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3 22:32:41
3월인데도 많은 눈이 내려서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지만, 이제 우수 경칩이 지났으니 겨울에 얼었던 땅이 녹아 얼마지 않아 땅에서 파릇파릇한 새싹들이 돋아날 것입니다.
향린동산 수양관 아래 여러해 전에 평탄작업을 해서 텃밭농사를 해보다가 묵어있는 땅이 있습니다. 그 땅에 올해 텃밭농사를 해 보려고 합니다. 동참하실 교우들을 찾습니다.
지난해 가을밤에 향린동산을 갔다가, 문득 그 땅에 텃밭을 일구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묵어 있던 땅이라 어느 정도로 변했는지를 확인하고 싶었지만, 밤이라 보지 못하고 오늘 오후에 가서 보고 왔습니다.
아직 눈이 남아 있고, 군데군데 나무가 자라있으며, 풀들이 무성했다가 시들어져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심어 놓은 나무도 푸르게 자라고 있었습니다. 한쪽 구석에서는 노루가(고라니겠죠) 놀라서 도망을 갔습니다. 창고에는 그때 사둔 농기구가 녹이 썰어 주인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농사를 새로 시작하려고 하면 묵었던 땅이라 밭은 만드는데 상당한 노동을 해야 할 듯 합니다. 나무를 베고 시든 풀을 걷어 내고 땅을 파 뒤집고, 고랑을 내고 이랑을 만들어 파종을 해야 하리라 봅니다. 힘들더라도 땅을 일구다 보면 묵은땅도 얼마지 않아 생명의 땅으로 변하리라 봅니다.
텃밭을 가꾸는 것이 들어가는 경비와 노동의 대가를 따지면 경제적이지는 못할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생명이 움트고 자라나는 모습을 보면서 생명의 존귀함을 느끼게 될 것이고, 땀 흘리면서 노동을 하면 육체는 강건해 지리라 봅니다. 노동 후에 먹는 식사는 꿀 보다 더 맛있을 것입니다. 노동을 하면서 생명이 자라서 초록세상을 이루는 것을 보면 하느님의 섭리를 깨닫는 기회도 되리라 믿습니다.
텃밭 농사는 주로 주말을 이용하여 하게 될 것이고, 특별하게 평일에도 해야 할 일이 생기면 작업을 할 수도 있겠습니다. 농사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겠지만, 봄부터 가을까지 꾸준히 텃밭을 가꾸어 보겠다는 열정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농사 기술이 모자라더라도 강한 생명력을 가진 작물은 열매를 맺어 우리에게 수확의 기쁨을 줍니다. 소출이 적을 뿐입니다. 차라리 얼치기 농사꾼이 풀과 함께 지은 농산물이 맛있습니다. 그간 텃밭을 가꾸어본 경험을 되살리고, 자충우돌 하다보면 실망스럽지 않은 농사가 되리라 믿습니다.
먼저 돌아오는 토요일부터 밭을 만드는 작업을 해야 하겠고, 곧 이어서 감자를 심어야 합니다. 감자 심는 시기는 3월말입니다.(늦어도 4월초) 그 후 고구마도 심고, 호박도 심고, 곡식 농사도 하고, 가을에는 배추 무를 심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함께 하시는 분들이 의논하여 작물을 선택할 수 있겠습니다. 3달후면 우리도 충성한 감자를 캘수 있습니다.
관리부장과 고문 장로님께는 말씀을 드렸더니 좋은 생각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미처 고려하지 못했던 부분이 있으면 말씀해 주시기 바랍니다. 농사를 같이 하실 분은 제게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아래 사진은 오늘 오후 향린동산에 가서 텃밭농사를 할 밭을 찍어 보았습니다.
지난해 텃밭에서 감자를 캐면서 찍은 사진입니다. 3달후면 우리도 풍성한 감자를 캘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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