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홍아가 아프고 나서 더 많이 엄마 젖을 찾는다.
홍아는 엄마 젖을 '으그'라고 부른다.
잠을 자다가도 대여섯 번은 깨서 '엄마 으그!!!'를 외친다.
안 주면 막 옷섶을 헤지며 들이대거나 '앙앙' 하고 울어버린다.
아프기 전에는 자연스럽게 젖을 줄여가고 있었다.
밥 먹을 때도 으그를 찾더니 어느새 밥 먹을 땐 밥만 찾고 낮에는 낮잠 잘 때 딱 한 번만 먹었다.
밤에도 잠들 때와 중간에 두 번쯤만 먹고 자다 깨면 혼자 뒤척이다 다시 잠을 자기도 했다.
그런데, 흐윽, 앓을 때 밥을 못 먹으니까 배가 고파서인지 더 젖을 찾더니
내가 너무 힘이 들고 아파서 '그만 먹자. 엄마 자꾸 아프면 으그 땡이다'하며 젖을 덜 주려 했더니
더더더더더 젖을 찾는다.
아이가 자기 전에나 엄마 품이 필요할 때 젖을 찾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것을 억지로 떼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괴로운 일일까....
낮에 이렇게저렇게 놀다 보면 자연스럽게 젖을 줄이고 있었으니 이렇게 으그와 안녕을 하겠다 생각했다.
또 홍아가 젖을 먹으며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는 것도 너무 행복하다!
홍아는 매일 먹는 것인데도 으그를 보면 '히히힝'하면서 무지하게 기쁜 웃음을 날린다.
젖을 먹다가 내가 딴 것으로 관심을 유도하여 나가 놀자고 하면
'한 입만!' 그러고는 다른 쪽 젖도 쪽 빨아먹고 손을 조물거리면서 '똑'(브래지어 채우는 소리 흉내) 하고는 '덮어!'(웃옷을 내리라는 소리) 한다.
아! 그런데 요즘 체력이 너무 딸린다.
밤에도 수시로 '엄마 으그!'를 외치니, 그 소리가 많이 무섭다. ㅜㅠ
주변에서는 진작부터 젖을 떼라는 사람들이 많다.
엄마는 내 몸 축난다고 노골적으로 젖을 끊으라 하며 젖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엿지름까지 많~~이 보내고, 식혜를 해 주셨다.
이제 젖을 '끊을' 때가 되었나?
그러면 홍아도 밤잠을 깊게 푹 잘 자려나?
뭐 젖을 끊는 일도 엄청나게 겁이 나고 힘든 일이긴 하겠지만 말이다.
자연스럽게 젖을 떼는 것은 힘든 일일까?
내 외할머니는 초등학교에 다닐 때도 학교에 다녀오면 엄마 젖을 먹었다 하던데
억지로 젖을 안 떼면 그렇게 되는 것일까?
바로 낳은 아이에게 젖을 주는 방법과 밥이나 이유식을 먹는 아이들에게 젖을 떼는 방법에 대한 정보는 아주 많지만
자연스럽게 젖을 줄이는 것에 대한 정보는 찾아보기가 힘이 든다.
소아과 의사도 산부인과 의사도 치과 의사도 이렇게 큰 아이에게는 다 젖을 떼라고 한다.
심지어 아직도 먹이냐고 깜짝 놀라기까지 한다.
국제보건기구는 만 24개월까지 먹일 것을 권장한다더만...
따뜻한 봄이 와서 밖에서 마구 신나게 놀면 좀 달라지려나....

<작년 11월 엄마 으그 먹다 찰칵>
댓글 목록
관리 메뉴
본문
하은이는 밥을 안먹어고 젖만 먹어서 13개월때 젖을 끊었는데 지금도 너무너무 후회가 돼요. 한별이는 어린이집 다닐 때도 젖을 먹어서 저녁에 어린이집에 가면 얼른 달려와서 젖부터 찾았어요. 나중에 어린이집에서 그만 먹였으면 좋겠다고 해서 끊었는데 아마도 23개월 정도였던 것같아요.은별이는 어린이집 가기 전인 22개월 때 끊었어요. 젖 끊고나니까 너무나 홀가분하고 좋더라구요. 그리고...하은이는 아니었지만 한별이 은별이는 젖 끊고나니까 확실히 밥은 많이 먹더라구요. 하은이 젖 끊을 때가 제일 힘들었는데 나머지 애들은 커서, 그리고 젖이 주식이 아니라서 하루 정도 아팠던 것같아요.
한별이 젖 끊기가 제일 쉬웠는데 낮동안은 젖을 안먹으니까 젖 양이 자연스럽게 줄어들었고 그래서 거의 안아팠던 것같아요.
은별 때에는 도라지청을 발라놓고서 "엄마 아야해..."하고 우는 척을 했어요. 도라지청이 엄청 쓰니까 못먹고, 또 엄마가 아야한다니까 안먹더라구요. 그래도 젖 물고 자던 버릇때문에 밤에 젖을 찾을 땐 안쓰러웠는데 그 때 저는 자고 남편이 애를 달랬어요. 생각해보니 남편한테 고맙네요. ^^ 배고프면 자다 깰까봐 숟가락 들고 다니면서라도 애써 먹였던 것같아요. 젖 찾는 애 외면하기는 참 힘든 것같아요.
한별, 은별은 둘다 세살 때부터 어린이집에 다녔는데 어린이집 다닐 시기를 기점으로 해서 젖을 끊었던 것같아요. 홍아는 언제 어린이집 가요? ^^
관리 메뉴
본문
와아, 생생한 경험담 정말 느무느무 감사해요!!!! 저는 올 해도 휴직을 할 계획이라 내년 3월 복귀 예정이고, 그러니 홍아도 올 가을이나 겨울 쯤부터 어린이집에 보낼까 해요.다행히 홍아는 요즘 밥은 잘 먹어요. 김에 밥 싸서 할머니물(동치미국물) 찍어 밥도 잘 먹고, 곰밥밥(곰탕에 밥 만 거)도 잘 먹고, 휘휘밥밥(고추장 쪼끔 넣어서 비빈 밥)도 그럭저럭 먹고.. 또 자기가 땡기면 막 먹다가도 적게 먹고, 또 제법 먹고 그러더라고요. 요즘은 하루에 한 번씩 응가를 하니 먹고픈 만큼은 먹나보다 하고 있어요.
아프고 젖도 많이 먹어서 줄던 젖양이 많이 늘었네요. 한동안 못 느꼈던 팅팅 부는 느낌까지 다시 느끼고 있어요. ㅜㅠ
홍아 젖 안 먹이는 것은 제가 지레 겁이 너무 나요. 아이가 하도 좋아하고 찾아서 (또 제가 보기엔 껌딱지에다가 좀 예민한 스탈같아서) 애가 견딜까 싶고요. 엄마들은 누구나 다 힘들게 한번은 가는 길일 텐데도 첫아이라 그런지 겁만 더 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