) 연도인 1940년과 전후(戰後) 연도인 1955년의 소련 및 미국 국민소득 부문 구조에 관한 다음과 같은 자료(단위: %)를 얻었다:
부문 |
1940 |
19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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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련 |
미국 |
소련 |
미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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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
50.2 |
48.3 |
54.0 |
53.0 |
농업 |
29.7 |
11.3 |
23.0 |
7.2 |
건설** |
5.3 |
4.4 |
8.0 |
7.3 |
생산적 목적을 위한 화물 운송 및 통신 |
3.5 |
7.5 |
- |
5.9 |
상업 |
7.5 |
24.6 |
15.0 |
23.1 |
기타 부문 |
3.8 |
3.9 |
- |
3.5 |
국민총소득 |
100.0 |
100.0 |
100.0 |
100.0 |
* “산업” 부문의 수치에서 미국은 소련과 달리 임업과 어업을 포함하지 않는다(농업에는 포함됨).
** 미국 통계는 계약 건설 수치만 제공한다.
이 수치들은 소련과 미국 경제구조에서 산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산업과 건설 부문의 비중이 거의 유사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공통된 특징은 두 나라 모두 고도로 발달한 생산력, 복잡하고 다각적인 경제구조, 광활한 영토, 다양한 유용 광물의 대규모 매장량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에 기인한다. 그러나 소련의 농업 생산 비중은 미국보다 훨씬 높음에 반해, 미국의 상업 비중은 소련에 비해 상당히 크다. 두 나라 모두에서 산업의 비중은 증가하는 추세인 데 반해 농업의 비중은 감소하는 경향을 보인다.
번스타인이 달러로 계산한 소련 국민소득과 루블로 계산한 미국 국민소득 수치는 매우 흥미롭다. 단일 통화로 국민소득을 측정하는 방법은 상품군별 통화 구매력 지수 계산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방법의 핵심은 소련과 미국 국민소득의 그 최종 지출에 대한 자료를 동일한 상품군별로 분류하고, 그룹별 가치 비율을 도출하는 데 있다. 예를 들어 소비 기금은 다음과 같은 그룹으로 세분화된다: 빵 및 빵 제품, 육류, 생선, 우유 및 유제품, 지방, 신발, 의류 등. 축적 기금(또는 국민총생산을 다룬다면 자본투자기금)은 신규 장비 유형과 건설 부문별 상품군으로 구분된다.
개별 상품군에 대한 통화 구매력을 산정할 때는 대표 상품 또는 상품군을 선정하고 그 물가 지수를 작성한다. 선정된 상품들의 비중은 두 국가 국민소득의 최종 지출 구조에 따라 계산되어 가중치의 기준으로 활용된다. 그러므로 매번 두 가지 지수가 작성된다. 모든 개별 상품군에 대한 지수들은 국민소득의 주요 구성 요소(소비 기금과 축적 기금) 및 전체 국민소득에 대한 통화 구매력 지수를 도출하기 위해 합산된다. 이 계산은 달러와 루블 모두로 이루어진다.
그러나 여기서 계산은 어떤 통화로 이루어져야 하는가라는 문제가 야기된다─루블인가 달러인가? 소련과 미국 국민소득의 최종 지출 구조의 차이와는 별개로, 루블로 평가한 비교 지수는 특히 소련의 가격 구조에 크게 영향을 받으며, 달러로 평가한 지수는 특히 미국의 가격 구조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 자본주의하에서는 생산물의 물리적 구조와 생산된 상품들의 가격 구조 사이에 명백한 역관계가 존재한다. 극히 일부의 예외를 제외하면, 시장에서 가장 대중적이고 대표적인 상품들은 일반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가격을 띤다. 다시 말해, 특정 상품의 생산량과 노동생산성이 높을수록 그 가격은 낮아진다. 마르크스는 이와 관련하여 “면화, 감자, 증류주가 가장 광범위하게 소비되는 소비재다. … 왜 면화, 감자, 증류주가 부르주아 사회의 초석인가? 그것들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량이 최소한이며, 이 때문에 가장 낮은 가격을 가지기 때문이다”17라고 썼다.
예를 들어 소련의 국민소득을 달러로 환산할 경우, 한 국가 내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가격과 생산량 간의 역비례 관계가 빈번히 정비례 관계로 뒤바뀐다. 구체적으로 소련은 미국에 비해 상당히 적은 수의 자동차를 생산하지만, 미국에서의 자동차 가격은 소련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다. 그러므로 1년 동안 소련에서 생산된 모든 자동차를 달러로 평가할 경우, 그 수치는 매우 낮을 것이다.18 그러나 미국의 자동차 생산량을 루블로 표현하려고 시도한다면, 그 수치는 부당하게 과대평가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루블 단위로 계산하면 미국의 국민소득은 과대평가된다. 미국의 국민소득 구조는 우리나라에서는 비싼 내구재 비중이 높고, 소련에서는 싼 식료품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경제학자들이 소련과 미국의 지수를 루블 단위로 비교 계산하는 이유를 분명하게 보여준다. 그들의 자료에 따르면, 1955년 달러 기준으로 소련과 미국의 국민생산 비율은 53.4:100이었고, 루블 기준으로는 26.8:100에 불과했다. 첫 번째 수치가 어느 정도 현실과 비슷하다면, 두 번째 수치는 전혀 현실과 거리가 멀다.
우리는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을 방법론적 관점에서 달러로 비교해야 하며, 소련의 루블 가격을 사용하는 때에는 여러 가지 중요한 수정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소련은 미국과는 다른 독특한 가격 형성 체계를 가지고 있으며, 가치 법칙은 전혀 생산을 규제하지 않는다. Ia. 크론로드(Kronrod)가 올바르게 지적했듯이, “소련에서의 실제 축적률은 제시된 지수(국민소득의 4분의 1이라는)보다 훨씬 높다. 생산수단의 현재 가격은 가치에서 상당히 벗어나 하향되어 있음에 반해, 소비재 가격은 가치를 상회한다. 축적 기금이 대부분 생산수단으로 구성되고 소비 기금은 완전히 소비재로 구성되기 때문에, 국민소득 가치[측정]의 관계 속에서 그것을 [본래의] 가치 총량으로 계산한다면 축적 기금은 더 큰 규모가 될 것이다.”19
반면, 미국 국민소득을 루블화로 평가하면 그 구조가 크게 왜곡될 것이다. 미국 국민소득에서 축적 기금은 비교적 작으므로, 그리고 소련의 생산수단 가격이 가치보다 낮게 책정되어 있으므로 루블화로 표시하면 그 값은 더욱 작아질 것이다. 반대로, 미국 국민소득에서는 소비재 가격이 가치보다 높으므로, 소비 기금이 차지하는 비중을 루블화로 표시하면 그 값은 크게 부풀려질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의 경제학자들이 루블로 계산한 미국과 소련의 국민생산 비율(100:26.8)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그들이 달러로 계산한 비율─100:53.4이 진실에 더 가깝다. 그러나 미국 경제학자들은 이 두 수치 모두 사용하지 않고 37.8%라는 평균값을 채택한다. 즉, 그들은 1955년 소련의 국민소득이 미국보다 2.6배 적다고 주장한다. 이 또한 잘못된 것인데, 왜냐하면 1955년 양국의 국민소득 비율은 100:50에 가까웠기 때문이다.
계산 결과에 따르면, 1959년 소련과 미국의 국민소득 비율은 대략 100:60이었다. 따라서 소련의 국민소득이 1조 3,500억 루블이었다면, 미국의 국민소득은 (구 가격 체계 기준) 2조 2,540억 루블에 달했다. 우리의 추산에 따르면, 이중 계산을 제거한 1959년 미국 국민소득은 비교를 위해 간접세를 포함하여 3,050억 달러였다. 당시 소련의 국민소득은 달러로 환산하면 1,830억 달러였다.
1959년 두 나라의 국민소득 비율(100:60)을 기준으로 삼고, 공식 지표에 따라 향후 몇 년간을 외삽하면 다음과 같은 비율 동태가 얻어진다: 100:46 (1955); 100:50 (1956); 100:53 (1957); 100:60 (1958 & 1959).
이 연속은 이후 몇 년간에도 계속될 수 있다. 7개년 계획에 따르면 소련의 국민소득은 연평균 7.4%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1959년 소련의 국민소득은 8%, 1960년에도 8%, 그리고 1961년에는 9% 증가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향후 10년 동안 소련의 국민소득은 연평균 8% 이상의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국민소득 성장률은 연평균 2.5%를 넘기 어려울 것이다.20 1959년의 두 국민소득 비율을 기준으로 삼고, 그에 따른 성장률을 이후 연도에 걸쳐 예측하면, 소련은 1969년에 국민소득 총액에서 미국을 앞지르게 될 것이다.
미국 경제학자들이 소련 국민소득의 역학에 대한 공식 수치가 과장되었음을 “증명”하려 함은 오래된 이야기이다. 그들은 이 과정에서 다시금 자신들이 만들어낸 온갖 통계적 대체물을 동원한다. 예를 들어, 바로 그 번스타인은 1950년에서 1958년 사이 소련 국민소득 성장률에 대한 공식 수치가 129%(연평균 성장률 10.9%)라면, 실제 증가율은 70%(연평균 성장률 7.9%)에 달하는 데 반해, 미국의 증가율은 25%(연평균 성장률 2.9%)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번스타인의 수치를 기초로 하더라도, 소련의 국민소득이 미국보다 약 세 배 빠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인정해야 한다. 번스타인은 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썼다: “이러한 비교를 통해 드러나는 일반적인 결론은 놀랍다. 소련의 성장률이 다소 과장되었을 가능성을 감안하더라도, 소련의 국민총생산이 미국의 국민총생산보다 훨씬 빠르게 증가했음은 분명하다.”21
그러나 번스타인의 이러한 계산조차도 정확하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므로 번스타인은 소련 국민소득 성장 지수를 산출할 때, 경제 각 부문의 성장 지수를 취합하여 자신이 직접 계산한 소련 국민소득 구조에 따라 그 가중치를 부여한다. 물론 그는 “이 계산은 적절한 부문별 가중치를 설정하는 데 상당한 어려움이 따르고, 순산출량이 아닌 총산출량 지수를 사용했기 때문에 매우 대략적인 것으로 간주되어야 한다”22는 단서를 달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거리낌의 표현이 너무 조심스럽고 너그럽다고 생각한다. 번스타인의 계산은 전혀 통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이 더 정확할 것이다.
소련 경제의 개별 부문에 대해 번스타인은 공식 소련 지수 대신 다양한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이 구성한 지수들을 사용했다. 예컨대, 소련 공업 생산 성장 지수는 미국 경제학자 D. 쉼킨(Shimkin)과 F. 리디(Leedy)의 연구에서, 농업 성장 지수는 존슨(Johnson)과 카한(Kahan)의 연구에서 가져온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계산을 신뢰할 근거는 전혀 없다. 부르주아 경제학자들은 1차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의도적으로 진실을 왜곡하며 “소련의 성장률과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의 경제학자 한스 하이만(Hans Heymann)23은 소련 산업 생산 지수에 대한 부르주아 추정치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러한 지수의 신뢰성은 전체 제품 구성에 비해 대표적인 상품 범위를 확보할 수 없고, 어떤 가중치를 적용하는 것이 적절한지 확실히 알 수 없으므로 불가피하게 손상된다.”24
게다가 번스타인의 계산 사용된 가중치 체계는 부정확하다. 우리는 이미 그의 소련 국민소득 구조 계산이 실제 상황을 왜곡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군다나 이러한 구조 왜곡은 총산출량(gross output)이 아닌 총산출 지수(gross output indices)에 따라 가중치가 부여되었는데, 이는 국민소득의 역학을 다루는 방법론적 관점에서도 잘못된 것이다.
문제는, 왜 미국 경제학자들은 소련과 미국 경제를 비교하는 것처럼 중요한 문제를 연구할 때 무의미한 방법에 의존하는가 하는 것이다. 미국의 독점 부르주아 계급은 소련과 미국 간의 경제적 경쟁에서 패배할까 봐 두려워하는 것이 명백하다. 그러므로 부르주아와 그 대변자인 미국의 경제학자들과 통계학자들은 광범한 미국 인민에게 소련의 경제적 성공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는 조치를 취한다.<끝>
번역: 한동백 | 집행위원
2025년 7월 18일
- 〔역자주〕 미국의 계량경제학자 아브람 베르그손(Abram Bergson, 1914-2003). 1950년에 『1937년 소련의 국민소득과 생산(Soviet National Income and Product in 1937)』을 저술.
- 〔역자주〕 호주의 계량경제학자 콜린 클라크(Colin Clark, 1905-89). 국민총생산(GNP) 모델 발전에 공헌하였다.
- 〔역자주〕 미국의 계량경제학자 올레그 회프딩(Oleg Hoeffding, 1915-94). CIA와 협력해 소련 GNP 추정 모델을 개발하였다.
- 〔역자주〕 미국 계량경제학자 율리우스 와일러(Julius Wyler). 소련의 국민소득 계층 방법론을 비판하였으며, 1946년 『소비에트 러시아의 국민소득(The National Income of Soviet Russia)』 저술.
- 〔역자주〕 오스트리아 계량경제학자 프랜시스 세튼(Francis Seton, 1920-2002). 이윤율 하락, 투입-산출 분석, 이상적 가격(ideal pricing) 등의 개념을 연구.
- 〔역자주〕 영국의 비교 경제학자 피터 와일즈(Peter Wiles, 1919-97). 국민소득 비교 연구와 관련하여 1977년 『경제제도비교(Economic Institutions Compared)』를 저술.
- Economic Journal, March 1957.
- 〔역자주〕 미국의 비교 경제학자 모리스 번스타인(Morris Bornstein, 1927-2012).
- 〔역자주〕 미국의 응용 경제학자 프랜시스 M. 버디(Francis M. Boddy, 1902-80).
- Comparisons of the United States and Soviet Economies, Part II, Washington: 1959, 377.
- S. Kuznets, National Income. A Summary of Findings, New York: 1946, 1.
- Materials of the UN Economic and Social Council, ME 375/58.
- A. Marshall, Principles of Economics, Vol. 2, London: 1909, 134.
- Roy A. Foulke, A Study of the Concept of National Income, Dun and Bradstreet, Inc., USA: 1952, 17, 35.
- American Economic Review, June 1955, 440.
- Comparisons of the United States and Soviet Economies, Part II, 383.
- K. Marx & F. Engels, Soch, Vol. 4, 2nd Ed, 97.
- 〔역자주〕 오늘날까지 GDP 및 GNP 산출은 기준 연도의 미국 달러(USD)로 표시되는 상품군의 ‘가격’이 각국에서 생산되는 개별 생산물의 가치를 평가하는 표준 수치로 되어있다.
- Ia. A. Kronrod, Obshchestvennyi Product i ego struktura pri Sotsializme, Gospolitizdat, 1958G, str. 471.
- 미국 경제 발전의 “표준”으로 받아들여지는 1953년부터 1957년까지의 기간 동안 국민총생산의 연평균 성장률은 2.2%에 달했다. 그러나 우리는 이보다 다소 빠른 성장률을 가정한다. 더욱이 소련 국민소득의 연평균 성장률은 계획된 수치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해야 한다.
- Comparisons of the United States and Soviet Economies, Part II, 391.
- Ibid., 390.
- 〔역자주〕 미국의 계량경제학자로 1950년부터 미국의 정부 싱크탱크인 랜드 연구소에서 근무하였고, 이후 CIA의 수석 경제 책임자로 일하였다. 미국 지도자들에게 동유럽과 동남아시아의 정치 및 경제를 자문하였다.
- Ibid.,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