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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군대에서 일병 달 때니까 1996년 쯤 되었던 것으로 기억되네. 저녁에 근무를 마치고 막사에 늘어져서 티비를 멍하니 보고 있었는데(Katusa로 용산에서 근무하고 있었기 때문에 5시 퇴근 후엔 그 누구도 생활에 간섭하지 않았어. Everybody don't care의 군대 아닌 군대였던 셈), 뜻밖에 화면에 괜찮은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가. 그 중에 앳되고 좀 통통해 보이는 여자아이 하나가 눈에 들어 왔는데, 목소리 호소력이 장난이 아니었어. 알고 보니 걔네들이 그 유명한 'Uptown'이었지. 그 여자아이는 윤미래였고 말이야. 당시엔 티비 나오는 축들을 개무시하면서 나름 언더그라운드 매니아 겉멋에 빠져 있던 때였는데, 그 여자 아이의 목소린 오랫동안 잊을 수 없었어. 뭐랄까, 목소리의 입자가 풍부하다 못해, 그 입자 하나하나의 뇌관이 모조리 제거된 채 폭발을 기다리는 듯 했달까.
그런데도 그때는 음반을 구입하지 않았어. 왜냐면 티비에 간간이 나오고, 라디오에서도 들을 수 있었으니까. 무엇보다 당시에 난 힙합보다는 Nirvana 음반을 하나 빠짐 없이 모으고 있었고, Marilyn Manson 음반을 내도록 듣고 있었으니까 말이야. 희안한 오기라는 게 있었는데, 뭐냐면, 'Rock 아니면 Classic' 뭐 그런 거였지.
그런 윤미래를 다시 만났지. 이번에도 우연히. 종종 영화를 다운받기 위해 들어가곤 하는 지하세계에서 이 아이의 베스트 앨범(2003)을 발견한거야. 주저 없이 내려받기, 클릭. 앰프의 볼륨을 높이고 플레이 버튼 꾸욱 . 그리고 ... '까무러쳐' 버린거야([G화자] 중). 내 생각에 이 땅에 난다 긴다는 노래꾼들 중 윤미래만큼 완벽한 목소리는 없어. 듣는 사람이 확, 미쳐버린다니까. 이건 뭐, 랩에서 알앤비, 소울, 팝까지 못하는 창법이 없는 거지. 그러면서도 그 특유의 호소력을 유지하는 거야. 그 카리스마라는 게 장난이 아니야. 오체투지하고 들을 수밖에.
그런데, 타이거JK와 결혼해서 애기까지 낳아버렸으니 이젠 그 목소리의 끝 간데 없는 도발과 광기는 사그라드는 건가? 제발 그러진 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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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참에 그동안 사고 싶었던 앨범들을 mp3로 다운 받았어. 이 중에 정식으로 CD를 구입할 만한 것들이 생길 건데 ... . 지금은 Kasabian이 심하게 당긴다는. (왼쪽부터, [The Dead Weather], [Kasabian], [황보령 3집], [Evgeny Kiss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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