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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게 일어나 아점을 챙겨 먹고 나섰다. 중앙대 앞 안경점 '레인보우'에 들러 새로 주문해 놓은 우리 아가씨 콘택트 렌즈를 찾으려 했으나, 완전 장날, 오늘이 3주째 일요일, 즉 휴일이다. 곧장 151을 타기 위해 중대 병원 앞으로 가는 길. 왜 그리 짜증이 나는지 ... 그녀 왈, "아마 이곳에 안 좋은 기억이 많아서 그럴거에요." 하긴 맞는 말이다.
이 카페는 나로서는 처음이다. 그녀는 두 번째. 예쁜 천들을 파는 카페다. 그녀 취미가 옷 만들고, 이것 저것 작은 것들을 깁고, 자르는 거라 여긴 그녀가 예전에 먼저 왔었다. 지금 저기 앞에서 열심히 천을 보고 있다. 난 창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아 게으르게 병맥주를 홀짝인다.
길보다 낮은 창으로 여러 부류의 사람들이 지나 다닌다. 깔깔거리며, 또는 컴퓨터 자판을 열심히 치고 있는 날 힐끗거리며. [북악산길 산책로 조성도]라는 팻말이 창 밖 인도 곁에 세워져 있는 것이 보인다. 여기가 북악산이었구나.
인터넷을 뒤져 보니 내가 앉아 있는 카페 위치와 비슷한 곳 사진이 있다. 뭐 저어기 뒤 쪽 쯤. 안 보이면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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