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동당 창당 11주년
"통합과 연대로 더욱 자라나갈것" 민주노동당 창당 11주년 행사…권영길 "10년의 헌신, 열정 자랑스럽다" http://bit.ly/hH2S7W 1월 30일이 되면 민주노동당 창당 11주년이 된다. 이젠 그 당의 당원도 아닌데, 어떻게 아느냐고?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있을 때 당원교육을 하면서 당원들에게 다른 날은 몰라도 민주노동당이 창당된 1월 30일은 꼭 기억하라고 했었거든. 그런데 어떻게 잊을 수 있겠나.
창당발기인으로서 생전 처음 가입한 당인 만큼 어떤 고난과 시련이 있더라도 절대 탈당않겠다고 다짐했었는데, 탈당한지 4년이 넘어간다. 그리고 내가 탈당했던 두 당이 다시 통합하려는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분당의 사유가 전혀 해소되지 않았고, 둘다 진보정당으로서 제대로 된 구색도 갖추지 못했으면서, 당장의 정치적 편의 때문에 합당을 하겠다는 거다. 이걸 어떻게 봐야 하나.
덕분에 진보정당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면서, 오랜만에 예전에 내가 좋아했던 노래가 떠올랐다. 안타깝고 아쉽다. 아래 글을 썼던 게 2004년이네.
네이버 블로그의 아래 글에 달린 이런 댓글을 달았다. "네루다의 시를 바치고 싶은 그런 당을 가지려 하기보다는 그런 당을 만들어야지요. 처음부터 완벽한 당이 있을 수 없으니까요.
제가 있는 당보다 더 나은 당이 있다면 모르겠지만, 부족한 만큼 차선이라고 생각하면서, 최선의 것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갈 겁니다. 어차피 진보정당 또한 현실의 반영이니까 거기에서 뭔가 이룰 수 있도록, 약간이라도 나아갈 수 있도록 투쟁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아예 다른 대안이 있으면 모르겠지만요.
네루다나 브레히트도 아마 자신이 속했던 칠레공산당이나 독일공산당이 항상 맘에 들진 않았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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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당에게/그러나 누구인가 당은 2004/08/07 03:05
브레히트의 시 중에서 나에게 우선 와닿았던 것은 당에 관한 시였다.
확신이 서지 않을 때, 그냥 아무런 생각도 하고 싶지 않을 때 이 시를 떠올린다.
하지만 당에 대해 더 잘 표현한 것은 파블로 네루다의 시이다.
칠레의 혁명시인 파블로 네루다의 [나의 당에게]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그러나 누구인가 당은], 이 두개의 시는 요절한 시인 김남주에 의해 [아침저녁으로 읽기 위하여]에 번역되어 있다.
아마 이 세 사람은 통하는 데가 있나 보다.
김남주의 생생한 번역에 의해 브레히트와 네루다의 당은 한국에서 거듭 태어났다.
이를 채우는 것이 우리의 과제이다.
이와 함께 꽃다지에서 활동했던 박향미님이 작사/작곡/노래한 [그대는 민주노동당]을 추가한다. 이 노래는 민주노동당 창당 1주년 기념음반에 실려 있다.
그대는 민주노동당
박향미 작사/작곡/노래
하늘을 보아라 대지를 보아라
든든히 딛고 일어선 민중을 보아라
우리가 지내온 수많은 시간들
무엇이 그대를 지켜주었나
그대의 눈동자 그대의 숨결
그대는 자랑찬 민주노동당
하늘을 보아라 대지를 보아라
든든히 딛고 일어설 민중을 보아라
그러나 누구인가 당은
베르톨트 브레히트
그러나 누구인가 당은?
전화가 있는 건물에 앉아 있는 것이 그것인가?
그 생각은 비밀이고 그 결정은 알려져서는 안 되는 것인가?
누구인가 그것은?
우리들이다 그것은
당신이고 나고 당신들이다 - 우리 모두인 것이다
당신의 옷을 입고 당신의 머리로 생각하고 있는 것이 그것이다
그것은 내가 사는 집에서 살고 당신이 습격받는 곳에서 싸운다
당신이 우리들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하면 우리들은
당신과 함께 그 길을 간다 그러나
바른 길도 우리를 빼고는 가지 말라
혼자서 가는 길은
가장 옳지 않은 길이다
우리들과 떨어져서 가지 말라!
우리들이 잘못이고 당신이 옳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우리들과 떨어져서 가지 말라!
돌아서 가는 길보다 지름길이 좋다고 누구나 말한다
하지만 누군가는 지름길을 인식하고 있을 뿐
그것을 우리들에게 보여주지 않는다면 그 지혜는 유용할까?
지혜는 우리들과 함께 짜라!
우리들과 떨어져서 가지 말라!
나의 당에게
파블로 네루다
그대 덕분에 나는
낯선 사람들과 형제가 되었다
그대 덕분에 나는
살아 뻗어가는 모든 세력에 가담했다
그대 덕분에 나는
다시 태어나 조국을 되찾았다
그대는 나에게 주었다
외로운 사람들이 알지 못한 자유를
그대는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친절이 불처럼 타오르는 것을
그대는 똑바로 서게 해 주었다
똑바로 뻗어가는 나무처럼
그대 덕분에 나는 배웠다
사람들 사이의 일치점과 상위점을 분별하는 기술을
그대 덕분에 나는 알았다 한 사람의 고통이
어떻게 하여 만인의 승리 속에서 사라지는가를
그대 덕분에 나는 배웠다
형제들의 딱딱한 침대에서 자는 기술을
그대는 현실 위에 나를 붙박아 주었다
꿋꿋하게 바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그대 덕분에 나는 악당들의 적이 되고
분노한 사람들을 지켜주는 벽이 되었다
그대는 내가 보도록 해 주었다
빛으로 가득찬 밝은 세계와 커져가는 기쁨을
그대는 내가 사멸하지 않도록 해 주었다
왜냐하면 그대 속에서 나는 이미 나 혼자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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