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선유도에 갔다.
어떤 언니들이 재미있는 작당을 한다길래 나도 기웃거릴 참으로.
일단 언니들이 모인다면 걍 끼고 보려는 건가..
암튼 거기가면 왠지 채식하는 언니들도 있을거 같고,
요즘은 할 수 있다면 다하자,
다양한 가능성들을 거부하지 말고 될수 있으면 우연의 면적들을 넓히자 주의라서.
나가기로 했다.


아침부터 밀린 일하러 사무실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을 하면서도
같이 읽고 싶은 책과 음식을 가져오라는 미션때문에
침대에서 고민을 하다가 잠이 들어서 늦게 일어났다;
꿈은 뭔가 이상한거 꿨는데.. 개떡같은 꿈이었어.
싫다고 싫다고 하는데 당하는 꿈. 가위 눌린것처럼.
근데 그게 아 꿈이었구나 하면서 계속 반복.  젠장이었음.
암튼 일어나서 먹을거리 생각을 계속했다.
고추 잡채같은걸할까? 불어서 맛없겠지.
스파게티... 먹고 싶지만 것두 실패할지몰라.
음 샐러드가 제일 무난하겠군. 그치만 시들지몰라.
그래서 생각한게 단호박 샐러드 -0-
단호박과 오이랑 파푸리카를 사다가
단호박을 찌고, 으깨고 오이를 절였다가 버무렸다. 초간단하니 좋다.
파푸리카는 총총 썰어서 생으로 먹으면 될거고.


신문에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자전거를 끌고 나왔다. 음식한다고 시간도 늦고 , 덥기도 해서
자전거를 지하철에 싣고 가기로 했다.
상수역에서 내려, 자전도로로 들어가 선유도에 도착.
총 7명의 언니들이 모였다.
각각 가져온 음식들을 배터지게 먹고.
말을 트고 살금살금 어색하게 떠들다가
앞으로 무슨 책을 볼까. 어떻게 모일까 등등을 이야기했다.

나오길 잘했다.

뒷풀이를 홍대로 가기로했다.
나는 가볍게 자전거를 타고 먼저 출발했다.
근데. =_=; 다리를 반대로 건너 한참을 반대로 달리고말았다.
김포공항 방면 표지판을 발견한후에야 잘못된걸 알고 궤도 수정.
다시 선유도쪽으로 달려 양화대교를 건너고
홍대로 갔다. 여기서도 엄청 해맸지;;
술을 마시면서 조근조근 이야기를 이어나가다. 11시반쯤 헤어졌다.

낮에 부깽한테 선유도 어떻게 가냐고 물어봤더니
모임 끝나고 자전거 같이 타자고 했더래서 부깽한테 연락을 해서
양화대교밑에서 만나기로했다.

툭툭툭 비가 떨어진다.
불길한데, 부깽한테 전화를 했다.
"부깽 비와. 많이와"
"많이와? 그칠꺼야. 아님 다리밑에서 기다려보고 안되면 자전거 버리는거지"
왠지 단호하고 신빙성있어서 그러마 하고 다리밑에가서 기다렸다

부깽과 만나서 달리기시작. 12시가 넘었던가? 조금 안되었던가.
점점 내리는비. 불안해진다.
민소매 옷을 입어서 팔은 이미 젖고,
안경에도 물이 맺히고,
허벅지는 점점 젖어가고
자전거 물받이가 없어서 엉덩이가 축축해지고 있었다.
우에.. 만저보니 심지어 흙물이 튀어 흙투성이.
그래도 나름 재미있어서 (주말이라 이제와서 지하철도 없고)
달렸다.
크. 동호대교쯤 이었나 그전이었나.
암튼 그때 부터 걱정이 되면서
나는 어디에 묶어두고 갈테니 부깽은 집에가라. 그랬는데.
아무튼 협상결럴( 뭔가 서로 완고하게 그런게 아니라 음 아님말고 분위기? ㅋㅋ 평화적이었음 )
나도 아무렴 어떠랴 싶기도하고, 이런짓 언제 또해보나 하는 마음으로 갔다.
또 조낸 달리는거지.
동작대교 쯤 지나면서 비가 퍼부었다.
아 이때부터는 정말 =_= 자전거 버리고 택시타고 싶었다.
근데 택시가 날 태워줄까? 이런 생각을 하면서
걍 철벅철벅.. 달렸다. 뭐 사이사이 한 두번더 나 그냥 집에 갈까 하는 소리를 했지만.
그래도 무던하게 달렸다고 생각;;
부깽이 마치 산에 오를때 처럼 저기까지만 가서 다시 생각해볼까 하는 식으로
나를 얼러서..결국 석계까지 갔다.
우... 대단해.
나 초멋지다 +ㅗ+
특히 빗물이 눈으로 들어가서 따끔거리고 빗물이 얼굴을 흘러
턱으루 뚝뚝 떨어지고
발에는 물이 꽉차있은 기분을 느낄땐
뭔가 다운직전의 복서 같은 느낌이었지 (뻥이다)

새벽 두시반에 집에 도착해서
따듯한 물로 씻고,
흙무데기가된 옷을 1시간동안 헹궜다.
화장실을 모래밭으로 안만들려고 조심조심.
에구 에구 허리야.
자전거도 열라 닦고.. 바로 다운.


스펙타클한 주말 3정도 되겠군.
가만히 있으면 어쩐지 우울해질거 같아서 안절부절.
오늘은 밀린 포스팅 폭주.
대체일은 언제하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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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7/02 14:47 2007/07/02 14: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