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득 떠 오른 옛날 생각...
종민샘의 이야기를 읽고 나서 문득 떠오른 옛날 이야기...ㅎㅎ
딱히 종민의 고민과 맞는지는 모르지만.....그냥 적어봅니다.
솔직히 조금은 아픈 기억이기는 해도 뭔가 이야기 하고픈 생각이 갑자기 들었다는 ....ㅎㅎ
저도 솔직히 답은 없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ㅎㅎ
다만 이런 아이도 있다는 정도라고나 할까....ㅎㅎ
고 2때였을 겁니다.
한창 전교조 문제가 심각해서 담임이 전교조로 해직위기에 몰렸다가
아마 마지막 며칠을 앞두고 고민을 하시다가 결국 전교조를 탈퇴하신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일어난 일이랍니다..(아마 기억이 맞다면...ㅎㅎ)
당시 나는 키도 작고 소심하지만 공부는 그럭저럭 하는 착한아이(?) 소위 범생이의 삶을
살고 있었던 때였고 그러다 보니 반에서 존재감이 거의 없는 아이였답니다.
나 스스로도 큰 문제 일으키지 않으려고 조용히 지내는 편이었답니다.
그런데 우리반에는 소위 잘나가는 청소년...뭐 딱히 비행 청소년까지는 아니어도
집안환경이 불우해서 약간은 어른들 시각에 삐뚤어진 삶을 살고 있는 아이가 있었는데
담임은 항상 그 아이와 대화도 잘하시고 이것 저것 세심하게 도와주시던 좋은 분이었지요...ㅎㅎ
문제는 그 아이였는데 그아이는 반에서 싸움을 가장 잘하는 일종의 짱먹었던 아이였는데
그래도 그 아인 그 아이 나름으로 반아이들은 때리지 않는
반아이들은 자신이 지킨다는 ...?...ㅎㅎ...뭐 여하튼 우리 반을 지배하는(?) 아이였답니다.
그래서 나같은 소심쟁이들이 집에가다가 삥땅이라도 뜯기면 나서서 해결해 주기도 하고...ㅎㅎ
문제는 일상적인 만남에서는 언제나 그놈의 남자...남자다움을 강조하는 아이였다는 것과
나 같은 아이들은 언제나 그 아이의 잔심부름을 해주며 지내야 한다는 것....^^;;
점심시간에 그 아이에게 알아서 물 떠다 주어야 하고
숙제도 대신해주고 뭐 필요한 것 있으면 자잘한 심부름은 대신해주어야 하는
이른바 키작은 소심쟁이 세명 중에 하나가 저였다는....ㅎㅎ
그런데 문제의 그날...
원래 평소에도 심부름을 안한 건 아니었는데
그날따라 나 스스로 그 아이의 심부름을 하는 것이 무척 존심상했나 봅니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수돗가에 놓고 온 실내화 가방을 가져다 달라고 했나...?..뭐 그랬지요...ㅎㅎ
문제는 그 날따라 내가 약간 울컥했다는 겁니다.
그래서 한마디 했죠...매를 번거죠...크크크
" 나 지금 하는 일 있으니까 다른 아이 시켜..!!"...뭐 이랬나 봅니다...ㅎㅎ
여튼 문제는 그때는 그냥 넘어간 것 같던 아이가 담임 수업시간에 폭발해서
나에게 물건을 집어던지고 마구 욕을 하면서 때렸다는 거지요...ㅎㅎ
그렇게 신나게 맞고 있을때 담임이 들어오더니 그 꼴을 보고
그 아이를 마구마구 때렸답니다.
그러더니 그 아이를 끌고 나가시더니 수업이 끝날때 까정 들어오시지 않았답니다....ㅎㅎ
그렇게 한참을 있다가
돌아오신 담임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했습니다.
자신이 울컥해서 아이에게 손대신 것이 못내 마음이 아프셨나 봅니다.
그 아이에게 사과도 하고 우리들에게도 사과하시고
그 아이는 담임을 용서하고 또 우리들에게도 자신이 아까 일로 울컥해서 이런일이 생겼다고
친구들에게 미안하다고....
그 후로 담임은 제가 알기로는 다시는 아이들에게 손대시지 않으셨고
또한 그 아이처럼 삐딱한 삶을 사는 아이들과도 항상 좋은 관계를 맺으시고 아이들의 힘이 되어주시는
나름 좋은 담임이었다는 거지요...ㅎㅎ...
여기까지는 제가 겪은 일이라곤 해도
뭐 하나 특별할 것 없는 어느 고등학교 어느 때나 있음직한 일....ㅎㅎ
한데 문제는 저에게 생겼답니다.
제가 다시는 선생이라는 사람들을 믿지 않았다는 것과
그 소위 불우청소년들을 우습게 봤다는 것
아니 증오했었다고 하면 과장인가...?....뭐 그랬다는 거지요....ㅎㅎ
문제는
어느 누구도 나에게 진정으로 사과하지 않았다는 거고
담임 또한 그 아이와의 일을 가슴아파하셨지만 저에 대해서는 무덤덤하셨다는 것
담임의 사과와 그 아이가 나에게 한마디 한 그 사과는 아마도 본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알아버린 거지요...나는....ㅎㅎ
어쩌면 모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이리저리 얻어터진 제 몸뚱이만큼
아니 그것보다도 더 크게 마음에 남아있던 미움을 어느 누구도 이해하질 못했다는 겁니다.
그렇게 담임이 사과하고 나서도 아이들은 그 아이에게 가서
괞찮냐는 둥 아프겠다는 둥 우리 담임 멋있지 않냐는 둥
소위 그 아이의 영웅담처럼...그 아이와 담임의 아름다운 이야기 쯤으로
정리되는 것을 보고 어이없기도 하고...뭐 그랬다는 거지요...ㅎㅎ
그때
소위 소심쟁이 세 놈들이 저의 자취방에 모여서
진하게 소주한잔하면서 마구마구 욕했답니다...소위 그 남자다움을 자랑하는 그 기센 아이들을..ㅎㅎ
솔직히 집안환경은 우리나 그 아이들이나 다를 것이 없었는데
우리 소심쟁이 세 놈은 삐딱하게 살 배포가 없어서 그저 범생이로 지낸것이 죄가 되었다고
우리들 스스로 자학하곤 했다는 거지요....ㅎㅎ
그 다음엔...?
난 여전이 그 해가 끝날때까지 심부름을 했다는....ㅎㅎ
그러면서도 그 아이를 싫어하는 마음은 점차로 더 커져서 나중엔
그 아이나 담임이나 다들 싫었었다는....ㅎㅎ
뭐 그런 소심쟁이 였다는 거지요....ㅎㅎ
생각해 보면
담임 생각은 그 아이를 잡아주면 좋은(?) 길로 갈거라는 생각이셨겠지요
나...?...그 냥 냅둬도 워낙 알아서 잘하는 놈이라는 생각 정도는 했었을까요...?
그래서 내가 상처입은 것보다 담임에게 맞아서 그아이가 상처받았을 것이
훨씬 컸으리라 생각하셨겠지요...?.....?
아님 소위 참교육을 하시려고 하셨던 담임 스스로의 마음이
상처받은 일이 더 크셨을까요..?
여튼 세상은 나쁜 짓이든 좋은 짓이든
티를 내고 살아야 한다는 것 정도를 배운 것 같습니다...그 시절에는...ㅎㅎ
제가 술김에 몇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난 소위 불우청소년 그것도 폭력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욕구를 분출하는 아이들에게
사람들이 많은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옳다고 봅니다.
저도 공부방에서 수업을 하면서
그런 아이들이 더 애뜻하고 더 정이 가는 것도 사실이고...ㅎㅎ
하지만 전 솔직히 그런 아이들 보다는 구석에서 언제나 조용히 지내는
소위 불우하지만 폭력적으로 반항적으로도 살지 못하고
그런 같은 처지에 있는 친구들에게도 맞거나 소외당하며 지내는 아이들이
더 신경쓰인답니다...ㅎㅎ...아마 고등학교 시절의 저를 보는 것 같아서 이겠지요...ㅎㅎ
아니 고등학교라는 3년의 시간을 온전히 거부해 본 사람이라서 그런지
그런 못난 범생이들을 좋아한답니다....ㅎㅎ
솔직한 마음은 그렇게 맞은 아이들에게 더 많은 관심이 가야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왜...?..여하튼 피해자는 그 아이도 담임도..담임의 교육철학도 아닌
그 날 반 모든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개처럼 얻어맞은 내가 피해자이지 않을까 싶다는 거고
그 날 이후 담임이 한번도 그런 나에게 사과한 적도 없다는 거고
소위 그 불우한 친구는 한마디 툭 던져놓고 다시 옛날처럼
자신의 불우환경을 핑계삼아 우리들을 지배하는 짓꺼리를 멈추지도 않았다는...
오히려 반 아이들이 나를 더더욱 기집애 같은 아이로 취급해 버렸다는....ㅎㅎ
이 속에서 진짜로 상처받고 미움을 몸으로 각인하는 사람은
결국 그 소심쟁이인 것 같다는 겁니다...ㅎㅎ
때린 아이가 맞은 아이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어쩌면 제가 믿지 않는 부분이 이 부분이 아닐까 싶네요....ㅎㅎ
때린 아이들은 언제나 그 때린 사실을 소위 영웅적 기질로 해석해 버리는 경향들이
소위 그 또래집단에서는 쉽게 발생한다는......ㅎㅎ
여튼
그저 옛날 이야기 입니다.
소심쟁이의 학창시절....ㅎㅎ
언제 한번
이런 주제로 이야기 해보면 어떨지 싶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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