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평등연구회 관련...
임채윤 교수가 지난해 7월 중앙대에서 개최된 한국불평등연구회에서 발표한 논문이 화제였던 모양이다. 하긴 그 내용이 충격적이긴 하다. 행복에 교육수준은 상관이 없으며, 소득이 선형관계에 있다는 것이니... http://sovidence.tistory.com/m/558 아마도 원문을 직접 확인해야 실제 무슨 내용인지 파악할 수 있을 듯하다. 근데 이런 글을 볼 여유가 있으려나.
요새 바쁘다는 핑계로 책도 별로 안 읽고 전공논문도 못본 것 같다. 이게 제대로 된 삶이 아닌데... 계속 이것저것 챙겨놓고는 있지만, 정작 읽지를 않으니 쌓여만 가고, 그 때문에 스트레스도 높아가고... 무슨 이런 악순환이 다 있나?
그나저나 불평등연구회는 여전히 잘 굴러가는 모양이다. 다행이다. 그나마 이런 학회라도 건실하게 운영되니 말이다. 예전에 티스토리블로그에 그에 대한 기사를 펌했던 글(비판사회학회 ‘불평등연구회’, “88만원 세대론은 부풀려진 담론”, 2009/01/21 10:55)을 다시 옮겨놓는다.
---------------------------
한겨레의 기획인 2009 문화현장은 흥미로운 소재를 많이 다루어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데, 특이하게 비판사회학회의 '불평등연구회'를 다루었다. 이 곳은 이전에도 주목하고 있었던 학회이긴 했는데, 문화현장에서 이를 다룬 의도가 무엇일까 싶었다.
나는 불평등연구회 자체보다도 바로 세대론을 비판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세대론 비판은 진보블로거인 EM님이 자주 해오던 것이다. 그는 2008년 블로그 정리글에서 이에 대해 언급해놓았다.
그런 글들 중에서 지금 돌이켜봐도 나 스스로 잘했다고 생각한 것은, 바로 최고의 베스트셀러였던 <88만원세대>를 비판한 것(1, 2, 3)이었다. 물론 이건 내가 글을 잘썼다는 게 아니라, 문제제기 자체가 적절했다고판단한다는 얘기다. 오히려 글 내용으로 보면 아쉬운 점이 많다. (물론 더 아쉬운 것은, 나의 이런 문제제기와 상관없이 그 책의 저자ㅡ솔직히 나는 박권일의 글은 좋아한다. 여기선 우석훈 얘길 하는 거다ㅡ는 별로나아지는 게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위 글들과 관련된 것으로, 또 하나의 세대론?도 있었다.)
시사인의 고재열 기자는 여전히 289세대론을 설파하고 있다. 그런 용어를 처음 만들어냈다는 것으로 떠보려는 것일까. 세대론은 좀더 과학적인 토대를 갖출 필요가 있다.
나도 불평등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있는 편인데, 그러고 보니 관심분야가 너무 잡다하구나. 쩝... 물론 다들 연결된 것이기는 하지만...
--------------------------------------------
‘한국사회 불평등 핵심고리를 천착하라’ (한겨레, 이세영 기자, 2009-01-12 오후 06:52:03)
[2009 문화현장] 이곳을 주목하라
비판사회학회 ‘불평등연구회’
“사회 전반에 걸쳐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건 맞습니다. 하지만 최근 목격하는 것은 경제적 불평등의 결정력이 압도적으로 강해졌다는 것 아닌가요?”(김영미 중앙대 사회학과 박사후 연구원)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게 경제적 요인만이 아니잖아요? 오히려 불평등 구조를 재생산하는 사람들의 의식과 행위 양식에 주목해야 합니다.”(박경숙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지난 8일 저녁 서울 중앙대 교수연구동 401호. 이름마저 범상치 않은 ‘불평등연구회’의 신년 모임이 한창이다. 2008년 회계 보고와 새해 인사를 겸해 마련된 자리였지만, 양극화 문제를 두고 시작된 회원들의 대화는 어느새 치열한 논쟁으로 발전했다.
“88만원 세대론은 부풀려진 담론” 신년 모임 어느새 열띤 논쟁으로
2007년 출범 20여명 매달 정례 발표, 양극화 다양한 접근·비교연구 시도
한준 연세대 교수가 말을 이었다. “최근 불평등의 심화는 금융화와 함께 자본주의 본연의 경제적 속성이 한층 적나라하게 드러난 결과로 봐야 한다”는 게 논지였다. 그러자 박경숙 교수가 다시 반론을 폈다. “이혼 가정이나 고령층에서 나타나는 빈곤을 경제적 요인만으로 설명할 수 있나요?” 이성균 울산대 교수는 “자산·소득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하는 교육 시스템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고, 김성훈 이화여대 교수는 “공공성·시민성의 부재가 왜곡된 시장주의를 불러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며 박 교수를 거들었다. 양보 없는 갑론을박이 이어지는 가운데 좌장 격인 신광영 중앙대 교수가 나섰다.
“신자유주의화가 진행되면서 경제적 불평등의 구조적 규정력이 강화되고 있지만, 그것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복합적 측면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혼 여성과 노인층 빈곤은 경제적 현상이되, 각각 가족해체와 노동시장의 변화와 밀접한 연관이 있으니까요. 복지·사회 등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의 특성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본다면, 우리 사회 불평등 구조의 속성이 밝혀질 수 있지 않을까요?”
불평등연구회는 2007년 10월 한국비판사회학회 산하에 만들어진 연구모임이다. 외환위기 이후 심화된 양극화 문제를 소득·일자리·교육·의료 등 다양한 차원에서 접근해 보자는 취지로 사회학자와 복지 전문가, 의료인, 대학원생 등 20여 명이 모였다. 매달 정례 발표회를 열어 분야별 쟁점을 토론하고, 동아시아 국가와의 비교연구도 병행한다. 9일에는 일본 불평등학회 초청으로 신 교수와 김영미 연구원이 후쿠오카를 다녀오기도 했다. 다음달에는 미국 프린스턴대가 주관하는 세계불평등네트워크(GNI) 회의에도 참가한다.
한국 사회의 불평등은 1997년 외환위기를 계기로 급속히 악화됐다. 소득 불평등의 정도를 나타내는 지니계수는 1992년 0.248에서 1997년 0.262, 2002년 0.284, 2007년 0.312로 치솟았다. 중산층 붕괴와 하향 빈곤화를 보여주는 상대적 빈곤율(소득이 중위소득의 50%에 미치지 못하는 계층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 역시 1997년 7.3%에서 2007년 13%로 배 가까이 상승했다. 비정규직 비율은 50%를 넘어선 지 오래다.
이날 모임에선 세대간 불평등의 심각성을 부각시킨 ‘88만원 세대론’이 도마에 올랐다. “과도하게 부풀려진 담론”이란 의견이 많았다. 노동시장의 ‘인사이더’에 대한 보호장치가 두터워 청년 세대의 신규 진입이 쉽지 않은 유럽과 달리, “외환위기를 계기로 일자리 보호장치가 파괴된 한국의 경우엔 불평등이 모든 세대에 걸쳐 증가하고 있다”(김영미)는 이유에서다. “젊은층이 88만원 세대라면, 고령층은 50만원 세대”(박경숙)라는 지적과 “세대간 갈등을 부추기는 우파 담론에 88만원 세대론이 이용당하고 있다”(한준)는 비판도 이어졌다. 신 교수는 “이른바 ‘아이엠에프 세대’라는 30대와 다른 세대를 비교해 보니, 실업자·비정규직 비율 모두 50·60대에 비해 낮은 편이었다”며 “88만원 세대론은 다분히 유럽적 상황에 기댄 논의”라고 꼬집었다. 우리 사회는 세대간 불평등보다 세대 내부의 양극화가 훨씬 심각하다는 얘기다.
--------------------------------
90년대 사회과학 ‘불평등연구’에 침묵 (한겨레, 이세영 기자, 2009-01-12 오후 06:52:44)
2003년 보건의학자 의료불평등 문제 제기에 자극
한국 학계에서 불평등 연구는 전통적으로 계급·계층 문제를 다루는 사회학의 몫이었다. 그러나 1990년대 이후 포스트모더니즘과 관련된 문화연구가 유행을 타면서 불평등 문제는 젊은 연구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불평등 연구는 계급·계층이론과 소득·노동시장·사회정책 등과 관련된 방대한 학습량을 요구할 뿐 아니라, 까다로운 통계분석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이념 지형의 변화에도 민감한 편이다. 한준 교수는 “마르크스주의의 영향력이 컸던 1980년대에는 불평등 연구가 인기 있는 전공분야 가운데 하나였다”며 “그러나 사회주의 몰락 이후 연구자들의 관심이 급격히 사그라드는 바람에 정작 양극화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한 1990년대 후반에는 학문적 대응이 미흡했다”고 아쉬워했다.
한국 사회과학이 불평등 문제에 침묵하는 사이 보건의학자들이 나섰다. 2003년 일군의 보건·의료 연구자들이 ‘건강형평성학회’를 출범시키고 의료 불평등에 대한 체계적 연구를 시작한 것이다. 이들의 움직임은 사회과학자들에게 큰 자극이 됐다. 엄밀한 사회과학 방법론과 학제간 연구에 기반한 불평등 연구의 필요성을 절감한 연구자들이 2007년 불평등연구회를 창립했다.
회원들의 관심 분야는 노동시장 불평등에서 국가간 비교연구 영역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출범 3년째를 맞는 올해는 동아시아의 불평등 연구자들 2개월에 한 번씩 초청해 각국의 상황과 연구 결과를 공유할 계획이다.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