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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노위 주간 국제 동향>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지침 분석 및 전망 2012.1.13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리언 패네타 국방장관은 지난 5일 '미국의 글로벌 리더십의 유지'(Sustaining U.S. Global Leadership)라는 제목으로 발표한 새로운 국방전략 지침을 발표했다. 이번 국방전략 지침을 살펴보면 미국이 어떠한 군사적 전략으로 움직일지 가늠해 볼 수 있다. 특히, 국방계획이 한 번 결정되면 장기간 이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해 보았을 때 이에 대한 분석은 매우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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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 발표한 미국의 국방전략의 특징을 몇 가지로 요약해 볼 수 있는데, 우선 미 육군 및 해병 전력을 줄이는 반면 공군과 해군 역량을 강화를 살펴볼 수 있다. 오바마는 “미국 군대는 보다 군살을 없애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고 말했으며, 이에 대해 패네타 국방장관은 “보다 작고 군살이 없는 병력, 그러면서도 보다 민첩하고 유연하고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병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4500억 달러가 넘는 국방부 예산 삭감과 함께 미 국방부는 내부적으로 현재 57만명인 육군 병력을 향후 10년 내 49만명까지 줄이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특히 F-35 전투기 구매를 늦추기로 했다. 내년부터 2017년까지 F-35를 423대 생산 요청키로 했지만 이 중 120대 이상의 생산을 늦추기로 했다. 만약 이러한 계획은 결국 2차 대전 이후 미 국방전략의 핵심이었던 ‘2개의 전쟁 동시수행’ 원칙을 겉으로는 폐기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이를 더 이상 유지하기 힘들어진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설사 이를 수행한다하더라도 대규모 지상군이 투입되는 안정화 작전을 수행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미국의 국방전략은 현재 미국의 경제위기 및 재정적자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으로 과거 럼스펠드의 ‘가볍고도 강한 군대’구상과 매우 유사하다. 럼즈펠드 전 국방장관은 전세계에 주둔하는 미군 지상병력의 감축과 신속기동군의 확대를 주장하며, 테러리스트와 국가들로부터의 위협에 더 신속하게 대응할 필요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앞으로 미국의 군사 전략이 어떻게 움직일지는 살펴보아야 하겠지만 이는 군의 미래상에 대해 민주당과 공화당 모두 비슷한 비전을 갖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둘째, 국제 에너지 및 무역망을 보호하고 통제하는 방향으로 보이는 점과 셋째 특징인 아시아·태평양 중심 전략이라는 특징과 연결된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지난 정세 레포트 중 중국의 ‘진주목걸이 전략’과 미국의 ‘중국봉쇄전략’에 관한 글을 참고 바람.)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 보고서는 “장기적으로 중국이 역내 패권국으로 부상하면 미국의 경제, 안보 이해는 영향을 받지 않을 수 없다”며 “미·중 양국은 동아시아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협력해야 하지만 중국 군사력이 역내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게 하자면 중국이 군사력 증강의 목적을 명확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즉, 중국과 미국의 충돌이 예상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선제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태 지역을 국방예산 감축의 희생양으로 만들지는 않겠다.”고 밝혔다. 보고서도 “아·태 지역에 대한 필요한 투자를 아끼지 않겠다.”고 명시했다. 이에 따라 지상군을 감축시키기로 한 결정에도 미군은 아·태 지역의 해·공군력은 유지 혹은 증강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장거리 미사일에 대응한 미사일방어(MD) 체제를 구축하고 잠수함 전력도 증강시키기로 했다. 이는 모두 중국 봉쇄전략과 그 맥을 함께하는 것으로 중국 억지전략이다.

이렇게 될 경우, 미국에게 있어 한반도의 군사전략적 중요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대중국 포위 전략의 전진기지인 평택기지와 일본 오키나와 후텐마의 주일 미군기지, 호주 북부의 해병기지 등은 향후 미국의 대아시아 군사전략의 주요 축으로 작동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이에 대해 중국측의 반발은 거세다. 중국은 미국의 새로운 국방전략을 두고 중국을 적으로 규정한 것으로 봐야한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과 중국의 전략적 갈등은 외적으로는 국가 간 갈등 형태지만 이들 갈등의 전략적 대결 전선을 살펴보면 필히 동아시아 및 미국의 무역로 및 자원 수송로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중동의 호르무즈 해협과 남중국해, 카스피해 지역은 잠재적으로도 현재의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로 자원 요충지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지구상의 어느 곳보다 더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이다. 미 에너지부에 따르면 전 세계 하루 원유 공급량의 20%에 달하는 1700만 배럴 가량의 원유가 매일 이 해협을 통과한다. 인도양과 동아시아를 잇는 무역로인 남중국해는 아직 개발되지 않는 원유와 천연가스 매장층이 발견되면서 중국과 남아시아 국가 사이의 영유권 갈등이 있으며, 재작년부터 미국이 남중국해 문제에 개입하기 시작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카스피해 역시 최근 막대한 자원이 새롭게 발견되면서 지리적 중요성이 더해가고 있다. 막대한 자원에 비해 산업 인프라가 취약한 카스피해 인근 국가들은 고질적인 민족 분쟁에 자원 개발을 노리고 러시아, 미국, 중국, 유럽 등이 각축을 벌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앞으로 자원=경제력 공식이 확립되어 가는 상황에서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의 입장에서, 대국굴기를 꿈꾸는 중국에 입장에서도 이를 포기 혹은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미국은 중국이라는 대상을 근거로 이에 대한 기득권을 유지하고자 하는 전략으로 새로운 국방전략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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