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긴, 전망이 없다고

거긴, 전망이 없더라고.

 

10년 넘게 몸담아온 운동에서 발을 뗄 때 힘들었겠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문득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오히려 더욱 늘어가고 있는 친구들이 생각났다.

 

인권운동을 하다가 노동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노동운동을 하다가 여성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여성운동을 하다가 환경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고 환경운동을 하다가 인권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다.

 

글을 쓰다가 영상을 만드는 사람도 있고 영상을 만들다가 연극을 하는 사람도 있다. 연극을 하다가 사진을 찍는 사람도 있고 사진을 찍다가 글을 쓰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딱히 경계를 두지 않고 지금 여기에서 필요한, 또는 하고 싶은 활동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어떤 운동에 전망이 없다고, 함부로 말하면 안되지 않을까. 다만, 나는 거기에서 전망을 더이상 찾지 못했다고, 보지 못했다고 얘기할 수 있는 것 아닐까. 아니, 나는 여기에서 나를 설레게 하는 새로운 전망을 찾았다고 얘기해준다면, 모두가 함께 따뜻하고 즐거울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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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30 19:16 2009/11/30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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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수니 2009/12/01 00:0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뼈아픈 말이네요. 반성반성..ㅠㅠ 내뱉은 가시들이 얼마나 아프게 했을까요.ㅠㅠ 주워담기는 어렵지만 이제라도 입장들의 접합을 고민하고 좁은 맘을 찢어넓혀야겠어요 끙

  2. 에밀리오 2009/12/01 15:56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오~ 멋진 말씀이여요. 새겨 들어야겠어요 +_+

  3. 공기 2009/12/01 21:11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에밀리오님말에 동감 ㅠ_ㅠ 멋진말인것같아요 다시한번 넓은마음을 가져야게다고 생각하게되는...

  4. 아즈 2009/12/02 01:44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위 2명 동감 ㅇㅇㅇㅇ 자유인의 자세를 항상 언제나!!

  5. 꼬미 2009/12/02 16:15 고유주소 고치기 답하기

    동감하는 덧글들 뒤에 이렇게 덧글 달기 약간 머쓱하긴 한데,

    미류님이 어떤 상황을 생각하시면서 말씀하시는지 구체적으론 모르겠지만,
    아주 가끔이겠지만, 누군가는 정말 거긴 전망이 없다고 확신하면서 말하는 것일 수도 있잖아요.. 만일 정말 그렇고, 남은 사람 생각을 정말 한다면, 그런 말을 하는게 오히려 맞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야 그 남은 사람들이 같이 떠나가든, 새롭게 변화를 만들어내든, 어찌하든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좋은게 좋고, 무조건 열심히만 한다고 다가 아니니까..

    뭐.. 그 처음 말한 사람이 전지전능한 존재라면 모르겠지만, 분명 아닐테니, 듣는 사람은 알아서 헤아려 들으면 되는거고..

    전 말하는 방식 중에서 조심스럽고, 정확한 표현으로 말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끔은 논리상 거칠더라도, 단호하게 말해야할 때도 있다고 생각해요.. 실제, 아주 가끔이라 하더라도..

    • 미류 2009/12/02 16:27 고유주소 고치기

      동감해요. 듣는 사람의 몫도 있는 거지요. 그리고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그런 얘기를 어떤 마음으로 하느냐의 문제 아닐까 싶어요. 남은 사람들을 생각해서 조심스럽게, 하지만 단호하게 말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건 그이가 애정을 드러내는 방식일 수 있겠지요. 제가 이 글을 쓰게 됐던 상황은, 그런 애정이 느껴지지 않아서 그랬나 봐요. 그래도 우리가 서로 얘기할 때, 어떤 전망을 보았는지, 어떻게 살폈을 때 전망이 보이지 않았는지, 구체적으로 얘기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은 들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